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후기

베를린, 7시간 기차 여행의 설렘

작성자 김아람
독일 VJF 2.3 · STUDY/RENO 2012. 07 - 2012. 08 Berlin and Oranienburg

Sachsenhausen 2

참가 전 준비와 마음가짐

1_워크캠프의 시작

항공편 때문에 워크캠프 시작일보다 하루 늦게 캠프 숙소에 도착하였다. 나는 독일 뮌헨의 국제공항으로 발을 내딛음으로써 독일에서의 생활을 시작하였다. 우리 캠프는 베를린에서 아주 조금 떨어진 조그마한 마을인 오라니엔부르그에서 열렸다. 때문에 뮌헨에서 베를린까지 이동하는데 ICE를 타고 약 7시간이 걸렸던 것 같다.

우리 숙소는 오라니엔부르그의 한 유스호스텔이었다. 우리나라로 치면 펜션 느낌의 호스텔이었는데 시설은 아주 좋았다. 방마다 화장실이 있었고, 침대, 옷장도 갖춰져 있었다. 부엌에도 식기세척기와 각종 접시, 요리도구, 오븐 등 손쉽게 요리할 수 있도록 모든 것이 준비되어 있어서 기대 이상이었다. 나는 비행기, 그리고 기차까지 장시간의 이동으로 지칠 대로 지쳐있었다.

내가 숙소에 도착했을 때 다른 참가자들은 모두 캠프 둘째 날의 일정을 소화하기 위해 숙소에는 아무도 없었다. 그래서 나는 호스텔 직원이 안내해준 내 방에 짐을 풀고 낮잠을 청했다. 하지만 일어나보니 웬걸.... 해는 지고 푸르스름한 하늘의 저녁이었다. 나는 깜짝 놀라 1층으로 내려가 보니 캠프 멤버들이 저녁 식사 준비를 하고 있었다. 난 그때서야 나의 새로운 친구들을 만날 수 있었다. 그리스, 프랑스, 스페인, 아르메니아, 조지아, 러시아, 슬로바키아, 세르비아에서 온 친구들이었다. 우리 캠프는 아주 다양한 나라에서 온 친구들로 구성되어 있었고, 나에게는 익숙하지 않은 나라도 몇몇 있었다. 멤버들은 모두들 친절하고 나를 신기하게 생각했다. 왜냐하면 나 혼자 유일한 동양인이었기 때문이다. 나를 제외한 12명의 멤버들은 모두 유럽피언....그래서 처음에는 많이 당황스러웠고 조금은 힘들었다. 동양인이 한 명도 없다는 것에 이질감도 느끼고 겁이 덜컥 났었다. 그리고 나를 제외한 모든 친구들이 제법 영어를 능숙하게 잘했었다.

2_숙소에서의 생활

우리는 유스호스텔의 건물을 통째로 빌려서 생활했기 때문에 숙소에서 정말 편하게 맘껏 모든 것을 누리며 생활할 수 있었다. 지하에 컴퓨터실이 있어서 심심할 때는 컴퓨터를 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인터넷이 정말 느려 모두들 답답해한 것은 사실이다. 탁구도 치면서 우리는 점점 친해져갔다.

나는 무엇보다 부엌이 아주 마음에 들었다. 우리는 3일에 한 번 꼴로 동네에 있는 마크에 가서 장을 봤다. 하지만 식비를 아끼기 위해서 최대한 저렴한 것들 위주로 쇼핑을 했었다. 물론 이때 우리의 사비가 아닌 캠프리더가 계산을 했다. (우리가 많이 돈을 아꼈기 때문에 마지막 주에는 돈이 많이 남아서 오라니엔부르그의 한 식당에서 함께 외식을 했었다.) 두명이 한 조로 식사당번을 정해서 돌아가면서 요리를 했다. 우리들은 모두 요리솜씨가 서툴러서....그리 완성도 높은 음식을 먹진 못 했다. T_T 하지만 냉장고는 항상 음료수와 각종 유제품, 과일로 가득 채워놓곤 했다. 독일은 유제품이 싸기 때문에 실컷 먹을 수 있었다.


