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후기

백야 아래, 7개국 청춘들의 캠핑

작성자 엄지
아이슬란드 SEEDS 039 · ENVI/ RENO 2012. 07 Hveravellir

The Highlands of Iceland - The Famous Kjölur Road

참가 전 준비와 마음가짐

저의 2주간 워크캠프는 아주 운이 좋았던 것 같습니다. 유럽여행을 마치고 에딘버러에서 아이슬란드행 비행기를 탔을 때 한밤에 도착하는 시간이었는데 착륙전 하늘에서 빛이 나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도착하고나서 분명 한밤중인데도 불구하고 백야현상으로 인해 온 세상이 새벽처럼 환했습니다. 공항에 도착 후, 개최지역으로 가기 전 SEEDS에서 운영하는 숙소에서 하루밤을 묵었습니다. 그 곳에서 함께 떠날 멤버들을 만났습니다. 처음 만났을 때엔 소극적인 제 성격으로 인해 많이 어색했지만, 정말 운이 좋게도 함께 활동하게 될 멤버들이 매우 친절하고 활력이 넘쳤습니다.
차를 타고 캠핑장으로 떠나는 길에 몇몇 관광지에 들러 사진을 찍고 관광지 옆에서 멤버들과 식사를 하면서 말문을 트기 시작했습니다. 우리 멤버들은 프랑스친구 두 명, 핀란드친구 두 명, 미국인 친구 한 명, 오스트리아 친구 한 명이었습니다. 캠핑장 도착했을 때는 우리 멤버의 리더를 하게 된 친구가 기다리고 있었는데 그 친구는 라트비아에서 온 친구로 매우 활동적이고 친밀한 성격의 소유자였습니다. 라트비아에서 레크리에이션 관련한 전공을 한 친구였고, 아이슬란드에서 인턴으로 워크캠프를 참여하고 있었습니다. 그 친구는 우리 모두가 늘 함께 어울려 놀 수 있도록 노력했고 우리 모두가 같은 또래였기 때문에 더욱 친해지기 쉬웠던 것 같습니다.
캠핑 시작 후에 팀을 나누어서 아침, 점심, 저녁을 번갈아가며 준비하기로 했고, 저희는 늘 캠핑장 옆 오두막에서 식사를 했습니다. 아이슬란드는 여름에도 일교차가 매우 심해서 낮에는 뜨거운 햇살 때문에 일을 하면 무척 덥다가도 또 갑자기 추워지기도 하고 밤에는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기도 합니다. 오두막은 얄궂은 날씨에도 저희가 늘 편안하게 쉴 수 있는 안락한 장소였습니다. 오두막 안에서 일을 쉴 때 차를 마시며 친구들과 보드게임을 하기도 하고, 오두막을 지키고 있는 현지 파수꾼들과도 어울릴 수 있고, 수많은 다양한 국적의 여행자들이 끼니를 떼우기도 하고, 필요한 여행정보를 얻어가기도 하는 장소입니다. 오두막에서는 늘 음악을 틀어두었는데 아이슬란드의 국민밴드와도 같은 Of monsters and men 음악은 한국에 돌아와서도 그곳을 상기시킬 수 있는 음악이었고, 지금도 그 음악을 듣고 있을 때면 다시 빨리 아이슬란드에 가서 미친듯이 달리고 싶어집니다.
저희는 그곳에 머무르면서 칠이 다 벗겨진 오두막 전체를 새로 페인트칠 하기도 했습니다. 이 일은 며칠이 걸려 끝이 났습니다. 나중에 페인트 칠이 완성되었을 때에는 멤버들과 함께 오두막 뒤 켠의 벽에 저희의 손바닥을 새겼던 것이 기억에 납니다. 지금도 여전히 그곳에 저희의 손바닥 자국이 남아있는지 궁금합니다.
광활한 아이슬란드 땅에서 도로를 벗어나기 쉽상인 여행자들을 위해 돌을 쌓아 길을 닦기도 했고, 길가를 벗어난 바퀴자국을 없애기 위해 땀을 흘려 갈퀴질을 하러 나가곤 했습니다. 캠핑장에는 사람들의 산책로와 등산로가 마련되어있었는데, 이 또한 편하게 이용하기 위해 돌을 옮겨 길을 만들었습니다.
함께 지냈던 현지인 파수꾼들은 매우 사교적이고 친화력이 높았습니다. 부엌일을 하는 Tinna는 캠핑장
거쳐가는 여행자들을 위해 매일 같이 케익이나 쿠키를 구었는데, 일을 마치고 나면 저희는 따뜻한 차와
이 간식을 마음껏 즐길 수 있어서 매우 행복했습니다. Tinna가 구워주었던 Happy marrige라는 케익이 있
었는데 저희는 함께 이 케익을 만들기도 했고, 나중에 그곳을 떠나면 그리워질 것이라 생각하여 레시피를
얻어오기도 했습니다.
캠핑장에는 노천 온천이 있습니다. 하루 일과가 끝나면 친구들과 너도 나도 수영복을 챙겨입고 그곳에
들어가서 맥주를 마시며 피로를 풀곤 했습니다. 노천 온천에 앉아있으면 아름다운 자연경관 속에서 뜨거
운 물에 몸을 녹이며 정말 황홀한 경험을 할 수 있었습니다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새벽에 자다깨서 화장실에 가려고 텐트에서 나왔는데 수많은 텐트들 사이로 양
떼가 걸어다니는 광경을 목격한 것입니다. 비몽사몽 속에서 아직도 제가 꿈을 꾸고 있는 것 같은 동화같은 장면을 볼 수 있었는데, 그 장면을 사진으로 담지 못했던 것이 아쉬웠습니다.
모든 과업이 끝날 무렵에는.멤버들과 함께 간식과 식량을 챙겨 근처로 캠핑을 갔었습니다. 우리는 반지원정대처럼 멤버들에게 별명을 붙여 장난을 쳐가며 길을 떠났는데, 배경이 배경인만큼 실감나고 즐거웠던 기억으로 남아있습니다. 멤버들은 모두가 상상력이 넘쳤는데, 우리는 헛간에서 몸을 녹이며 날아가는 양떼들을 상상하고 방명록에 이를 그려가며 교감을 나누었습니다.
마지막 날에는 캠핑장 바깥에 모닥불을 키고 아이슬란드 술을 마시고, 미국인 친구가 준비해온 마쉬멜로와 쵸콜렛을 구워먹으며 기타를 치고 노래를 부르며 낭만적인 밤을 보냈습니다.
아이슬란드에서의 경험은 저에게는 평생 잊지못할 아름다웠던 여정으로 기억에 남으며, 이 곳을 여행하게 되는 분이 있다면 절대 후회하시지 않을 것을 장담하며, 제가 경험한 것만큼 황홀한 기억을 담아오실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