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후기

아이슬란드, 사진으로 기억될 여름

작성자 배영
아이슬란드 WF172 · ART/CULT 2014. 03 Reykajvik

Visual art in Reykjavik

참가 전 준비와 마음가짐

워크캠프를 가기 전에 교환학생으로 스웨덴에 머무르면서 사진에 대해 관심이 생겼다. 그러면서 자연스레 나 혼자 사진을 찍고 즐기는 활동이 아니라 다른 사람과의 교류를 통한 발전을 원하게 되었다. 어디 적당한 활동이 없을까 물색하던 도중, 신입생 때부터 관심 가졌던 워크캠프 쪽으로 찾아보게 되었다. 워크캠프를 어디서 알게 되었는지는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 마침 교환학생 때문에 유럽에 나와 있으니까 한국으로 돌아가기 전에 꼭 참가해야겠다는 생각이었다.
아직 대부분의 유럽 워크캠프가 발표나지 않은 상황이라 선택의 폭은 넓지 않았다. 대부분 다른 나라는 노동 하는 쪽의 워크캠프 비중이 많은 데에 비해, 아이슬란드에서 진행되는 캠프는 Visual Art 쪽의 캠프도 꽤 있어서 눈길을 끌었다. 이거다! 싶어서 바로 신청 준비에 들어갔다. 꼼꼼히 신청서를 작성하고 항공권도 비싸지기 전에 미리 샀다.
은근히 1지망 떨어졌다는 블로그 글들이 눈에 띄어서 괜히 걱정도 들고 했지만, 걱정은 1지망 합격했다는 메일이 옴과 동시에 사라졌다. 외국에 있어서 사전 설명회를 참석하지 못했기 때문에 관리자 분께 메일을 보내 자료집을 받아서 보았다. 약 두 달 후에 참석하게 된 캠프 (Visual Art in Reykjavik)에 대한 안내문이 도착하였고 꼼꼼히 설명이 잘 되어 있어서 준비하는 데에는 크게 차질이 없었다. 안내문은 침낭을 꼭! 가져 오라고 했지만 왠지 묵게 될 숙소에 가면 참가자들이 버리고 간 담요와 베개가 많을 것 같아서 담요 하나 챙겨가는 모험을 하였다.

아이슬란드 공항에는 저녁 11시에 도착했고, 공항에서 버스를 타고 레이캬비크에 도착하니 1시가 거의 다 된 시간이었다. 이렇게 늦은 시간에 낯선 외국을 혼자서 돌아다닌 적은 처음이라서 적잖이 당황스러웠다. 그래도 정신 차려서 지나가는 행인들에게 길을 물어물어 WF의 본부격인 White House에 도착을 했다. 이번 캠프의 리더인 Andrea가 맞아주었고 짐을 풀자마자 바로 잠이 들었다.
다음 날에 거의 모든 사람들이 도착해서 통성명을 하고 캠프에 대한 간략한 설명을 리더가 했다. 일본에서 온 친구들 2명, 러시아에서 2명, 캐나다에서 1명, 한국 사람은 나까지 포함해서 2명이였고 나중에 독일에서 온 친구가 캠프 시작 후 며칠 뒤에 합류하였다. 원래 2명이 더 와야 하지만 어찌된 일인지 불참이었다.
처음에는 우리 캠프의 숙소가 White House라서 다른 곳으로 장소를 옮길 필요가 없겠구나 하고 좋아했었는데 불편한 점도 꽤 있었다. 점심, 저녁을 2명 씩 조를 짜서 요리 팀, 청소 팀을 맡아서 해야 하는데 캠프 인원이 8명밖에 없었으므로 최소한 하루에 한 번은 요리를 하던 청소를 하던 뭘 해야 했었다. 이것 까지는 상관없었으나 이곳에 상주하는 장기 자원봉사자들과 직원들의 식사까지 책임져야 하므로 부담스러운 점이 있었다. 우리 캠프 인원끼리 하면 더 결속력 있을 수 있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았다.
물론 직원들까지 껴서 식사를 하면 더 다양한 사람을 만나보고 좋은 기회였겠지만 제일 아쉬운 것은 이 사람들의 태도였다. 물론 그들 입장에서는 우리는 2주 후에 사라질, 그저 지나갈 사람들이지만 그래도 정식으로 인사도 하고 서로에 대해 관심도 가져주고 그래야 하는 것이 예의 아닐까.

2주 동안 사진도 많이 찍고 현장학습도 두 번이나 다녀왔다. 아이슬란드의 자연환경은 정말 대단했다. 마지막 날에는 그동안 찍은 사진들 중에서 한 사람당 3장씩 사진을 골라 레이캬비크 버스 정류장 건물에 전시를 했다. 다들 사진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참가한 터라 다른 사람들의 사진을 구경하고 내 사진과 비교해보는 재미는 있었다.
하지만 역시 이 워크캠프는 아쉬운 점이 더 많다. 내가 있던 워크캠프는 장소도 좋고 활동도 좋았지만 사람들 간의 교류가 빠져있었다. 영어라는 언어상의 장벽이 있긴 하지만 그건 대화하고자 하는 의지가 있다면 충분히 극복할 수 있는 것이다. 가장 아쉬움이 남는 것은 마지막 날에 제대로 된 정리가 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리더가 나서서 캠프의 끝을 잘 마무리 해줬으면 했지만 장기 봉사자들은 그들끼리 노느라 바빠 보였다. 뭔가 싱숭생숭한 워크캠프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