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후기

태국, 20대 버킷리스트를 이루다

작성자 백지혜
태국 STC5702 · CONS/KIDS/AGRI 2014. 02 Thailand

BAAN TA YANG LEARNING HOME-1

참가 전 준비와 마음가짐

1. 참가 동기

대학시절 내내 버킷리스트의 한 켠에 있었던 워크캠프. 유럽 교환학생 시절에도 하고 싶었지만 워낙 빠르게 마감되는 신청때문에 하지 못하다가 대학교 마지막 방학, 지금이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워크캠프를 신청하게 되었다.

워크캠프에 합격하고 나서도 대학교 마지막 방학에 취업 준비 대신 2주 간의 시간을 보내는 것에 대한 주변 사람들의 우려와 태국 반정부 시위의 위험성 때문에 불안한 마음이 들었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치앙마이 공항에 내리는 순간 걱정은 온데간데 없이 사라지고 태국의 후덥지근한 공기를 느끼며 낯선 곳에 도착했다는 사실에 설레기 시작했다. 워크캠프를 시작하기 전 태국 북부와 방콕을 여행했다. 한국에서 태국가는 비행기 티켓을 치앙마이in, 방콕out으로 구입해서 이동시간을 많이 절약했다.


2. 활동이야기

1) 팀원

태국인 리더 Sun, 태국인 2명, 타이완 2명, 한국인 3명.
태국 반정부 시위 때문에 취소한 사람들 때문에 결국 외국인 참가자는 5명 뿐이었다. 처음에는 한국인만 많고 국적이 다양하지 않아서 실망했지만 그 생각을 모두 바꿀만큼 팀원들 하나하나 배울 점도 많고 성격이 좋아서 나중에는 이들을 만난 것이 행운이라는 생각마저 들었다. 마지막엔 워크캠프를 끝내고 일부 친구들과 여행도 함께 했다.

그리고 Kok payom 마을에서 장기 봉사를 하는 프랑스, 덴마크, 일본, 독일, 스웨덴에서 온 친구들과도 부분적으로 일정을 함께 했기에 사실상 다양한 국적을 가진 봉사자들과 교류를 할 수 있었다.


2) Work

우리의 주요 업무는 Construction 이였다.
우리의 활동이 Baan Ta Yang 마을의 첫번째 프로젝트였기에 추후에 올 봉사자들을 위해 Learning Center를 짓는 것이 주업무였다.

목재의 껍질을 벗겨내고, 강에서 마을로 목재를 옮기고, 니파팜 잎으로 지붕을 만들었다. 또 폐가에 가서 쓸 수 있는 목재를 가져오기도 했다.

가끔 오후에 학교에 가서 아이들에게 영어를 가르치기도 했다. 남는 시간에는 마을 아주머니들의 요리를 돕거나, 디저트를 함께 만들었다.


3. 에피소드

< Living together! Learning together! Working togeter!>

우리의 티셔츠에 새겨진 문구이자, 식사를 할 때마다 외쳤던 구호이다. 처음에는 이 구호만 외쳤지만 나중에는 이 구호에 덧붙여서 무슬림 기도까지 함께 했다. 워크캠프가 마칠 때 쯤에는 팀원들 모두 이슬람교의 식사 기도를 외우게 되었다. 비록 모두 종교는 다르지만 무슬림 문화를 존중하여 팀원 모두 어깨와 무릎을 가리는 옷을 입었고 돼지고기 대신 닭고기와 생선을 주로 먹으면서 무슬림 문화를 이해할 수 있었다.


<진흙 속에 심은 3000그루의 나무, 그리고 조개 파티>

러닝 센터를 짓기 위해 우리는 숲에서 300그루의 나무를 베었다. 1그루의 나무를 베면 10 그루의 나무를 심어야 한다는 규칙에 따라, 3000 그루의 나무를 심기 위해 우리는 보트를 타고 뱅크로폴리스로 갔다. 그 곳은 온통 진흙이라 한발자국 움직이기도 힘들었는데 발아래에서 계속되는 게들의 공격으로 괴로웠다.