3_우리가 한 일WORK

우리 캠프의 주제는 Study와 renovation이었다. STUDY??음.. 무엇을 공부하였는가...?? 난 처음 이 캠프에 지원할 때 망설이고 고민했던 이유가 study때문이었다. 내 영어실력은 솔직히 잘하는 것도 아니고 못하는 것도 아닌 딱 중간정도이다. 스피킹 보다는 리스닝에 강하고, 그렇다고 리스닝이 완벽한 것도 아니어서 조금만 빨리 말한다거나 어렵고 전문적인 단어가 나오면 잘 알아듣지 못한다. 실제로도 유럽 친구들 특유의 억양을 자연스럽게 이해하기에 조금의 어려움은 있었다. 아무튼, 우리는 작센하우젠이라는 박물관을 자주 갔었다. 작센하우젠은 우리나라에서는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유대인수용소중 가장 악명높은 수용소였다고 한다. 유대인학살과 관련된 다양한 역사적 사실들로 가득 찬 박물관이자 수용소인 작센하우젠을 견학도 하고 실제로 지금까지 살아계신 분의 이야기를 듣는 시간도 갖졌다. 또한 우리는 베를린의 2차 세계 대전과 관련된 많은 박물관을 견학하고 서로의 이야기도 나누기도 하였다. 유럽 친구들은 세계2차대전을 초, 중, 고등학교를 거치면서 바로 그들의 이야기이기 때문에 자세히 그리고 깊게 공부하고 배워온 듯 했다. 하지만 나는 배경지식이 얕아서인지 박물관 견학 때 조금은 지루하기도 했고 영어가 어려워 잘 알아듣지 못하는 것도 있어서 많이 아쉬웠다.

또 우리는 유대인들의 삶과 관련된 주제를 여러개 만들어 2, 3명씩 조를 만들어 공부하였다. 이때 호스의 컴퓨터를 사용해서 조사하기도하고 아니면 작센하우젠 박물관 내의 도서관에서 책을 보면서 조사, 정리하였다. 그리고 프레젠테이션 날짜를 정해서 돌아가면서 자신들이 조사한 것을 간단하게 ppt로 만들거나 구두로 발표하여 공유하는 시간을 가졌다.

그리고 renovation. 숙소에서 작센하우젠까지 이동할 때 우리는 자전거를 타고 이동했다. 자전거로 약 5~6분 거리정도밖에 되지 않았는데, 그 길 사이에 잡초와 나무들이 우거져 방치되어있는 곳도 있었다. 우리는 그 나무들을 톱으로 자르고 가지는 커다란 나뭇가지 절단용 가위로 잘게 잘라 한 곳에 모아놓는 작업을 했다. 하지만 우리 캠프의 주된 주제는 스터디였기 때문에 실제로 나무제거를 위해 일했던 날은 3일정도 밖에 되지 않았다.

4_우리의 여가시간

우리는 STUDY라는 주제 때문에 박물관을 많이 다녔기 때문에 일주일에 3, 4번은 베를린 시내로 나갔었다. 때문에 베를린에 간 김에 박물관과 관련된 일정이 끝나면 소소하게 쇼핑을 하거나 스타벅스에서 수다를 떤다거나 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때는 각자 하고 싶은 것을 말해서 자유롭게 조를 짜서 다녔다.

캠프 진행 동안의 주말은 휴일이다. 즉, 캠프주제와 관련된 일을 하지 않는다. 따라서 우리는 주말에 어디로 여행을 갈지 정해 베를린 근교의 다른 지역을 관광했다. 이때는 독일에서 생활을 오래한 캠프리더의 역할이 빛을 발했다. 하지만 당일치기로 다녀와야 했기 때문에 너무 멀리가지는 못했다. 또다른 주말에는 그냥 숙소에서 쉬었다. 숙소 주변에 큰 lake가 있어서 수영을 하러 갔다. 하지만 난....강에서 수영하는 것이 익숙하지 않아서 수영복은 챙겨 입었으나 실제로 수영을 하지는 않았다.

그리고 한 번은 캠프리더에게 이야기를 하고 친구와 베를린 시내 구경을 갔었다. 즉, 주말에는 정말 자유롭게 자신의 시간을 즐기기도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