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후기
바다거북과 함께한 멕시코에서의 특별한 여름
Sea Turtles Boca del Cielo 6
참가 전 준비와 마음가짐
막연히 워크캠프에 기본적인 정보만 알고 있었을 때, 우연히 홈페이지에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전세계적으로 많은 워크캠프가 개최되고 있었고 대부분은 유럽권 캠프였습니다.
그 때 눈에 들어온 것은 멕시코에서 하는 '바다거북이 보호활동'이었습니다. 다른 캠프에서 일반적으로 하는 Renovation이나 Education 등은 예상이 가는데 이건 어떤식으로 활동을 하게 될지 감조차 잡히지 않았습니다. 무엇을, 왜, 어떻게 보호하는 지 등 의문증이 계속 들었고 다른 참가자들의 참가보고서 및 인터넷 검색등을 통해 찾아보았습니다. 매우 흥미로웠고 평범하지 않은 활동이라는 점이 마음에 들어서 참가신청서를 작성하게 되었습니다.
익숙하지 않은 멕시코라는 나라는 처음으로 저 혼자 비행기를 타고 도착한 외국이었습니다. 낯설었지만 새로운 것을 좋아하는 저에겐 그만큼 좋은 기분이었습니다.
캠프인원은 총 10명으로 멕시코인 6명, 프랑스인 3명, 한국인 저 하나. 이렇게 구성되었습니다. 심지어 프랑스인 2명은 스페인어를 할 줄 아는 친구들이라 저와 한 친구를 제외하고는 주로 스페인어를 사용하였습니다. 사실 처음에 이 점이 굉장히 적응하기 힘들었습니다. 영어로 얘기해도 신경을 곤두세워야 했는데 스페인어는 그런다고 해결되지도 않았기 때문입니다. 사실 외국 친구들이 저보고 ‘동양인 같지 않다’라는 말을 할 정도로 활발하고 적극적이었기에 처음부터 제가 먼저 말도 많이 걸고 하다보니 그 친구들도 마음을 많이 열고 저를 도와주려고 많이 노력했습니다. 점점 친구들과 많이 친해지면서 영어를 할줄 아는 멕시코 친구들이 캠프 관계자들의 말을 통역해주기도 하고 잘 못하는 친구들도 저와 얘기할 때면 더듬더듬 옆 친구에게 물어가며 영어를 써주는 게 참 고마웠습니다. 나중에는 깊은 이야기도 나누고 스페인어로만 이야기하는 것이 덜 답답하게 느껴질 정도로 언어의 한계를 넘어서 진정한 친구가 된 듯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저희의 주된 활동은 주로 밤에 이루어졌습니다. 2인 1조를 구성하여 매일 두 팀이 새벽2시에 일어나서 저희를 이끌어주시는 아저씨와 함께 오토바이와 차의 중간쯤 되는 작은 4륜차를 타고 칠흙같은 바닷가로 나가 알을 낳으러 오는 거북이를 찾았습니다. 발견하면 땅을 파서 알을 수집하고 수량을 확인합니다. 그 뒤 캠프로 돌아와서 부화장에 알을 묻어두고 그 사이 부화한 새끼 거북이들을 모아서 바다에 풀어줍니다. 이 과정을 해야하는 이유는 거북이 알이 돈을 된다는 것을 알고 훔쳐가는 사람들도 있고 그것을 먹어치워버리는 들개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한번을 거북이의 자취를 찾았는데도 모래를 아무리 파내도 거기 알이 하나도 없었습니다. 거북이가 알을 낳고 저희가 그것을 찾는 그 사이에 누군가 알을 훔쳐간 것이었습니다. 그 때 굉장히 마음이 아팠습니다.
그 외에도 다양한 활동들을 했습니다. 부화하고 껍질만 남긴 거북이 부화장을 청소해야 했는데 가끔 그 곳에 애벌레들이 가득했고 그 냄새 또한 매우 역해서 곤욕을 치렀습니다. 그러나 틈틈히 동료들보다 늦게 부화한 아기 거북이 몇마리들을 발견했고 그 때의 기쁨 또한 컸습니다.
