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후기

대만, 낯선 곳에서 찾은 연결고리

작성자 이혜지
대만 VYA-17-13 · CONS/ART 2013. 12 대만

Artistic & Living Willow Pavilion in Campus

참가 전 준비와 마음가짐

쉴 틈 없이 일을 하다 그만두기를 결심하고 가장 먼저 떠오른 것은
누구나 그렇듯 여행이었다. 거의 모든 여행을 혼자 해왔던 터.
그런데 조금 특별할 순 없을까?
일을 시작한 지 3년차. 일을 통해서도 많은 성취감을 느꼈지만
또 다른 일로부터 성취감을 느끼고 싶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그때 떠오른 건 대학 시절 참가한 경험이 있는 워크캠프였다.

대만 워크캠프를 선택한 건 예술과 문화에 관한 활동이기 때문이었다.
평소 그런 쪽에 관심이 많았고, 이전에 참가했던 워크캠프도 예술 관련 캠프였기에
어떤 일을 할 지 인포싯과 참가경험을 통해 어느 정도 숙지를 하고 참가할 수 있었다.

비행기표와 체류 기간 등을 정하고 갑작스럽게 시작 날짜가 바뀌어서
캠프 날짜는 총 열흘. 가이드북에 낱장으로 소개된, 여행자들은 거의 찾지 않는
작은 마을에서의 캠프는 대만 리더 2명, 대만 참가자 3명, 홍콩 참가자 2명,
핀란드 참가자 1명, 한국인은 나를 포함해 2명의 참가자로 총 10명, 단출한 인원으로
이루어져 있었다.

사실 호스트와의 많은 삐그덕거리는 일들이 있었다.
스케줄이 갑자기 바뀌었으며, 개인 예산으로 저녁을 먹어야 하는 일도 있었고,
아침 8시에 방을 비워줘야 하는 언짢은 일들도 있었다.
호스트와 많은 이야기를 했고 해결책을 강구하기도 했지만 늘 돌아오는 건
미안하다는 이야기 뿐. 사실 지금까지도 대만 참가자 친구 한 명이
여러가지 문제시 되는 상황에 대한 회사의 대답을 요구하고 있지만
시원한 답을 듣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하지만 서로 호스트와 무엇을 이야기할까, 어떤 문제를 어떻게 정리하여 전달하고
해결책으로 어떤 것을 요구해야할까, 어떤 타협안을 찾는 것이 좋을까 등을
서로 이야기하며 캠퍼들끼리 뭉칠 수 있었고 많은 이야기를 할 수 있었던 캠프였다.
비록 다른 워크캠프와는 달리 정말 짧은 열흘 밖에 되지 않는 시간이었지만
유달리 착하고 솔선수범하는 성향이 강한 참가자 전원이
충분히 여러 문제들 사이에서 서로 간 트러블이 생길법도 한데 그런 일 한번 없이
잘 헤쳐나갔던 것 같다.
특히 우리에게 주어진 일들이 나무를 가지고 설치 미술 작업을 하는 것이었기에
철저한 노동이면서도 동시에 하나하나 의논을 하고 진행해야 했던 일들이었는데
그 과정에서도 누구 하나 자기 고집만 부리지 않고 손발 맞춰 일을 해온 것에
뿌듯함을 느낀다. 오죽했으면 계획했던 것보다 일이 며칠이나 빨리 끝났을까.

열흘 간 캠프를 마치고 여행까지 무사히 마친 후 한달 만에 한국으로 돌아온 지금,
내가 얻은 것은 성심 고운 친구들과 따뜻한 추억들,
그리고 무엇보다도 내가 욕망했던 성취감이다.

호스트의 태도와 대처 방안 등 여러 가지 아쉬운 것들이 많이 있지만
그런 것들도 그저 불만을 품고 각자의 언어로 토로하기만 한 것이 아니라
서로 어떻게 해결할지, 각자 생각하는 문제점은 무엇인지 이야기하고
그것을 해결하기 위해 노력했던 지점들, 중간에 그만두는 캠퍼 없이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끝까지 완주했던 것들이 보람차다.
리더를 비롯 대부분의 참가자들이 나보다 나이가 어렸던 것을 보며
그 나이의 나는 어땠는지 다시 생각하게 된 기억들까지,
나의 두 번째 워크캠프는 또 다시 값진 기억을 안겨 준 경험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