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후기

포리, 낯선 핀란드에서의 특별한 여름

작성자 이윤진
핀란드 ALLI12 · KIDS 2013. 07 - 2013. 08 포리

Pori Kids Camp II

참가 전 준비와 마음가짐

국적이 다른 사람들이 모여서 같은 목적을 가지고 같은 일을 한다는 것이 매우 의미있게 다가와서 신청하게 된 워크캠프, 설레는 마음으로 신청서를 작성했고 참가확정이 된 걸 확인하고 나서 더없이 즐거웠고 신이 났다. 이번 여름방학을 정말 뜻깊은 경험과 기억들로 가득가득 채울 수 있을거라는 생각에 핀란드에 대해 찾아보고 워크캠프 장소인 포리라는 도시에 대해 검색해보면서 기대감은 점점 커져만 갔다. 처음 가보는 나라 핀란드, 그 중 생소한 도시 포리. 영어를 쓰기야한다지만 모든 표지판이나 설명 등은 주로 핀란드어로 쓰는 이 곳이 참 낯설었다. 문자도 사람들의 말소리도. 헬싱키에서 포리까지 가는 길 내내 영어를 구사하지 못하는 핀란드인들을 만날 때면 정말 '타지'에 와있구나라는 생각에 더 신경을 곤두서게 되었던 거 같다. 핀란드 현지에서 온 어린 캠프리더 헤이니, 잠시라도 일을 하지 않으면 불안해하는 체코에서 온 렌카, 스페인에서 온 엉뚱한 로라, 우리 팀의 분위기메이커 중국의 시다, 조용히 일하는 그러나 새벽마다 코를 골아 알람역할을 한 타이완의 레이까지 14일간 함께 일할 친구들이었다. 총 2주의 워크캠프 기간 중 우리에게 할당된 일주일, 그 중 3일은 장애시설도우미로, 하루는 마켓철수도우미로, 남은 3일이 키즈캠프로 계획되어 있었다. 장애시설에서는 산책시간에 휠체어를 끄는 일이 대부분이었고 간단한 메모리게임 등으로 어르신들과 시간을 보내는 일들을 했다. 장애시설의 마지막 날 포리의 로컬 신문사에서 우리를 취재하러 나왔었는데 나중에 신문에 실린 우리를 보니 이상한 기분이 들기도 했다. 마켓철수를 돕는 날은 거의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비가 내리다 말다 하는 바람에 마켓에 사람들도 없었고 하루종일 시간을 흘려보내다가 정말 말 그대로 철수만 도왔다. 가장 기대했던 키즈캠프 3일간은 사실 실망이 더 컸다. 허허벌판인 공원에 놀러온 아이들을 우리가 직접 불러모아 게임을 하며 놀아주어야 하는 상황이었다. 인형처럼 예쁜 아이들을 보고 있자니 기분은 좋았지만 체계도 없고 대책도 없는 것을 ‘키즈캠프’라고 칭하는 것이 이해가 되지 않을 정도였다. 하루는 하루종일 비가 쏟아져서 공원에 놀러나온 사람은 찾아볼 수 도 없었고 우리 역시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었지만 정해진 시간 내내 그 자릴 지키고 있어야 했다. 전반적으로 기대를 거의 빗나간 활동들이어서 아쉬움이 컸던 2주였다. 보다 더 체계적으로 캠프 참가자들이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줬어야 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 모두 했던 말이지만 일하는 시간보다 기다리는 시간, 쉬는 시간이 더 많다라는 이야기이다. 또 한가지 우리가 다같이 아쉬웠던 부분은 식사 일이었는데 보통 참가자들이 요리를 할 수 있다라고 한 것에 반해 우리의 경우 감자나 오트밀을 준비해주시는 분이 계셨다. 각 나라의 음식들을 해서 맛볼 수 있는 기회가 없었던 것에 다들 섭섭해했다. 처음에 기대가 너무 컸던 탓인지 아쉬운 기억들이 더 많이 남아있다는 것을 다시 느끼게 되는 순간이다. 그래도 참여하지 않았더라면 어떠했을지 호기심만 가득했을 워크캠프를 다녀온 참가자로서 분명 얻어온 것이 있으리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