또, 3번 정도 근처 학교로 가서 학생들을 대상으로 거북이 보호에 관련된 인형극을 하였습니다. 저는 말을 하기는커녕 그 내용조차 알아듣지 못해서 참여하지 못했지만 함께 간이 인형극장을 만들고 친구들 연습장면을 촬영하는 등 옆에서 서포트하였습니다. 활동 지역이 멕시코에서도 시골에 가까운 곳이라 동양인을 처음보는 아이들이 많았고 그 친구들은 저를 매우 신기해했습니다. 멕시코 친구가 사전에 아이들이 모르고 신기하다는 이유로 무례하게 굴어도 이해해달라는 식으로 얘기를 했고 저도 긴장을 조금 했습니다. 그런데 오히려 저를 처음 본 수십명의 친구들은 사랑스러운 눈빛으로 바라보며 저를 둘러싸고 ‘이름이 뭐에요?’, ‘어디서 왔어요?’ 등등을 앞다투어 물었고 한 여자아이는 제 머리카락이 부드럽다며 계속 만지작거리다가 사탕을 내밀고 갔습니다. 또 다른 아이는 종이 울려 교실에 들어가야 하자 저를 꼭 안고 손을 흔들며 사라졌습니다. 멕시코 친구들이 “She is a celebrity!”라며 놀라워했고 저 또한 아이들에게 사랑을 많이 받은 느낌이 들어 기분이 좋았습니다.
일 외의 시간에는 주로 물에서 놀았습니다. 30분 이상을 걸으며 작은 호텔의 야외 수영장이 있는데 거기서 몇 시간을 놀다가 해가 뉘엿뉘엿 질 때즈음 바다로 들어가서 놀았습니다. 야외에서 수영을 해본 적이 거의 없었는데 이 기회에 물 속에서 노는 것이 얼마나 즐거운지 알았습니다. 또 한번은 모닥불을 피워 놓고 모래 위에 자리를 깔고 앉아 음식을 나눠 먹으며 노래를 들었습니다. 다 먹은 뒤에는 몸을 쓰는 게임을 하며 정신없이 놀았습니다. 한국에서는 제자리에서 하는 술게임만 실컷하다가 일어서서 몸으로 하는 게임들이 원초적이지만 굉장히 재미있었습니다.
사실 힘든 일도 많았습니다. 맨 처음 말했던 언어 또한 그 중 하나였고 시설이 열악한 것도 한 몫했습니다. 샤워실이라고 해도 천이 하나 쳐져있을 뿐인데다 전혀 위생적이지 않았고 개구리, 모기, 거미와 함께 씻어야 했습니다. 또 모기가 너무 너무 너무 많아서 아무리 두껍게 입어도 온 몸이 다 뜯겨나가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그 기간 동안 텐트에서 잠을 잤는데 자고 나면 항상 돌 때문에 등이 배겼고 텐트에 난 큰 구멍을 통해 밤새 모래가 들어와서 아침에 텐트 안은 모래사장이 되어있었습니다. 무엇보다 와이파이가 되는 곳까지 가려면 차로 2시간이 걸리는 곳에서 인터넷 사용은 꿈도 꿀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이곳에 호사를 누리려 간 것이 아니라 자원활동을 하러 간 것이기에 애초에 모든 열악한 상황을 상상하고 그것을 감수하겠다고 마음 먹고 갔습니다. 막상 닥친 현실은 그보다 더 최악일 때도 있어서 당황스럽기도 했지만 그래도 이내 빨리 적응하려 노력했습니다. 그러자 어느 순간부터 더 많은 것들이 즐겁고 뜻깊게 느껴졌습니다. 밤하늘에 빼곡하게 가득 찬 별들, 뜨거운 햇살 사이로 간간히 불어오는 바람, 시원한 물, 석양이 지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바다… 그리고 너무 좋은 사람들. 이 모든 것에 감사할 뿐이었습니다.
지금도 이 순간을 생각하면 벅차오릅니다. 그 꿈같았던 순간들이 꿈에서 끝나지 않게 해달라고 속으로 많이도 빌었습니다. 처음으로 진정한 여유를 즐기는 법을 배웠던 순간. 제가 살아온 시간을 돌이켜보고 앞으로 남은 시간을 다른 시선으로 볼 수 있게 해준 그 순간에 감사합니다.
