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후기

멕시코, 숨고르기로 찾은 감동

작성자 김도형
멕시코 VIVE26 · ENVI 2014. 02 멕시코

Protecting the Marine Turtles at Colola XI

참가 전 준비와 마음가짐

누구에게나 선택지와 본인의 꿈이 그 가운데 맞닥뜨리는 지점은 존재한다. 그리고 다시금 돌아볼 수 있는 순간도 역시나 그렇다.인생의 선택지의 측면에서 우리 모두는 대학을, 직장을, 혹은 사람을 택하며, 또 그에 호응하는 삶을 살아가게 된다는 건 일종의 흐름이다. 하지만 그 중에서는 때로는 가지 않던 길, 또는 새로운 경험들에 한껏 자신을 걸어보기도 한다. 그런 '숨고르기'... 워크캠프는 어쩌면 새로운 전환의 계기다. 큰 용기라기보다는 단순히 일상 이외의 새로움에 다가가고 싶었던 마음, 언뜻 무모해보여도 어느새 자신감으로 새겨지는 사람들의 장. 그것은 모든 워크캠프가 두근대는 마음으로 가득한 이유다.
멕시코 남해안 연안 도시 Colola에서 벌어졌던 모든 일들은 그런 '숨고르기'에 열성적인 친구들로 가득했다. 사실 많은 활동이라고 할 수는 없는 그날그날의 평범한 일상.모래톱 한켠에서 우리는 느려지고, 또 조금 더 순박해졌으며, 조그만 것에도 감동을 일삼았었다.감동을 우리가 찾아가는 법을 천천히 깨달아가는 하루하루였던 것이다, 사소한 것으로도.
홍콩에서 온 왕은 나에게 한국식 카드치기를 배웠고,
일본에서 온 요시모토는 쉬는 날 해안가 바위에서 미끄러져서 다치기도 했지만 스페인'자유인' 안토니오에게 붕대를 둘둘 만 채로 응급처치를 받았다.
멕시코 현지 친구들인 '핀체 모렐리아노' 에두아르도와 낸시는 티격태격해도 꽤나 잘 맞는 듀오, 캐나다에서 온 하이디와 엘로이자는 언제나 시끌벅적한 수다쟁이였다.
그리고.. .프랑스 친구 카린은 마지막 날 떠나는 버스를 앞에 두고 펑펑 울고 말았다.
모두가 함께 한 활동, 멕시코 남해안으로 산란하러 오는 바다거북이를 보호하는 것. 야간 활동이 주가 되었고, 낮에는 휴식과 그날그날의 식사당번이 어떤 요리로 끼니를 때울지를 고민하며 식재료를 근처 마을에서 ATV로 공수해오는 그런 나날들이 계속되었다. 재깍 부린 솜씨치곤 꽤나 훌륭한 세계인들의 손끝에 새삼 감사하는 것은, 너무나 조용하고 세상에서 늘어나버린 시간이 흐르는 듯한 해변에서는 매일 바뀌는 메뉴만으로도 무척 신선한 자극이 됨을 깨달아 버린 때문은 아닐런지. 아무것도 없는 바닷가에서는 가벼운 즐거움마저 좋다.
조를 나눠 모기약으로 무장하고 해변가로 나서는 때, 그 곳의 모두가 듣게 되는 소리, 곧 탄생이 흐르는 시간. 파도가 부서지는 바닷가 아래 별빛이 뜨면, 생명이 약동하는 가쁜 숨소리가 간헐적으로 모래톱 군데군데서 들려온다. 바다거북들은 제 등딱지 위로 쏟아지는 파도를 맞으면서도, 주변에서 자신의 알들을 노리는 새들을 뒤로 하며 꾸준히 백사장을 오른다. 그네들이 둥지에서 알을 낳으며, 또 모래를 헤치면서 둥지를 만들며 내뿜는 그 경이를 아직도 기억한다. 그건 우리가 머나먼 곳에서 끝내 먼저 다가간 감동의 또다른 모습 그 자체이기 때문이니까. 확 끼쳐오는 소중함을 우리는 귀로 들었다.
새벽을 지새며 부화장에서 알을 묻으며, 새끼 거북들이 오물조물 저마다 부딪히면서 내는 타닥타닥 소리에 익숙해지는 2주간의 시간이 지났지만 지금 극적으로 변화된 것은 없다. 다만 인생에 다가오는 짜릿한 감동의 때는 다가오는 것만큼 찾아가는 길도 넓고 크다는 사실은 다시금 나에게 새로운 시각과 도전을 선사한다. 끝나자마자 다른 일을 찾아서, 또 가슴뛰는 인생의 숨소리를 찾아가기 위해서, 감동하고픈 나를 위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