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후기

비 내리는 오스트리아, 땀과 웃음으로 채운 하루

작성자 김은혜
오스트리아 AT-SCI 6.2 · HERI 2012. 08 - 2012. 09 오스트리아 바하우

Wachau 2

참가 전 준비와 마음가짐

-8월 31일, 워크캠프 13일 째-

비가 부슬부슬 내리는 아침, 나갈 채비를 마치고 밖에 나가 쌀쌀한 공기를 마시며 워크캠프 친구들과 함께 차에 몸을 실었다. 작업 장소에 도착했을 때도 여전히 비가 내렸고 다들 하나둘씩 우비를 꺼내 입고는 본격적으로 작업을 시작했다. 우리는 가는 빗줄기를 신경 쓰지 않고 일렬로 줄을 맞춰 건초를 긁어내리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다들 패기를 갖고 열심히 일을 시작했으나, 생각보다 비에 젖은 건초더미가 물에 젖어서인지 평소보다 무거웠다. 어느 정도 건초더미를 긁어모았을 때 캠프 리더는 전원에게 건초더미를 갈퀴 대신 직접 손으로 옮기는 게 더 낫겠다는 제안을 했고 우리도 그 제안을 받아드렸다. 무겁고 축축한 건초더미를 두 팔로 번쩍 들어서 힘겹게 발걸음을 옮겼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무거운 건초더미의 무게와 진흙으로 더렵혀지는 나 자신을 보면서 조금 전의 패기는 어디론가 사라지고 점점 나도 모르게 기운이 빠지기 시작했다. 그런데 그 순간 내 앞으로 걸어오는 워크캠프 친구를 보고는 깜짝 놀랐다. 우비도 모자도 그 어떤 것도 걸치지 않은 체 비 따위에 신경 쓰지 않는 듯 한 쿨한 그 친구는 자신의 몸채만한 큰 건초더미를 씩씩하게 안고 다녔다. 순간 그 모습을 보고 나는 금방 반성했고 다시 활력을 얻었다. “그래! 이왕 하는 거 실컷 즐기자!”라는 생각으로 열심히 일에 임하기 시작했다. 평소보다 힘든 작업 탓에 일하는 분위기는 조용했고 이내 따분해지기 시작했다. 그러나 갑자기 한 친구가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I’m walking in the rain”이라고 노래를 흥얼거리자 모두들 그 친구의 노래에 귀를 기울였다. 그리고 금방 너도 나도 다 함께 노래를 따라 불렀다. 조금 전만 해도 지루하고 힘들었던 작업이 다함께 노래를 부르기 시작하자 하나도 힘들지 않고 오히려 즐거워지기 시작했다. 그렇게 우리는 즐겁게 노래를 부르며 건초더미를 다 치울 수 있었다. 작업종료를 알리기 위해 캠프리더는 “Finish!”라고 외쳤다. 그 후 우리는 다 같이 기념사진을 찍기 위해 한자리에 모였고 그 때 본 서로의 모습은 온 몸이 진흙으로 뒤덮인 전투사의 모습과 다름없었다. 한자리에 모인 우리는 진흙투성이가 된 서로의 모습이 썩 마음에 들었던 것 같다. 그렇게 뿌듯함을 느끼면서 어느 때보다 더욱 환하게 웃으며 기념사진을 찍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