그 때 눈에 들어온 것은 멕시코에서 하는 '바다거북이 보호활동'이었습니다. 다른 캠프에서 일반적으로 하는 Renovation이나 Education 등은 예상이 가는데 이건 어떤식으로 활동을 하게 될지 감조차 잡히지 않았습니다. 무엇을, 왜, 어떻게 보호하는 지 등 의문증이 계속 들었고 다른 참가자들의 참가보고서 및 인터넷 검색등을 통해 찾아보았습니다. 매우 흥미로웠고 평범하지 않은 활동이라는 점이 마음에 들어서 참가신청서를 작성하게 되었습니다.
익숙하지 않은 멕시코라는 나라는 처음으로 저 혼자 비행기를 타고 도착한 외국이었습니다. 낯설었지만 새로운 것을 좋아하는 저에겐 그만큼 좋은 기분이었습니다.
캠프인원은 총 10명으로 멕시코인 6명, 프랑스인 3명, 한국인 저 하나. 이렇게 구성되었습니다. 심지어 프랑스인 2명은 스페인어를 할 줄 아는 친구들이라 저와 한 친구를 제외하고는 주로 스페인어를 사용하였습니다. 사실 처음에 이 점이 굉장히 적응하기 힘들었습니다. 영어로 얘기해도 신경을 곤두세워야 했는데 스페인어는 그런다고 해결되지도 않았기 때문입니다. 사실 외국 친구들이 저보고 ‘동양인 같지 않다’라는 말을 할 정도로 활발하고 적극적이었기에 처음부터 제가 먼저 말도 많이 걸고 하다보니 그 친구들도 마음을 많이 열고 저를 도와주려고 많이 노력했습니다. 점점 친구들과 많이 친해지면서 영어를 할줄 아는 멕시코 친구들이 캠프 관계자들의 말을 통역해주기도 하고 잘 못하는 친구들도 저와 얘기할 때면 더듬더듬 옆 친구에게 물어가며 영어를 써주는 게 참 고마웠습니다. 나중에는 깊은 이야기도 나누고 스페인어로만 이야기하는 것이 덜 답답하게 느껴질 정도로 언어의 한계를 넘어서 진정한 친구가 된 듯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저희의 주된 활동은 주로 밤에 이루어졌습니다. 2인 1조를 구성하여 매일 두 팀이 새벽2시에 일어나서 저희를 이끌어주시는 아저씨와 함께 오토바이와 차의 중간쯤 되는 작은 4륜차를 타고 칠흙같은 바닷가로 나가 알을 낳으러 오는 거북이를 찾았습니다. 발견하면 땅을 파서 알을 수집하고 수량을 확인합니다. 그 뒤 캠프로 돌아와서 부화장에 알을 묻어두고 그 사이 부화한 새끼 거북이들을 모아서 바다에 풀어줍니다. 이 과정을 해야하는 이유는 거북이 알이 돈을 된다는 것을 알고 훔쳐가는 사람들도 있고 그것을 먹어치워버리는 들개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한번을 거북이의 자취를 찾았는데도 모래를 아무리 파내도 거기 알이 하나도 없었습니다. 거북이가 알을 낳고 저희가 그것을 찾는 그 사이에 누군가 알을 훔쳐간 것이었습니다. 그 때 굉장히 마음이 아팠습니다.
그 외에도 다양한 활동들을 했습니다. 부화하고 껍질만 남긴 거북이 부화장을 청소해야 했는데 가끔 그 곳에 애벌레들이 가득했고 그 냄새 또한 매우 역해서 곤욕을 치렀습니다. 그러나 틈틈히 동료들보다 늦게 부화한 아기 거북이 몇마리들을 발견했고 그 때의 기쁨 또한 컸습니다.
