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후기

아이슬란드, 가치관을 바꾼 10일

작성자 김경아
아이슬란드 SEEDS 016 · ART/CULT 2014. 04 아이슬란드

Easter Photo Marathon in Reykjavík

참가 전 준비와 마음가짐

아이슬란드 워크캠프에 대해 어떤 말로 운을 떼야할지 모르겠다. 아이슬란드 워크캠프는 나의 가치관에 변화를 준 특별한 경험이었다. 10일은 짧은 시간인데 많은 것을 배우고 느껴서 그런지, 워크캠프가 빨리 끝난 것 같기도 하면서도 오랜 시간을 보낸 것 같기도 한 이상한 기분이 든다.
한국에 있을 때 늘 봉사활동을 해왔고, 영국에서 공부하면서도 봉사활동을 계속하고 싶어 방법을 찾던 와중에 워크캠프를 알게 되었다. 학교를 빠지면서 봉사활동을 하는 건 등록금을 내주시는 부모님께 불효를 하는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이스터 방학을 이용하기로 하였고, 그 기간에 맞는 워크캠프가 아이슬란드에서 개최하는 이스터 포토 마라톤이었다.
아이슬란드는 나에게 생소한 나라였고, 워크캠프가 아니었더라면 전혀 관심을 가지지 않았을 것이다. 또 사진 찍는 것이 진정 봉사활동을 하는 일인지, 지금 제대로 하고 있는 게 맞는지 계속해서 의구심이 들었다. 하지만 워크캠프가 끝난 지금
이스터 포토 마라톤에 참가하기로 결정한 건 정말 잘 한일이라고 단언한다.
혼자 여행을 가는 건 태어나서 처음이라 아이슬란드에 가기 전에 많은 걱정을 했었다. 아이슬란드로 가는 비행기를 타러간 공항에서도 진짜 아이슬란드에 가는 건가하고 계속 믿기지가 않았다. 또 지금 생각해보면 전혀 겁먹지 않아도 되는 일인데, 모든 것이 새로운 경험이라 겁을 잔뜩 먹었었다. 아이슬란드로 향하는 비행기에 몸을 싣고, 아이슬란드가 배경이 되었던 월터 미티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의 OST인 space oddity를 들으며 창밖을 구름을 보니 그제야 조금 안도 할 수 있었다. Space oddity라는 노래에 planet earth is blue and there's nothing I can do라는 가사가 있는데 그 뜻이 무엇인지 알 것 같았다.
워크캠프 전에 도착하는 참가자들에게 seeds에서 숙소를 제공했지만 나는 혼자서 아이슬란드를 둘러보고 싶었기 때문에 미팅포인트 근처에 숙소를 예약하고 그 곳에서 머물렀다. 아이슬란드의 숙소인 레이캬비크는 정말 규모가 작은 도시였다. 걸어서 1시간이면 레이캬비크에 관광명소를 다 둘러볼 수 있다. 처음 레이캬비크에 도착했을 때 감탄을 금치 못했던 것은 아시아이다. 레이캬비크 바다 근처로 가면 바다 넘어 멀리에 눈 덮힌 산이 보이는데 그 경관이 너무 멋있었다. 내가 본 바다 중 가장 아름다운 바다라고 느낄 정도였다. 나중엔 질릴 정도로 봐서 그 감흥이 떨어지긴 했지만 말이다. 아무튼 그 곳에서 신나서 사진 찍다가 카메라를 떨어뜨려서 고장내버렸다. 그 때 심정은 정말 암담했다. 사진 찍는 워크캠프에 참여하는데 카메라가 없다니...다음날 원래 계획은 말을 타는 투어를 가는 거였는데 울며 겨자 먹기로 포기하고, 카메라를 고쳐보려고 아이슬란드에서 삼성 대리점을 찾는 도전을 했다. 물어물어 삼성 대리점을 발견했을 때 정말 눈물 날거 같았다. 감격에 겨워서 삼성 대리점 사진을 핸드폰으로 찍었었다. 하지만 고치려면 2주는 걸릴 거라고 해서 저렴한 카메라를 하나 더 살 수 밖에 없었다. 결제를 위해 카드를 건낼 때 정말 씁쓸했지만, 그 경험 덕에 레이캬빅의 지리와 버스 이용 방법을 확실하게 익힐 수 있었다.
아이슬란드 오기 전에 미팅포인트를 찾는 것이 최대의 걱정이었는데, 삼성 대리점을 찾은 자신감으로 미팅포인트를 찾아냈다. 레이캬빅은 앞서 말했듯이 규모가 정말 작은 도시이며, 도로마다 이름이 써져있고, 집집마다 번지수가 적혀있기 때문에 미팅 포인트를 쉽게 찾을 수 있으니 이 글을 보는 다음 참가자들이 나처럼 너무 걱정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미팅포인트에 도착하니 이미 다른 캠퍼들 몇몇이 도착해 있었다. 우리 숙소는 레이캬빅에서 조금 거리가 있는 곳에 떨어져있었기 때문에 빨간 미니버스를 타고 숙소를 향했다. 다들 처음이라 그런지 어색했었다. 