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후기

레이캬비크, 겨울에 만난 특별한 인연

작성자 김민경
아이슬란드 WF101 · CULT/ART/SOCI 2013. 12 - 2014. 01 레이캬비크

Christmas and New Year camp in Reykjavik

참가 전 준비와 마음가짐

회사를 그만두고 영어를 배우면서, 다양한 국적의 사람들을 만나고 싶었던 나는
해외봉사를 알아보면서 워크캠프라는 걸 알게 되었다.
같은 숙소에서 먹고 자고 하면서 일을 하면 친해질 수 밖에 없는 환경이라고 생각했던 나는 결심하자마자 내 일정에 맞는 캠프를 골랐다. 겨울에 갈 수 밖에 없었기 때문에 크리스마스와 새해는 친구들과 함께 하고 싶었기 때문에 고민의 여지도 없이 바로 신청을하고 결과가 나오기도 전에 앞뒤 유럽여행기간을 잡고 항공권도 구매했다. 다행히 나는 합격통지를 받았고 아이슬란드에 대한 검색을 하루도 빠짐없이 하며 여행준비를 했다.

프랑스 영국을 거쳐 이지젯을 타고 아이슬란드로 향하던 날.
정말 처음으로 가보는 나라였기 때문에 심장이 두근두근했지만, 잠만보였던 나는 금새 잠이 들었고 도착할때쯤 눈을 떠서 창밖을 봤다. 근데 이상하게 아직도 구름위여서 흠, 뭐지 왜이리 오래걸릴까 했는데 ... 이게 왠걸 어두워서 온통 흰색으로 보였던 게 다 눈이었다. 사방 온 천지가 눈으로 하얗게 덮여있었다. 아이슬란드의 첫인상답게 정말 너무 기가 막힌 풍경이었다. 숙소를 좀 힘들게 찾아서 문을 쾅쾅 두드리는데 문을 딱 열어주는 여자애를 보고 깜짝놀랬다. 너무 이쁘게 생겨서.... ALY였다. 미국 텍사스에 사는 친구인데 캠프의 리더였다. 그리고 하우스 키퍼 두명의 친구들과 인사를 하고 짐을 푸는데 내가 우리 캠프의 첫번째 캠퍼로 도착한거였다.

캠프가 시작하던 날,
일본,대만,덴마크,이탈리아,프랑스,러시아,미국,폴라드,멕시코,캐나다,한국
이렇게 11개국에서 모인 캠퍼들을 만났고 어색했지만 장난을 치고, 많은 인원이었기 때문에 배려를 하며 아이스란드 생활을 시작했다.

우리 캠프의 가장 큰 목적은 다양한 문화권에서 온 사람들이 크리스마스와 새해를 같이 보내면서 서로를 알아가는 것과 elderly home에서 크리스마스 송을 각국의 언어로 배워서 부르는 것이었는데, 사실 우리는 자유시간이 굉장히 많았고 리더인 ALY는 그 자유로운 시간을 각자 어떻게 보낼지는 자신에게 달린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았다. 이에 대해 캠퍼들은 생각이 많았고 집에서 친구들과 재밌게 보내는 애들도 있었다. 하지만 아무래도 이 시간을 아깝게 쓰고 싶어하지 않는 아이들의 생각이 많았고 나는 친해진 친구들과 아이슬란드에서만 할 수 있는 것들을 찾기 시작했다.

우리 캠프에는 한국인이 나와 나보다 4살어린 동생 예슬이가 있었는데 우리는 여행을 떠나기 전에 한국에서 만나 여행준비얘기도 하고 캠퍼들에게 무슨요리를 해줄지도 얘기하고 그랬었기 때문에 캠프기간동안 더 친해질 수 있었고, 우리 두명을 중심으로 같은 방을 썼던 프랑스에서 온 플로린과 우리랑 말이 잘 통했던 덴마크에서 온 크리스틴 이렇게 넷이 친해지면서 아이슬란드에서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찾아다니기 시작했다.