그래도 나무를 다 심고 나서 강에서 수영을 하고 조개를 주운 경험은 특별한 추억이 되었다. 그 날 우리는 헤엄을 치며 엄청난 조개를 주웠고 저녁 식사에서 1인당 한 바가지가 넘는 조개를 푸짐하게 먹었다.


<리디 섬에서의 꿈같은 휴일>

워크캠프 마지막에 주어진 하루의 휴일. 마을 사람들과 다 함께 롱테일보트를 타고 리디 섬에 갔다. 강과 바다가 만나는 지점부터 파도가 거세져서 마치 놀이공원에서 바이킹을 타는 기분이였다. 바다에 완전히 진입하자 파도가 더욱 출렁이기 시작했고 가끔씩 파도가 보트 안으로 들어오면 우리는 홀딱 젖어서 서로 깔깔거리고 웃었다.

리디 섬은 작고 조용하고 아름다웠다. 섬에 도착해서는 정신없이 물놀이를 즐겼다. 봉사자 친구들과 함께 수영을 하고 미니 보트를 타고 해변의 그네를 타고.. 배고프면 간식을 먹고 점심을 먹고나서는 햇볕아래 늘어지게 낮잠을 즐겼다.

오후가 되자 썰물 때문에 갯벌이 드러났다. 섬을 산책하면서 불가사리, 꽃게 등 바다 생물을 구경했다. 저녁에는 신나는 바베큐 파티! 마을 사람들 모두 무슬림이라 돼지고기를 먹지 않기에 치킨 닭다리와 치킨으로 만든 소세지를 구워 먹었는데 너무 맛있었다.



4. 참가 후 변화

가기 전에 망설였던 것이 무색할 만큼 너무 많은 것을 얻어왔다.

한국에서의 나는 항상 시간에 쫓기고 경쟁에 시달리는 것이 익숙했는데 Baan Ta Yang 마을 사람들은 자연과 공존하면서 서로 무엇이든 나누면서 욕심없이 천천히 살아가고 있었다. 그들의 얼굴에는 행복과 미소가 가득했고, 나는 마치 거대한 가족의 일원이 된 것처럼 편안하게 2주일을 보냈다.

또한 다양한 국적의 친구들과 대화하며 그들의 고민과 꿈에 대해 들어볼 수 있었고 세상에는 정말 다양한 삶의 방식이 있다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달았다.

사실 한국에서는 고된 육체노동을 할 기회가 잘 없기에 뜨거운 태양아래 땀을 비오듯이 흘리며 사정없이 벌레에 온몸이 물려가며 일해본 것은 처음이었다. 밤마다 벌레 물린 자리와 멍자국 위에 약을 발라야 했고 배탈때문에 고생하기도 했다. 그런데도 정말 꿈을 꾼 것처럼 잊을 수 없는 추억으로 남는 것은 혼자가 아니라 '함께'였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나무 껍질을 벗기느라 방망이질을 할때 그 템포에 맞춰 다같이 노래를 신나게 불렀던 기억, 아이들과 함께 국수 가게에 놀러가고 춤을 춘 기억, 봉사자 친구들과 좁은 방안에서 강남스타일 노래에 맞춰 제멋대로 막춤을 췄던 기억, 학교에 영어를 가르치러 갔다가 아이들과 하나되어 아이들보다 더 신났던 내 모습, 마을 냇가에 즉흥적으로 뛰어들어 아이들과 놀았던 기억, 우리가 짓고 있는 집에서 촛불켜놓고 별보면서 했던 매일 밤 미팅, 다같이 영화보러 모였다가 시작하자마자 잠든 우리, 핫야이대학생들과 신나게 오토바이타면서 보낸 하루, 태국친구들과 암파와로 여행가서 본 반딧불..

우리가 식사 때마다 외쳤던 구호인
Living together, Learning together, Working togeter!

좋은 목적을 위해 모인 좋은 사람들과 함께 살고 배우고 일했던 경험을 평생 잊지 못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