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후기

무계획 용감함, 독일에서 길을 찾다

작성자 남화진
독일 OH-W 27 · RENO 2013. 09 독일 에르푸르트

Ollendorf Water Castle

참가 전 준비와 마음가짐

대학교 3학년을 마치고, 문득 나태함이 느껴졌다. 동아리도 들어가지 않았으며,그렇다고 과 생활에 참여하지도 않았고 수업외엔 아무 활동을 하지 않았다. 뭔가 삶이 무의미하다고 느껴졌다. 마치 내 삶이 다람쥐 쳇바퀴 돌 듯 그 굴레에서 돌아갔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뭔가 열정적이고 새로운 무언가를 하고 싶어졌다. 그러다 친구를 통해 워크캠프라는 프로그램을 알게 되었고 '꼭 가고싶다'는 갈망이 생겼다. 그래서 덜컥 휴학을 결정하고 아르바이트를하면서 여행경비를 벌었다. 사실 회화실력이 부족해서 걱정을 많이 했다.그리고 국내여행도 거의 해 본적이 없어서 겁이 났다.그러나 '무대뽀 정신'으로 무작정 비행기표를 끊어버렸다.
그런데 내가 참여하게 될 ollendorf 워크캠프에 대한 정보가 너무나 없었다. 에르푸르트라는 도시에 위치한 아주 작은 마을인데 구글에서 검색해도 아주 간소한 정보만 나왔다. 과연 내가 그곳을 어찌갈지 걱정이태산이였다. 그러나 인포싯 한장을 손에 쥐고 우여곡절 끝에 ollendof를 도착할수있었다. 미리 안내서(인포싯)를 꼼꼼히 읽었다면 헤매이지 않았을텐데 꼼꼼히 읽지 않고 가서 약간은 헤매였지만.... 친절한 독일인들의 도움으로 잘 찾을 수 있었다.
에르푸르트에 도착하여 OLLENDORF로 들어갈려면 버스를 두번 갈아타야 했는데 마지막 버스를 갈아타는 곳에서 나와 같이 짐을 잔뜩 메고 온 3명과 마주쳤다. 우리는 서로 눈이 마주치자 누가 먼저랄꺼 없이 자연스래 인사를 나눴다. 나와같이 한국에서 온 안동소녀 지은이, 그리고 푸른눈이 너무 이쁜 의대생 체코소녀 캐서린,그리고 너무나 얼굴이 작았던 예비 레지던트 프랑스인 로만! 한참을 들어가서 작은 버스정류장에서 우리는 내렸다. 버스정류장에는 캠프리더가 우리를 기다리고있었다. 사실 성이라서 해서 웅장하고 커다란 아치형의 지붕을 기대하고 갔는데, 허물어질꺼같은 낡은 헛간같은 성을 보고 다소 실망을 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그러나 그 실망감도 잠시, 낡은 외양에 비해 생각보다 아늑한 숙소를 보고 연신 감탄을했다.방은 총 세개가 있었는데 여자방 2개 남자방 1개로 나눠서 사용했다. 시멘트 바닥이라 난방은 안되있었지만 기본 매트가 있다는 점에 굉장히 안도했다. 나와 지은이만 침낭을 준비해 오지 않아서 이전 캠프자들이 사용하고 두고 간 이불을 캠프리더가 챙겨줬다. 그 이불이 없었다면 워크캠프 2주내내 감기를 달고 살았어야할지도 몰랐을것이다.(9월 중순의 워크캠프이고 산골짜기 마을이라 그런지 날씨가 생각보다 쌀쌀했다.)숙소에 짐을 풀고 서로 간단히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데 늦게 도착한 에이미와 마틴이 왔다.(에이미는 도쿄소녀였고 마틴은 체코 옆 슬로바키아인이였다.) 모두 도착하자 각자 자기소개를 하고 캠프리더가 성의 대략적인 위치와 이력을 설명해주었다.그리고 둘러앉아 식사당번도 정했다. 일은 생각보다 쉬웠다. 간혹 강도높은 일이 있긴 했지만, 그 외엔 시멘트를 칠하는 일,창문을 보수하는일 벽돌을 나르는일 색칠하는 일등 생각보다 단순한 일이였다. 캠프리더의 말로는 그전 캠프 참여자들이 대부분의 일을 해놓았다고 한다. 하루 일과는 아침 여덟시에 기상해서 아침을 먹고 두시간일하고 중간에 티타임을 갖고 삼십분정도 일하고 점심을먹고 일하고 저녁을먹고 자유시간을 가졌다. 자유시간에는 다 같이 거실에서 '우노'라는 카드 게임을 하거나 밖에 나가 프리즈비를 즐겼다.그리고 주말에는 모두의 의견을 고려해서 에르푸르트와 같은 근교에 나가 놀다오기도했고 저녁에는 늘 모닥불을 피워놓고 말없이 각자 한참을 앉아있기도 했고 'big issue'에대해 이야기도 했다. 거의 매일 밤을 모닥불에 둘러모여 앉아 보냈다.가끔은 새벽 2-3시까지 자지 않고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다.(모닥불 앞에 둘러 앉아 봤던 밤하늘을 절대 잊을 수 없을것이다.)
워크캠프를 끝내고 돌아온지 무려 5개월이나 지났다.그러나 나는 아직도 그때의 기억이 생생하다. 지금 워크캠프를 갈지말지 고민하고 있거나, 뭔가 열정적이고 새롭고 신선한 '자극'을 원하는 사람이라면 망설이지 말고 지금 당장 워크캠프를 신청하길 권한다. 워크캠프가 성공적이였든 실패적이였든 참여 후엔 분명히 무언가 하나쯤은 깊게 느끼고 돌아 올 수 있을 것이다. 나에게 이번 워크 캠프는 즐거움도 컸지만, 약간의 아쉬움도 남는 워크캠프였던것같다. 기회가 된다면 다시 한번 꼭! 워크캠프에 참여해서 아쉬움을 충족시키고 싶다. 안녕 ollendorf cast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