오로라 투어, 그리고 주말 excursion, 레이캬비크 시내 박물관,시내에 있는 bar,second excursion,horse 투어.. 이것들을 다 날짜별로 계획해서 갔고 나는 정말 태어나서 처음으로 외국인 친구를 사귄 것 같았다. 나는 다른 나라 사람과 깊이 있는 대화를 해본 적이 없다. 외국인 울렁증이 있었기 때문에 영어공부에도 항상 어려움을 겪었었다. 그런데 여행을 다니고 이렇게 워크캠프를 하면서 이런걸 깨고 싶었는데 친구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을 만나게 되니까 한결 편해지면서 영어공부를 더 해서 더 재밌게 대화하고 싶은 욕심도 생겼다. 아이슬란드라는 나라는 유럽사람들도 그렇게 자주 가는 곳이 아니라서 캠퍼들도 새로움을 많이 느낀 것 같고, 크리스마스가 주는 로맨틱한 분위기가 도시전체를 감싸고 있었기 때문에 우리도 너무 재밌게 놀 수 있었던 것 같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elderly home에서 노래부르는 건 사실 좀 부끄러웠다.
우리는 회의 시간보다 자유시간이 더 많았고 강제적인 힘이 전혀 작용하지 않았기 때문에 연습시간이 너무 부족했다. 다른 캠퍼들을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나는 아프신 할머니,할아버지들에게 좀 더 힘을 드릴 수 있는 프로그램을 다양하게 짜고 연습시간이 길었다면 좀 더 보람있는 봉사로 기억됐을 것 같았다. 우리가 거기 방문한 시간은 1시간 남짓한 시간이었는데 시간을 더 늘리거나 방문횟수를 늘렸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캠프가 끝나고 나는 다시 파리로 와서 친구와 여행을 시작했는데 파리에 살고 있는 플로린을 두번 더 만났고 우린 페이스북에서 계속 연락을 하고 있다.
우리는 다시만날 것을 믿고 있기 때문에 울지 않았고, 그 믿음에 대해서는 아직도 변하지 않고 있다. 이런 소중한 인연들을 만나게 되어 너무 행복하고, 아이슬란드라는 나라를 정말 너무 재밌게 여행할 수 있어서 좋았다. 좀 더 봉사를 하고 싶은 사람에게는 주제와 프로그램 설명을 꼼꼼히 읽고 신청하기를 추천하고 이렇게 자유시간이 많은 캠프는 정말 생소한 나라에서는 좋을 수도 있다고 말하고 싶다.

사진설명
(1)
1.캠프시작하는 첫날.
이탈리아에서 온 마르코가 해뜨는 것 보러가자고 해서 나갔다가 못보고 그냥 시내투어해버린날. 아이슬란드 시내는 정말 작다. 저기는 호수인데 백조가 진짜 많고 겨울에 꽁꽁 얼어 어디 다큐보니까 애들이 저기서 축구도 했다.
2.두번째 주말excursion가서 어떤 폭포 위에 올라갔는데 엄청 가파르고 밑에 떨어지면 그냥 죽는 곳인데 일본에서 온 츠바사랑 멕시코에서 온 아델바르토가 저렇게 있었다...
3. 여기도2번이랑 같은날 다른 폭포. 폭포 가까이 갈 수록 얼음이 너무 미끄러워서 서있기도 힘들었다. 무서웠던 곳.
4.또 다른 리더 폴란드에서온 준텔.내가 숙소에 도착하고 처음 만났을 때 너무 귀엽게 이것저것 말을 시켜서 너무 신기해하면서 대화했던 친구다. 항상 즐겁고 재밌어서 주변에 해피바이러스를 퍼트리고 다니는 친구. 그리고 내 동생 예슬이. 착하고 똘똘해서 같이 지내는 동안 너무 좋았고 한국가서 계속 술 한잔 하고 싶은 동생이다.
5.프랑스에서 온 플로린과 예슬이.네일발라주는 이 ... 친숙함. 어느나라 사람이든 여자는 다 똑같다...
6.미술관 갔다가 어느 아이스크림가게를 갔다.한국엔 아직 없다던데. 플로린, 덴마크에서 온 크리스틴,예슬,나. 너무너무 보고싶다.
7.미술관에서 크리스틴이랑 플로린, 플로린이 미술에 관심이 많아서 우린 현대미술관도 한 번 더 갔다.
8.마지막 저녁식사. 인원이 정말 많아서 한식탁에서 다같이 먹기도 힘들었지만, 요리하기도 정말 오래걸렸지만, 그래서 맨날 밤10시에 저녁을 먹었지만...그래도 너무 보고싶은 우리 캠퍼들과 저녁식사.
9.마지막으로 게임. 털실을 줄줄 손목에 메고 한명씩 말하고 싶은 상대에게 줘서 솔직한 마음을 얘기하는 것. 다 끝나고 실을 다 잘라서 각각 가지는 건데 아직도 내 손목에 묶여있는 털실을 보며 추억하고 있다.
10.캠프가 끝난날. 그리고 새해가 시작한날.2014년 1월1일 저녁 우리는 나가면서 2주가 넘게 보지 못했던 오로라를 숙소 바로 앞에서 봤다. 1시간도 넘게 레이캬비크 시내는 오로라로 넘실거렸고 우리는 다같이 소원을 빌며 행복해했다. 이 기억도 너무 아름답게 기억된다.
(2)단체사진
(3)예슬이랑 플로린. 싱벨리어국립공원에서.
(4)아이슬란드남부투어 중에 빙하호수에서.오묘했던 풍경.
(5)싱벨리어국립공원의 풍경. 아름답고 아름답고 또 아름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