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후기

아이슬란드, 미지의 세계 속 봉사 아이슬란드에서 만난

작성자 진아영
아이슬란드 WF05 · ENVI/MANU 2013. 09 Eskifjörður, Iceland

East of Iceland - close to nature

참가 전 준비와 마음가짐

1년 동안의 독일 교환학생 생활을 마치며 무언가 보람찬 일을 마지막으로 장식하고 한국으로 돌아가고 싶다고 생각했었다. 그러던 중 우연히 한 지인의 소개로 국제워크캠프기구를 알게 되었고 그 중 전혀 색다른 유럽에서 환경을 위한 봉사 활동을 하고 싶다고 생각했다. 원래 환경에 대해 관심이 많았던 나는 지금껏 봐오고 여행다녔던 그런 유럽이 아닌 나에게 미지의 세계였던 아이슬란드를 선택하게 되었고 그 선택은 정말 신의 한수 같은 선택이라고 지금도 생각한다. 들뜬 기분으로 아이슬란드 행 비행기 표를 일찍이 사고 무지했던 아이슬란드에 대한 정보들을 하나씩 모으기 시작했다. 어떤 친구들을 만나 어떤 활동을 하며 지낼지 너무 궁금했고 그때의 나는 많이 들떠있었다.
들뜬 마음으로 워크캠프에 합격하고 난 뒤 부터는 매일 저가항공사 홈페이지를 방문하여 언제가 비교적 합리적인지를 보았고 워크캠프를 마치고 5일 정도의 여행기간을 염두해 두고 비행기 티켓을 구입했다. 독일에서 아이슬란로 가는 직항이 없어 갈 때에는 영국을 경유 그리고 돌아 올때에는 덴마크를 경유해서 왔다. 비행기 왕복은 약 350유로였고 거기에 참가비 150유로 그리고 아이슬란드 동쪽 끝으로 가기 위해 빌린 관광버스비와 가면서 들르는 관광비 총 150유로를 포함해 필수적으로 든 비용은 약 700유로 정도. 거기에 5일동안의 여행경비를 생각해 넉넉히 1000유로를 예산으로 잡고 봉사활동을 떠났다. 어찌보면 봉사를 하러 가기 위해 많은 비용이 든다는 생각을 했는지도 모르겠지만 여기 유럽에 있을 동안 색다른 곳을 꼭 가보고 싶었기 때문에 그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했다.



아이슬란드에 도착하여 공항에서 밤을 지새우고 국제워크캠프기구 오피스에 친구들과 모여 장장 12시간에 걸쳐 아이슬란드의 끝에서 끝까지 버스로 횡단 했다. 다행히 날씨는 흐리지 않았고 비도 오지 않아 가는 도중에 들린 여러 관광 명소들을 마음껏 즐길 수 있었다. 아이슬란드에서만 볼 수 있는 끝없는 들판과 어마어마한 규모의 폭포, 절벽, 난생 처음 본 빙하 그리고 많은 양떼들과 말들. 아직도 생생히 기억이 날만큼 나에게는 신선한 충격이었고 힐링 그 자체 였다.
2주 동안의 봉사활동은 보통 아침 7시에 일어나 하루 일과를 시작했다. 아침은 각자 토스트나 간단한 시리얼 등으로 먹었고 점심은 친구들이 번갈아 가며 할때도 혹은 간단히 자신이 해서 먹을 때도 있었다. 항상 풍족히 있었던 식료품 창고가 있어 오히려 살이 빠지기 보다 살이 쪄서 돌아왔다. 점심 전 까지 열심히 해안가 주변의 쓰레기를 줍거나 잔디를 심기 위한 땅을 고르며 그 땅위에 다시 잔디를 심는 일을 하였다.
때때로 잡초도 뽑고 학생들을 위한 체육관의 시설도 옮기고 무리에서 도망친 양들을 다시 모으는 작업들도 하며 하루하루를 보람차게 지냈다. 그리고 아이슬란드 봉사활동의 최대 강점은 오후 4시에 작업을 마치면 매일 온천과 수영장이 같이 있는 주민 센터에 가는 것이었다. 한국에 비해 엄청 추웠던 아이슬란드 날씨 때문인지 아니면 나름 열심히 했던 봉사활동의 작업 때문인지는 몰라도 몸은 피곤했었고 그 피곤함을 항상 온천과 사우나, 수영으로 날려버리곤 했었다. 온천 속에 친구들과 몸을 담그고 하루 일과 얘기 앞으로 어떤 일을 하게 될지 또 오늘 저녁은 누가 담당하는지에 대해 그리고 서로의 문화와 삶에 대해 많은 것을 나누었다.
저녁 식사는 각 나라의 데이를 정해서 그 나라의 전통 음식이나 즐겨 먹는 음식을 준비하는 시간 이었다. 나는 마침 두명의 한국인과 같이 있어 한국데이에 비빔밥 , 갈비찜 , 호떡을 준비하였다. 그리고 이 각 나라의 데이에는 저녁을 먹고 난 후에 그 나라에 대해 알리는 프리젠테이션이나 동영상 혹은 음악 등을 같이 공유한다.
정말 어디에 위치해 있는지도 모를 에스토니아 그리고 슬로바키아와 같은 나라에 대해 많이 알게 되었고 가깝지만 잘은 몰랐던 일본 그리고 대만 등에 대해 알게 되어 너무나도 뜻깊은 시간이었다. 2주동안의 봉사활동 기간동안 너무나도 좋은 친구들을 만나 아무 트러블 없이 하루 종일 작업하면서 까지도 웃음이 떠나가질 않았다.
매일 한 공간에서 봉사활동 친구들과 같이 자고 밥을 먹고 같이 작업하며 더 돈독해지고 서로의 문화도 이해하게 되었으며 심지어 나는 그 동안에 일본어를 배웠었다.


