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후기

버몬트, 평화와 행복을 발견한 2주

작성자 권양재
미국 VFP06-13 · AGRI/CONS 2013. 09 Brownington

HISTORICAL GARDEN AND MUSEUM, VERMONT

참가 전 준비와 마음가짐

The Old Stone House Museum in Vermont.
그곳에서의 2주를 느껴보기 전엔 아무것도 알지 못했다. 그곳이 얼마나 평화롭고 행복하고 자연적이라는 것을. 그곳은 The Old Stone Houes Museum (이하 TOSHM). 미국 북동부쪽 버몬트주 브라우닝턴에 위치한 곳이다. 봉사활동 가기전 영어 회화를 하면서 원어민에게 버몬트주를 물어보았지만 잘 알지 못하는 원어민이 대부분이였다. 과연 TOSHM은 어떤 곳일까? 설레임을 가지고 그곳으로 향했다.
이번 TOSHM의 봉사자들은 총 네명. 나를 포함한 일본에서 온 아즈키, 멕시코에서 온 수잔나 그리고 독일에서 온 요한나. 서로 다른 국가에서 온 봉사자들이 TOSHM에 모였다. 역시나 첫 만남은 어색함과 약간의 긴장감이 느껴졌다. 이제 2주동안 같이 지낼 친구들을 만나니 어떻게 친해져야 할까 고민이 들었다. 우리의 소통수단은 오로지 영어. 어정쩡한 실력의 나와 좀 더 서툰 수잔나, 아즈키 그리고 유창한 실력의 요한나. 서로다른 문화를 가진 우리가 2주동안 잘 지낼 수 있을까 의문이 들었다.
TOSHM에서 묵을 숙소는 2층 건물의 구조로 나무로 된 바닥과 아주 옛날부터 보관했던 장식품들로 그 분위기가 한껏 더해졌다. 수잔나와 아즈키가 한 방을 쓰고 나와 요한나는 서로 한 방씩 쓰게 되었다. 이 숙소 또한 TOSHM와 마찬가지로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어서 그런지 침대, 의자, 벽 등 모든 것들로부터 편안하게 만들어주는 향기가 풍겼다. 방이 정해지고 아직은 서로 어색하게 말을 건네며 잘자라는 인사와 함께 봉사 첫날을 위해 모두 잠을 청했다.