또, 3번 정도 근처 학교로 가서 학생들을 대상으로 거북이 보호에 관련된 인형극을 하였습니다. 저는 말을 하기는커녕 그 내용조차 알아듣지 못해서 참여하지 못했지만 함께 간이 인형극장을 만들고 친구들 연습장면을 촬영하는 등 옆에서 서포트하였습니다. 활동 지역이 멕시코에서도 시골에 가까운 곳이라 동양인을 처음보는 아이들이 많았고 그 친구들은 저를 매우 신기해했습니다. 멕시코 친구가 사전에 아이들이 모르고 신기하다는 이유로 무례하게 굴어도 이해해달라는 식으로 얘기를 했고 저도 긴장을 조금 했습니다. 그런데 오히려 저를 처음 본 수십명의 친구들은 사랑스러운 눈빛으로 바라보며 저를 둘러싸고 ‘이름이 뭐에요?’, ‘어디서 왔어요?’ 등등을 앞다투어 물었고 한 여자아이는 제 머리카락이 부드럽다며 계속 만지작거리다가 사탕을 내밀고 갔습니다. 또 다른 아이는 종이 울려 교실에 들어가야 하자 저를 꼭 안고 손을 흔들며 사라졌습니다. 멕시코 친구들이 “She is a celebrity!”라며 놀라워했고 저 또한 아이들에게 사랑을 많이 받은 느낌이 들어 기분이 좋았습니다.
일 외의 시간에는 주로 물에서 놀았습니다. 30분 이상을 걸으며 작은 호텔의 야외 수영장이 있는데 거기서 몇 시간을 놀다가 해가 뉘엿뉘엿 질 때즈음 바다로 들어가서 놀았습니다. 야외에서 수영을 해본 적이 거의 없었는데 이 기회에 물 속에서 노는 것이 얼마나 즐거운지 알았습니다. 또 한번은 모닥불을 피워 놓고 모래 위에 자리를 깔고 앉아 음식을 나눠 먹으며 노래를 들었습니다. 다 먹은 뒤에는 몸을 쓰는 게임을 하며 정신없이 놀았습니다. 한국에서는 제자리에서 하는 술게임만 실컷하다가 일어서서 몸으로 하는 게임들이 원초적이지만 굉장히 재미있었습니다.
사실 힘든 일도 많았습니다. 맨 처음 말했던 언어 또한 그 중 하나였고 시설이 열악한 것도 한 몫했습니다. 샤워실이라고 해도 천이 하나 쳐져있을 뿐인데다 전혀 위생적이지 않았고 개구리, 모기, 거미와 함께 씻어야 했습니다. 또 모기가 너무 너무 너무 많아서 아무리 두껍게 입어도 온 몸이 다 뜯겨나가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그 기간 동안 텐트에서 잠을 잤는데 자고 나면 항상 돌 때문에 등이 배겼고 텐트에 난 큰 구멍을 통해 밤새 모래가 들어와서 아침에 텐트 안은 모래사장이 되어있었습니다. 무엇보다 와이파이가 되는 곳까지 가려면 차로 2시간이 걸리는 곳에서 인터넷 사용은 꿈도 꿀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이곳에 호사를 누리려 간 것이 아니라 자원활동을 하러 간 것이기에 애초에 모든 열악한 상황을 상상하고 그것을 감수하겠다고 마음 먹고 갔습니다. 막상 닥친 현실은 그보다 더 최악일 때도 있어서 당황스럽기도 했지만 그래도 이내 빨리 적응하려 노력했습니다. 그러자 어느 순간부터 더 많은 것들이 즐겁고 뜻깊게 느껴졌습니다. 밤하늘에 빼곡하게 가득 찬 별들, 뜨거운 햇살 사이로 간간히 불어오는 바람, 시원한 물, 석양이 지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바다… 그리고 너무 좋은 사람들. 이 모든 것에 감사할 뿐이었습니다.
지금도 이 순간을 생각하면 벅차오릅니다. 그 꿈같았던 순간들이 꿈에서 끝나지 않게 해달라고 속으로 많이도 빌었습니다. 처음으로 진정한 여유를 즐기는 법을 배웠던 순간. 제가 살아온 시간을 돌이켜보고 앞으로 남은 시간을 다른 시선으로 볼 수 있게 해준 그 순간에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