아이슬란드 봉사활동 또 하나의 특별함은 바로 지역 주민들과의 소통이었다.
날씨는 정말 추운 나라였지만 세계에서 가장 행복한 나라 1.2등을 항상 다투는 아이슬란드의 사람들은 느긋해보였고 행복해보였다. 추운 날씨로 인해 가을, 겨울에는 할 수 있는 일이 한정적이기 때문에 집의 인테리어나 취미생활 그리고 예술분야에 깊은 인연이 있는 거 같았다. 하루는 근방의 유명한 "스톤박물관" 을 탐방하였는데 이 박물관은 아이슬란드의 대통령이 다녀갈 정도라고 한다. 놀라운 사실은 세계 각지에서 모은 돌들과 아이슬란드에서 모은 돌들이 모두 한 부부에 의해 모여졌다는 사실. 우리를 초대해주신 S.H 아주머니는 자신의 집 인테리어와 손수 만드신 초콜릿도 주셨고 아주 감동적인 선물 까지 주셨다. 매번 느끼는 거지만 아이슬란드의 사람들은 정말 친절하고 먼 나라에서 온 이방인 조차도 안전함을 느낄 수 있는 나라였다. 태어나 처음으로 히치하이킹을 시도해보았고 매번 좋은 분들을 만나 이런저런 얘기도 나누었다. 동네 꼬마아이들은 우리가 연신 신기했는지 따라와 여러가지를 물어보며 자신의 영어 실력을 뽐내기도 했었다. :)
주말마다는 파티를 열어 아이슬란드 지역 주민들과 같이 아이슬란드 전통 맥주도 먹어보고 흥겨운 음악에 맞춰 춤도 추고 하였다. 날씨에 영향을 많이 받는 곳이라 낮에 계획 했던 일들을 못하기도 하였다. 그 중 기억에 남는 일은 토요일 낮에 낚시를 하기로 해서 친구들과 다 같이 저 멀리 떨어진 절벽 아래로 걸어 가는 일이었다. 나머지 친구들은 산을 오르고 싶다고 해서 하이킹을 하러 가였고 한국인 친구들과 팀의 리더들은 같이 낚시를 하러 갔었다. 그러나 가는 길은 길이 전혀 닦여있지 않은 곳이었고 가는 도중에 절벽도 만나며 지천에 널린 블루베리들과 정체를 알 수 없는 동물의 배설물들 까지 .. 정말 악몽의 연속이었지만 뒤돌아보면 내가 언제 이런 경험들을 해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바다로 둘러싸여 있는 아이슬란드는 그 명성에 맞게 어류 수출량이 어마어마한 국가이다. 그 중 대구와 청어는 유명하기로 소문이 났는데 우리도 작은 대구 공장을 들러 인심 좋은 사장님으로 부터 비싼 말린 대구포를 얻어왔었다.
이처럼 반지의 제왕 속에 나올 거 같은 곳에서 정말 골룸처럼 네발로 절벽을 기었던 일. 물고기를 한마리도 잡지 못했던 일. 빙하 속에서 바다사자를 본 일 등은 정말 아이슬란드가 아니면 할 수 없을 거 같은 경험이었다.

아직도 나는 워크캠프 참가자들과 연락이 닿고 있다. 우리는 우리만의 페이스북 그룹을 만들어 서로를 찍어줬던 사진들과 이야기들을 나누고 있고 그 중 몇몇과 개인적으로 연락을 하고 있다. 일본에 대해 부정적이었던 나의 편견이 봉사활동을 통해 만난 친구들로 인해 얼마나 어리석었는지 깨닫게 되었고 지금은 열심히 일본어를 배우고 있는 중이다. 이처럼 아이슬란드 봉사활동이 나에게 환경적인 측면만을 시사해주는 것이 아니라 친구들과의 교류 그리고 더 나아가서는 국가 간의 교류라고 생각이 들었다.
서로 다른 나라에서 왔지만 이 프로그램에 지원하고 같은 동기를 가지고 한마음 한 뜻으로 열심히 임했던 우리. 비록 피부색도 다르고 언어도 다르고 문화도 달랐지만 사람이 살아가는 곳은 다 똑같다는 믿음을 가지게 해주었던 정말 나에게는 둘도 없이 뜻깊은 활동이었다. 그래서 지금 나는 내주변 지인들에게 열심히 추천하고 있다. 뜻깊고 색다른 곳을 보고 싶다면 아이슬란드로 떠나라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