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후기

35만원으로 떠난, 첫사랑 아피욘

작성자 안유리
터키 GSM15 · ENVI/CONS 2013. 08 - 2013. 09 Afyonkarahisar

Afyon

참가 전 준비와 마음가짐

[돈을 아끼기 위한 워크캠프]
사실 워크캠프를 지원한 동기 중에 가장 큰 이유는 여행 경비를 아끼기 위해서 입니다. 35만원으로 2주를 날수 있다면 해볼만 한 도전이었죠. 터키로 도착해 먼저 이스탄불부터 여행을 하기 시작했고 워크캠프 일정은 6주간의 여정의 중간에 있었습니다. 여행이 너무 재밌는 나머지 워크캠프가 점점 짐으로 느껴졌습니다. 배낭여행자에게 시간은 일분 일초가 소중한데, 여행기간의 무려 삼분의 일을 봉사하는 데에 써야 한다니, 처음에는 가기 싫은 마음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곳에서 겪은 2주는 어떤 시간과도 바꿀 수 없는 첫사랑처럼 아득한 시간이 되었죠.
['3빠따'로 시작하는 아침과 빨간 밴]
2주동안의 아침은 늘 바게트와 토마토, 오이, 버터와 딸기잼, 가끔 계란과 치즈가 추가되는 정도였습니다. 메뉴는 매일 같았지만 매일마다 맛있었습니다. 저는 특히 버터를 좋아해 바게트 한 조각에 버터 3개를 발라먹는 먹방을 찍곤 했습니다. 덕분에 '3빠따'라는 별명도 생겼습니다. 아침을 먹은 후에는 15명의 멤버가 낡은 빨간색의 밴에 낑겨 들어가 지역 인근의 공장으로 이동합니다. 거기서 각자 드라이버와 브러시를 들고 한팀은 벤치를 만들고, 한팀은 그 벤치에 페인트칠을 하는 작업을 했습니다. 나름 노동이었지만 우리는 엠피쓰리로 음악을 켜놓고 춤을 추며 즐겁게 임했습니다.
[오후가 되면 시작되는 아피욘 여행]
하루의 봉사가 끝나면 오후에는 시간이 남았는데, 이시간에 아피욘의 구석 구석을 돌며 온갖 체험을 했습니다. 시내의 가운데에 자리잡고 있는 높은 성채에 올라가고, 처음으로 터키 물담배 나르길레를 체험하고, 시장에서 옷을 사는 등 워크캠프가 아니면 하지 못했을 일들을 했습니다. 마지막 주말에는 아피욘의 시골마을에 있는 이름 모르는 산으로 캠핑을 갔는데, 화장실도 없는 깊은 산에서 물한줄기에 의지하여 요리하고 씻고 2박3일을 보냈습니다. 어두웠던 만큼 별은 밝았으며 캠프파이어의 분위기는 무르익었습니다.
[매일 밤을 에페스와]
워크캠프를 하면서 매일 빠트리지 않았던것은 저녁의 맥주파티 였습니다. 터키에는 맥주를 에페스만 판매하기 때문에 선택권은 하나였고 각자 먹을 만큼의 맥주를 사서 정자에 모였습니다. 어느날은 기타를 치며 노래부르고 어느날은 진실게임을 하고 어느날은 술게임을 하며 서로와 친해졌고 하루 하루를 알차게 보냈습니다.
[떠나기 싫은 아피욘]
길것만 같았던 2주가 눈 깜짝 할 새에 흘러가고 우리는 헤어졌습니다. 지금은 각자의 나라에서 각자의 시간을 보내고 있지만 함께 했던 2주를 평생 기억 할 것입니다. 전혀 다른 땅에서 다른 언어로 다른 인생을 살았던 아이들에게 많은 것을 나눴고 배웠습니다. 언어가 통하지 않아도 정을 나눌수 있는 사람의 따뜻함을 느낄 수 있었던 시간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