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후기

아이슬란드, 낯선 땅에서 찾은 용기

작성자 김숙영
아이슬란드 WF99 · ENVI / MANU 2013. 11 Hveragerði

Hveragerði - Health and Environment

참가 전 준비와 마음가짐

나는 배낭여행을 계획하던 중에 워크캠프라는 걸 알게 되었고, 굉장히 흥미를 끌어서 내 여행 일정 사이에 넣게 되었다. 아이슬란드는 대서양 북부에 자리 잡은 나라로 내가 살던 한국과는 많이 멀고 나에게 생소한 나라다. 그래서 처음 아이슬란드에 가게 되었을 때 정말 긴장되고 떨렸다. 그곳에서 처음으로 외국인 친구들을 사귈 생각을 하니 더 설렜다. 처음 케플랴비크 공항에 도착했을 때 그동안 접하지 못했던 비주얼에 꽤 충격을 받았다. 공항부터 숙소를 찾아가기까지 주변 풍경은 아무것도 없는, 그저 눈 덮인 황야였다. 그 때부터 조금씩 불안해졌다. 여기서 내가 잘 지낼 수 있을지 걱정이 됐지만 그래도 안전하게(?) 나의 첫 숙소에 도착했다. 워크캠프 일정보다 하루 앞서 도착했기 때문에 도시를 좀 둘러볼 수 있었다. 다행히도 수도 쪽은 꽤 건물들도 많고 교통도 잘 되어있었다. 전체적인 도시 느낌은 굉장히 조용하고 정돈된 느낌이고 차갑고 차분한 공기가 참 마음에 들었다. 게다가 우리나라와 닮은 점도 참 많았다. 콘센트 모양, 자동차 주행방향 등, 정말 먼 나라인데도 막상 와보니 낯설지 않았다. 다만 너무 추워서 오래 돌아다니 못한다는게 아쉽긴 했다.
도착한 다음날, 드디어 워크캠프 동료들을 만났다. 친구들의 첫인상은 굉장히 좋았다. 첫날은 관광을 해서 좀 어색함을 풀 수 있었다. 내가 참가한 워크캠프의 주제가 환경 분야였기 때문에 내가 한 작업은 차(tea) 만들기와 토마토 농장 가꾸기였다.
차를 만드는 작업은 얇은 나무를 잘게 부러뜨리는 일인데 장갑이 있음에도 손가락이 많이 아프고 온갖 먼지를 뒤집어 쓰게 된다. 굉장히 지루한 작업인데 단순노동이라 중간 중간 간단한 게임을 하기 좋아서 단어 연상게임이나 끝말잇기 같은걸 하면서 시간을 보냈다. 토마토 농장 관리는 친구들이 가장 좋아하는 일로 토마토를 재배하거나 잡초 뽑기, 가지치기 등을 한다. 우리는 이 작업이 지루하지 않아서 티하우스에서 일하는 것보다 그린하우스(토마토 온실)에 가는 걸 더 좋아했다. 우리가 직접 딴 토마토가 접시에 오르는 걸 보면 기분이 좋고 뿌듯하다. 다양한 국적을 가진 친구들과 일을 하면서 충돌이 있을법도 한데 우리 팀은 배려도 잘해주고 서로서로 많이 도와주어서 원만하게 지냈다.
우리가 지낸 숙소는 헬스클리닉으로 주로 노인 분들이 요양하는 곳이다. 그래서 시설도 굉장히 좋고 식사도 잘 나왔다. 그곳은 채식을 하는 곳이라 다양한 채식주의자 음식을 먹을 수 있었다. 채소만으로 이렇게 다양한 요리가 가능하다는 게 참 신기했다. 또 수영장, 헬스장 등을 갖추고 있어서 일이 끝나고 각자 여가를 보낼 수 있었고 주변에 가볍게 하이킹할만한 산도 있어서 같이 어울리며 놀기 좋았다. 주말 익스커젼때는 빙하와 폭포를 보러 갔고 엄청난 대자연 앞에서 눈이 휘둥그레질 수밖에 없었다. 이렇게 멋진 자연을 가지고 있는 아이슬란드라는 나라가 점점 좋아졌고 2주라는 시간이 눈 깜짝할 새 지나갔다. 떠날 시간이 다 되자 아쉬움이 남았고 마지막 날 다 같이 파티를 했다. 그 날은 정말 잊을 수 없는 날이 되었다. 이 워크캠프를 하면서 외국인 친구들과 서로의 생각을 공유한다는 것 자체가 너무 좋았다. 다른 나라에 산다고 해서 많이 다르다고만 생각했는데 이번 워크캠프를 하면서 그렇지 않다는 걸 알게 되었다. 서로 비슷한 것도 너무 많고 말은 잘 안통해도 가까워지기 충분했다. 시간이 많이 지난 지금 생각해도 가슴이 떨리는 소중한 경험을 한 것 같아서 정말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