그때 우리 캠프에서 가장 연장자인 이시와 같은 좌석에 탔었는데 침묵을 깨고자 어디에 오셨는지, 스페인에서 오셨다고 해서 스페인에 가우디 건축물에 관심이 있고 가고 싶다고 말했었다. 이런 저런이야기를 하면서 숙소에 도착해보니 생각지도 못했던 한국인이 있어서 정말 반가웠다. 우리 워크캠프엔 나를 제외하고 한국인 오빠들이 둘이 있었는데 처음부터 끝까지 의지가 많이 되었다. 또, 두 분 모두 이런 저런 특이한 경험이 많고, 때문에 아는 것도 많아서 닮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우리 멤버는 총 16명 이었는데 그 중 4명은 리더, 12명은 캠퍼였고 11개의 다른 국적을 가진 사람들로 구성 되었다. 고국에서 봉사활동을 해왔던 사람이 많았고, 친절하고, 생활태도도 좋은 사람들로만 이루어져서 정말 나는 복 받은 아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워크캠프 중간에 내 생일이 있어서 멤버모두가 모여 찍은 사진이 있는데 가끔 그 사진을 보면 어떻게 이 많은 사람들이 한 자리에 모일 수 있었을 까 정말 기적 같은 일이야 라고 생각을 한다. 워크캠프 첫째 날에는 돌아가며 자기소개를 하고, 워크캠프가 끝나면 어떤 것을 얻게 될 거 같은지 써서 벽에 붙였는데, 나는 그 때 인생에서 중요한 것을 배울 것 같다고 써서 붙였고, 정말 그렇게 되었다.
이튿날 아침, 요리하는 팀과 청소하는 팀을 나누었고, 돌아가며 집안일을 했었다. 늘 기숙사 생활을 했기 때문에 요리를 해야 하는 필요성을 못 느꼈는데, 요리를 잘하는 멤버들을 보면서 큰 자극을 받았다. 워크캠프가 끝난 지금 여러 가지 음식을 만드는 것에 도전 중이다.
내가 참가한 워크캠프의 목표는 사진전을 여는 것이었기 때문에 사진을 찍는 방법에 대해서 배우고 아이슬란드 주변에서 사진전 주제에 맞는 사진을 찍어야했다. 따라서 아이슬란드의 지리를 알아야할 필요가 있어서 레이캬빅을 구석구석 돌아다니는 게임을 했다. 힌트를 주고 그 힌트에 맞는 장소를 찾아가는 것이었는데 레이캬빅을 좀 더 자세히 할 수 있는 재미있는 방법이었다.
사진전의 주제는 종교였다. 따라서 아이슬란드의 교회에 방문해 예배에 참여하고 목사님께 이야기 듣는 시간도 가졌고, 아이슬란드 종교에 대해서 공부하는 시간도 가졌다.
그리고 자유 시간에는 함께 여행을 갔었다. 칼데라 호수인 케리드를 시작으로 게이시르, 굴포스 폭포, 블랙비치, 펭벌린 국립 공원, 블랙비치 등에 다녀왔었다. 특히 게이시르 간헐천에서 멤버들이랑 일부러 가까이에 가서 솟아오르는 온천수를 맞고, 우리 샤워했다며 장난쳤던 것을 잊을 수가 없다. 아이슬란드의 자연 경관은 정말 대단하고 웅장해서 경치를 보고 심장이 울렁거리는 특이한 경험을 했었다.
인터네셔널 디너에는 안동찜닭을 표방하는 콜라찜닭을 만들었다. 모든 재료를 쉽게 구할 수 있을 것 같아서 선택했는데 생각보다 쉽지 않아서 한국 오빠에게 도움을 청했었다. 생각한 것보다 맛이 좋았고 콜라를 이용해 찜닭을 만드는 것이 신기했는지 다른 멤버들이 레시피를 달라고 부탁했었다. 인터네셔널 디너에서 가장 맛있었던 음식은 가장 친했던 이탈리아 친구가 만든 티라미수였다. 친구는 실패한 거라고 말했지만 정말 맛있었고, 내가 먹어본 티라미수 중에 최고였다. 이탈리아 친구가 티라미수 만들 때 노른자와 흰자를 분리하는 일을 도왔는데 그 때 사이가 더 돈독해진 것 같다. 인터네셔널 디너가 재밌고 인상 깊어서, 워크캠프가 끝나고 학교에 돌아가서, 같이 수업 듣는 친구들과 일주일에 한번 씩 각자 나라의 음식을 나눠먹는 인터네셔널 런치를 만들었다.
내 부족한 영어 실력 탓에 서로 완벽한 대화를 할 수는 없었지만 마음으로 눈빛으로 어떤 사람인지 느낄 수 있었고, 친해질 수 있었다. 24시간 동안 영어로 대화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이전보다 영어 실력이 늘었고, 그 들이 썼던 영어표현을 아직도 기억하고 있다. 프랑스 워크캠프와 이탈리아 여행을 계획하고 있는데 그 곳에서 멤버들을 만나기로 약속했다.
아이슬란드 워크캠프는 나에게 일어난 일 중 가장 좋은 일이다. 아이슬란드 워크캠프를 떠올리면 항상 가슴이 벅차오른다. 비록 목표했던 극광은 보지 못했지만 멤버들을 만나고 값진 경험을 한 것만으로도 충분하고 감사하다. 기회가 닿는 다면 다시 참여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