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후기

부산에서 시작된 특별한 여름, 친구와 함께

작성자 김도형
한국 IWO-88 · ENVI 2013. 08 부산

City embrace nature

참가 전 준비와 마음가짐

워크캠프를 알고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일본에 워크캠프를 갔다온 친구의 후기를 듣고 나서였다. 자연스레 워크캠프 홈페이지를 들락날락 하였고, 때마침 한국에서 하는 워크캠프 신청기간이 되었다. 생각보다 다양한 워크캠프들이 많았다. 특히나 환경관련 캠프는 너무나도 끌렸다. 그 중 하나였던 부산 워크캠프를 택하였다. 한국인 캠퍼들을 만나는 자리가 있었고 모두들 좋은 친구들였던 만큼 본 캠프가 더 기대되었다.
나는 캠프리더들을 돕기위해 캠프 시작일 이틀전부터 부산에 내려가 게스트 하우스에 머물렀다. 비록 짧은 시간이었지만 함께 부산을 돌아다니며 소소한 추억들을 쌓았다. 드디어 첫 미팅 당일!! 왠지모를 흥분감에 휩싸였다. 긴장이 되기도 하면서 기대도 되는..내 영어실력은 뛰어나지 않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2주간 외국인 친구들과 의사소통은 될까? 영어를 못하면 친구들과 잘 어울리지 못하진 않을까?' 등의 걱정이 많았다. 하루가 지난 뒤, 그건 다 '기우'였단 걸 알았지만 말이다. 어쨌거나 부산역에서 한국인 캠퍼들이 만든 피켓을 들고 외국인 친구들을 맞이했다. 저마다 자기 덩치만한 짐들을 싸들고 왔다. 우리는 서로 어색한 인사를 나누고 서투른 영어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다.
우리의 숙소는 산복마을 언덕의 중턱에 자리잡고 있었다. 마을에서 운영하는 자원봉사용 숙소 겸 전시관으로 쓰인다고 했다. 2층으로 된 숙소의 내부에는 화장실은 기본, 깔끔한 주방, 벤치까지 있었고 무선 인터넷 환경도 좋았다. 숙소와 머지않은 곳에는 마을 카페가 있었고 그쪽에서 많은 도움을 주셨다.
첫날밤, 우리는 나를 비롯한 한국인 캠퍼가 만든 저녁을 먹고 자기소개를 하며 캠프 기간 동안의 내규를 정하였다. 서로 더 친해지기 위해 게임도 했다. 그렇게 우리는 서로를 조금씩 알아가며 약간 다른 문화는 서로 이해하고 배려하며 화목한 분위기를 이어나갔다.
캠프 프로그램은 크게 2주로 구성되었던 듯 하다. 첫 주는 환경단체인 생명그물이 주로 기획한 프로그램들이었으며 그 내용은 부산 지역의 생태보호, 그중에서도 맹꽁이들을 로드킬로부터 보호하자는 취지가 주된 것이었다. 우리는 생명그물의 호스트를 따라 다니며 맹꽁이 주서식지와 로드킬의 흔적들을 살펴보았다. 또한 부산 도심에 흐르고 있는 온천천과 삼락습지 등의 부산 생태환경을 살펴보았다. 물론 이렇게 수동적인 프로그램만 진행되진 않았다. 캠페인 활동이 프로그램의 항목 중 하나로 포함되어있었고 우리는 어떻게 진행할지 머리를 맞대고 논의했다. 결국 내가 제안했던 맹꽁이 코스프레가 선택되었고 우리는 초록 부직포와 매직, 색종이 등을 통해 맹꽁이 코스츔을 자체 제작했다. 나와 다른 한국인 캠퍼 한명이 부산대 사거리 앞에서 개구리처럼 뛰어 신호등을 건너 맞은편에서 오는 자동차(스티로폼으로 자체제작)에 치이는 퍼포먼스를 벌였다. 당시 무슨 용기로 했는지, 지금 생각해보면 짜릿하다.
2주차는 산복마을 재건 프로그램이 주가 되었다. 마을 계획가 선생님을 통해 산복도로의 역사를 간략히 들었고 산복마을의 재건을 위해 어떤 사업들을 하고 있는지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그 다음,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일까 알아보기 위해 마을 재건 사업의 모범사례인 감천문화마을에 방문했고 우리는 산복마을을 꾸밀 알록달록한 나무판을 제작하기로 했다. 미술에 흥미가 있었기에 나무판에 그림을 그리는 것이 즐거웠다. 또한 어르신들을 위한 봉사도 진행되고 마을의 꼬마들과 놀아주기도 했다. 앞서 말했던 마을 카페에서 주시는 빙수도 꿀맛같았다.
물론 이런 봉사활동들만 진행된 것은 아니었다. 중간중간 짜투리 시간, 휴식일 등을 통해 해운대, 광안리 등에서 물놀이를 했고, 부산의 명소들을 함께 방문했다. 외국에서 온 친구들과의 부산 여행인 셈이었다.
어느덧 캠프의 마지막날이 다가왔다. 우리는 부산역까지 올때까지만 해도 시끌벅적한 분위기로 수다를 떨었다. 하지만 각자의 플랫폼으로 갈라져야하는 게이트 앞에서 약속이라도 한듯 눈물을 떨구었다. 나이, 성별, 국적을 떠나 캠프에 참가하여 열정과 추억을 공유한 친구들과의 이별이 기쁠 수가 없었다. 하지만 이내 추스리고 다음의 만남을 기약했다. 우리는 약속을 지켰고 몇달 후, 몇몇 친구들은 다시 만나 함께 서울을 여행했다. 요즘은 워낙 인터넷이 발달했기 때문에 sns를 통한 연락도 꾸준히 주고 받고 있으며, 엽서와 같은 아날로그 방식을 통해 서로 연락을 주고 받는다. 우리들의 캠프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