TOSHM는 역사 박물관으로서 다양한 농기구 특히 버몬트에서 유명한 메이플 시럽을 만드는 기구가 있으며, 아주 옛날 건립된 학교와 숙소를 보존해 이곳에 방문하는 사람들에게 옛날의 모습을 전해주는 곳이였다. 역사 박물관인 만큼 그 건물 자체도 굉장히 오래 되었으며 몇번씩 해오던 건물 외관 페인트도 마침 다시 해야 될때라서 우리의 주된 봉사는 건물 외벽 페인트를 칠하는 것이었다. 오래된 페인트가 자연스럽게 벗겨져 있는 모습이 이 박물관을 더 분위기 있게 하는 것 같았다. 오래된 페인트를 벗겨내고 모든 외벽에 하얀 페인트를 칠 해나갔다. 하루의 일은 그렇게 늦은 시간까지 하지 않았다. 주로 4시전 3시 반에는 일을 마치는 식이었다. 일을 일찍 마치면 자유시간이 주어지지만 주로 TOSHM에서 일하시는 분들과 식사를 하거나 근처에 놀러가기 했다. 또한 매일 페인트 칠만 하는 것이 아니라 하루는 페인트 칠하고 다른 날들은 다른 프로그램을 하는 식으로 2주가 꽉 짜여져 있었다.
하루는 일을 마치고 TOSHM에서 일하시는 수잔나 (봉사자와 이름이 같아서 가끔 헷갈릴때도 있었다)의 집으로 초대를 받았다. 집 앞에 호수가 있다며 수영을 할지도 모르니 수영복을 챙겨 오라고 하였다. 아직 저녁식사 시간 전이여서 호수에 가서 수영을 하고 카약도 있어서 노를 젓고 여유로운 시간을 만끽했다. 다만, 거머리가 몸에 붙는게 조금 단점이라면 단점이였다. 지금까지 한번도 이렇게 집 앞 호수에서 수영을 해본적도 없었고 분위기 있는 집과 호수가 잘 조화된 곳에서 자연을 느껴본 적이 없언던터라 너무 평화롭고 즐거웠다. 또한 테라스에 달린 풍경소리가 그 기분을 더욱 깊어지게 만들었다.
페인트 칠해야 하는 건물 맞은편에는 오래전 학교 기숙사가 그대로 남아 있는데 그곳에는 옛날 사람들이 입었던 옷, 여라가지 물품들이 전시되어 있는데 그곳의 물건을 재배열하는 일도 하고 바로 앞마당 텃밭에 있는 잡초들도 제거하곤 했다. 무엇보다 이곳에서 가장 재밌었던 일을 사과를 따서 애플사이더라는 사과주스를 만드는 것이었다. 자연속에 사과나무가 줄지어 있으며 그 밑으로는 사과가 수북히 떨어져 있었다. 각자 바구니를 하나씩 들고 떨어진 사과를 줍고 아직 사과나무에 달려 있는 사과를 따며 때론 싱그러운 사과를 바로 따서 옷에 슥 비비고 나서 한입 베어물기도 했다. TOSHM에서는 사과만 땄지만 Love Joy's Farm에 가서 직접 애플사이더를 만들기도 했다. 나무로 된 기구였는데 사과를 통에 담아 손잡이를 돌리면 그 밑으로 갈린 사과가 통에 담겨지는데 그위에 뚜껑을 덮고 압축하면 나무로 된 통에 뚫린 작은 구멍으로 핸드메이드 애플사이더가 나오게 된다. 애플사이더는 한종류의 사과만으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서로 다른 색깔의 사과, 서로 다른 크기의 사과가 모두 어우러져야 진짜 맛있는 애플사이더가 된다고 하였다. (봉사가 끝나고 미국 다른 지역에서 애플사이더를 사서 먹었지만 그 맛은 직접 만든 애플사이더와는 비교가 안될만큼 맛이 없었다.) 그 농장에서 직접 만든 애플사이더를 마시며 바깥 테이블에서 점식식사도 대접 받았다. 그 농장에는 돼지, 닭, 고양이, 소, 염소, 강아지, 말 등 정말 수많은 가축들이 초원위에 방목되어 있었다. 소 젖짜는 것도 보았는데 너무 웃긴건 그곳에 있는 어린 꼬마의 얼굴에 직접 짜서 바로 먹는 모습이 너무 웃기며 귀여웠다.
TOSHM에서는 100세 넘게 한집에서 쭉 살아오신 할머니도 계셨는데 너무 정정하신 모습에 깜짝 놀랐었다. 이웃에서 서로 도와주고 마치 마을 사람들 전체가 가족같은 분위기였다. 그곳에서 장작을 쌓아 올리는 작은 일을 도와주었는데 나중에 할머니께서 우리들에게 예쁘게 이름을 써주신 메이플 시럽을 선물로 주셨다. 선물 말고도 다른 분이 주신 메이플 시럽을 식사때 먹곤 했는데 정말 맛있었다. 그리고 봉사 기간동안 모든 아침, 점심, 저녁은 우리 4명의 봉사자가 같이 요리를 해서 해결하였다. 가끔 저녁식사에 초대받거나 주말에 근처 축제에 놀러갈때는 제외하고는 매일 같이 요리를 만들어 먹었다. 특히, 아티스트인 요한나는 요리를 즐겨하는데 조금은 까다로운 입맛도 있지만 매번 먹는 요리는 맛이 괜찮았다. 또한 수잔나의 멕시코 요리와 아즈키의 일본요리도 맛있었다. 조금 갈들이 생긴게 있다면 수잔나와 요한나의 요리에 대한 고집에 조금 있어서 조금 입맛이 안 맞으면 표정에 다 들어나곤 했다.
매일매일 4명이서 요리를 만들어 먹고 때론 다른분들의 저녁식사에 초대되어 지는데 한번 날잡아서 우리 4개국의 요리를 대접해 드리고 싶었다. 그래서 다른 세명의 봉사자들에게 제안하고 괜찮다는 승낙을 받아서 곧바로 TOSHM에서 일하시는 분들을 초대하였다. 모든 분들을 초대할 순 없었지만 정성껏 음식을 대접해 드리고 싶었다. 각자 각국의 요리를 하였는데 한국음식으로 불고기를 해서 대접해 드렸다. 고기가 불고기용 고기가 아니여서 조금 걱정했지만 좋은 평을 받아서 좋았다. 무엇보다 그분들의 호의에 감사를 표할수 있어서 너무 좋았던 것 같다.
어느덧 2주의 시간이 다 지나갈 때쯤 반크에서 준비해온 한국 엽서에 편지를 써내려갔다. TOSHM의 관계자 분들과 같이 2주동안 동거동락하였던 봉사자들에게 영어로 편지를 써내려가고 마지막엔 한글로 인사말을 한문장씩 남겼다. 그분들이 알아보진 못하시더라도 한국에서 온 저를 잊이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였다.
2주라는 짧은 기간동안 정말 다양한 경험을 하고 서로다른 언어와 서로다른 문화를 가졌지만 그 속 마음은 하나가 될 수 있다는 것을 경험했다. 너무 따뜻하신 분들이였고 한국에 많은 관심도 가져주어서 너무 감사했다. TOSHM에서 있었던 2주간의 추억은 정말 잊지못할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