생생후기

아이슬란드, 건강한 에너지 충전소

작성자 김홍준
아이슬란드 WF96 · ENVI/MANU 2013. 09 아이슬란드 / Hveragerthi

Hveragerði - Health and Environment

참가 전 준비와 마음가짐

외국인들이 더 이상 낯설지 않고 점점 타국에서의 삶이 지치고 무미건조해지는 아일랜드에서의 1년간의 방황(?)속에서 새로운 활력소가 필요했다. 비록 런던, 파리 한 번 못 가봤지만 평범한 여행이 아닌 나를 다시 한번 일깨워 줄 수 있는 기회가 필요했다. 그래서 선택한 워크캠프. 장소는 아이슬란드의 수도 레이캬빅에서 한 시간 가량 떨어진 곳에 위치한 Hveragerthi라는 작은 마을이었다. Health and Environment라는 주제로 열린 이번 워크캠프의 주 목적은 재활센터에 있는 그린하우스에서 일하기!이다. 이 곳 재활센터는 아이슬란드에서 가장 손에 꼽히는 재활센터로서 재활프로그램, 시설, 식단, 여가생활까지 모두 환자들을 위해서 효과적으로 제공되며 자원봉사자들은 재활센터 내에 위치한 그린하우스에서 토마토와 오이, 차 잎들을 재배, 관리하고 수확까지 한다. 아이슬란드의 지열에너지는 그린하우스에 필요한 열을 제공하고 우리가 수확한 채소들은 유기농 제품으로서 환자들을 위한 건강한 식단의 재료가 되고 시장에 팔리기도 한다.
워크캠프 개최지까지 가는 길은 정말 험난하고 눈물겨웠다. 아일랜드에서 직항이 없는지라 영국 맨체스터를 통해서 가려고 했던 나는 비행기 스케쥴로 인해 하루를 맨체스터에서 머물렀고 그 다음날 아침 정말 바보같이 아이슬란드행 비행기를 놓치고 말았다. 결국 다음날 영국 에딘버러에서 아이슬란드로 가는 비행기를 구해 가까스로 갔지만 워크캠프 개최일 밤 늦은 시간에 아이슬란드에 도착하였다. 봉사활동을 주최하는 아이슬란드 WF에 미리 늦는다는(?) 이메일을 보내놓아 WF의 도움으로 큰 문제없이 워크캠프에 이튿날부터 참가를 하게 되었다. 재활센터의 그린하우스에 도착하여 봉사자들과 서로 인사하고 알아갈 시간도 없이 일을 시작하였다.
우리 그룹은 총 8명이었다. 비행기를 어떻게 하면 놓치냐는 눈빛으로 날 대하기 보단 그래도 와줘서 반갑고 잘해보자는 봉사자친구들의 말에 근심걱정은 다 날려버렸다. 독일, 스페인, 슬로바키아, 이스라엘, 일본 등 문화는 다르지만 모두 일 할 때는 능동적이고 긍정적이고 밝은 친구들이라 금방 친해질 수 있었다. 아이슬란드의 5분마다 바뀌는, 비가 오고 햇빛이 내리쬐는, 변덕스런 날씨 탓에도 불구하고 전혀 날씨의 영향을 받지 않는 그린하우스의 일은 가끔 지겹기도 했지만 그럴 때마다 우린 신나는 음악을 틀어놓고 때론 각자 나라의 음악을 들려주기도 하며 잘 극복해 나갔다. 쉬는 시간에는 그린하우스를 관리하는 아이슬란드 출신 요나스가 아이슬란드와 이곳 주변에 가볼 만한 곳을 추천해주기도 하였고 때론 아이슬란드 음악을 들려 주기도 하였다.
재활센터에 계시는 어르신 분들에게는 식습관과 어떤 음식을 먹느냐도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이 곳에서의 음식은 주로 샐러드와 감자, 스프, 치즈, 과일 그리고 야채로만 만든 메인요리 모두 채식위주이다. 일주일에 이틀은 생선요리가 나오긴 하지만 항상 고기와 자극적인 맛에 익숙해 있는 나와 친구들은 처음에 적응이 안 되는 듯 하였으나, 노동 후에 먹는 값진 채소들은 훌륭하고 너무 맛있었다. 채소를 직접 재배해 보니 방울토마토 하나에도 몇 주간의 시간과 정성과 노력이 들어간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며 일년 동안 먹을 채소를 2주 동안 다 섭취하였다.
일이 끝난 후 자유시간이 많은 우리는 차를 마시면서 서로에 대해 더 알아가고, 재활센터 내에 있는 작은 체육관과 수영장, 사우나 시설을 이용하며 휴식을 즐겼다. 저녁에는 서로 각자 나라의 음식을 하며 간단히 나라 소개도 하는 culture night을 진행하기도 하였고 카드게임을 하며 하루하루를 마무리 하였다. 하루는 마을 근교에 있는 Hot River(지열로 인해서 강물이 따뜻함)를 보기 위해 친구들과 비를 맞고 2~3시간 동안 걸으며 아이슬란드의 멋진 자연경관에 점들이 되어 돌아다니기도 하고 주말에는 차를 타고 빙하를 볼 수 있는 남부 아이슬란드와 무수한 절벽들과 바다의 조화가 너무 아름답던 서쪽의 반도지방을 다녀오기도 하였다.
시간이 이렇게 빠르게 흘러도 될까라고 생각이 들 정도로 아이슬란드의 2주간 워크캠프는 힐링캠프가 되어 마무리가 되었다. 아쉬운 마음을 뒤로한 채 친구들과 공항에서 아쉬움의 눈물과 감동의 포옹으로 작별을 하였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살면서 가장 걱정 없이, 친환경적이고 건강했던 경험이었다. 내가 했던 봉사활동이 눈에는 크게 보이지 않는 일이기도 하고, 축제나 프로젝트는 아니지만 대자연 속에서 많은 것을 보고 느끼며 지금 우리가 했거나 하고 있는 행동들이 사회와 지구에 어떻게든 영향을 미치고 다시 되돌아 온다는 환경의 순환고리를 새삼 느끼게 되었고 그 순환고리 안에서 우리가 해야 할 앞으로의 임무에 대해서 생각하게 된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