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후기

이탈리아, 국경 없는 따뜻한 마음

작성자 이예은
이탈리아 CG09 · SOCI/FEST 2014. 04 - 2014. 05 이탈리아

FESTIVAL OF NATIONS

참가 전 준비와 마음가짐

나의 두번 째 워크캠프는 이탈리아였다!
나폴리 근처에 Aversa라는 작은 도시인데(나폴리 사람들도 잘 몰랐다ㅎㅎ)
외국인 이민자들을 위한 아주 큰 센터였다. 나와 함께한 봉사자들은 총 8명
이탈리아, 우크라이나, 터키, 러시아, 한국, 헝가리 출신으로 나이도 20~27사이 또래였다.

이 워크캠프의 취지는 다문화 이해 였다. 집이없는 외국인 이민자들의 의식주를 제공해주고, 이탈리아어를 가르쳐 홀로 자립할 수 있도록 도우는 센터였으며, 우리가 준비한 페스티벌은 이 곳에 거주하는 외국인들을 위한 아주 큰 행사였다. 우리가 한 일은 무엇이며, 가장 기억에 남는 추억들을 함께 공유하고 싶다!
<우리가 한 일>
1. 센터에 거주하는 홈리스 외국인 이민자들의 배식돕기, 청소돕기.
2. 그 센터에 있는 아이들과 놀아주기(게임, 식사 옆에서 챙겨주기)
3. 밤 9시부터 12시까지, 공원, 지하철역, 길거리에 있는 외국인 노숙자들에게
음식과 이불 나누어주기
4. 이민자들을 위한 큰 행사준비(상점마다 들어가서 홍보를 하고, 전단지를 나누어줌)

센터에 거주하는 홈리스 외국인은 이탈리아로 피신한 불법 체류자들이 많았다.
내가 있을 때, 아프리카 지역의 청년들 15명이 이 센터로 왔다. 사정을 들어보니, 아프리카 어느 나라에(나라이름 기억이 안난다ㅠ) 정권 교체로 인한 전쟁이 일어났다고 한다. 일년에 한번씩은 이렇게 전쟁이 터진다고 한다. 이 15명의 청년은 아프리카에서 이탈리아로 그 작은 카누에 목숨을 의지한 채 4,5일동안 지중해를 건너 도착한 사람들이었다. 충격적인건, 그렇게 함께 탈출한 사람들 중 150명이 지중해를 건너다 물에 빠져 죽었다고 했다.
이 15명 청년들은, 18살에서 갓 20살이 넘은, 우리와 같은 또래였다. 센터에서 준 전화카드를 이용해, 우리 핸드폰으로 그들의 가족과 전화연결을 도와주었다. 살아있다고, 잘 있냐는 안부전화를 하는 그들의 덤덤한 눈빛이 더 슬프게 느껴졌다.
아마, 이 센터에 있는 약 100명의 이민자들이 비슷한 사정과, 비슷한 환경을 갖고 있는 사람들일 것이다. 우리는 센터에 있는 그들의 방을 청소해주고 식사를 준비하기 위해 부엌에서 영양사 아주머니들과 음식준비를 돕고, 남자봉사자들은 그들의 목욕과 이발을 도왔다.
밤에는 노숙을 하는 이민자들에게 빵과음료수, 따뜻한 이불을 나누어주었다. 지금까지 한 봉사활동에선 어려운 사람들에게 필요한 물건을 전달하고 끝인게 대부분이었다. 그런데 이 곳의 센터 봉사자들은 공원에서 자고 있는 그들과 악수를 하며 반갑게 인사를 하고, 친구처럼 대화를 나누고, 용기를 싣어주며 그들에게 물질적인 것을 넘어선 정과 사랑을 전달하는 것을 보고,개인적으로 많은 감동을 받았다.

페스티벌은 이 곳에 거주하는 모든 외국인들이 모이는 축제였다. 워크캠프 봉사자인 우리 는, (우리는 이러한 행사를 준비중이며, 전단지를 벽보에 붙여도 되겠냐) 라는 이탈리어를 외워서 각 상점마다 들어가서 홍보를 다녔다. 정말 재밌었다! 이탈리어로 현지인들과 이야기를 하다니ㅋㅋ 생각보다 현지인은 우리에게 개방적이었고, 우리를 도와주고 싶어했다.
그리고 우리는 페스티벌을 홍보하는 포스터를 각자의 언어로 (우크라이나 헝가리 아랍 한글 터키어 등등) 번역에서 하나 씩 만들어, 무대 맨 앞에 배치해놓았다. 각기 다른 언어, 같은 내용의 포스터처럼.. 우리 서로는 인종이 다르지만, 모두가 하나라는 걸 말하지 않아도 느낄 수 있었다.
큰 무대가 설치되고, 정말 많은 사람들이 모였다. 설치된 천막에 나라마다 고유 의상들과 전통 음식들이 준비되었고 무대에는 많은 나라의 전통음악과 춤으로 한껏 흥이 돋았다. 그리고 이탈리아의 어느 라디오방송에서 이 페스티벌과 우리를 취재하기 위해 왔다. '페스티벌에 오신 여러분을 환영합니다. 우리는 여러분이 이 행사에서 좋은 시간과 기억들을 만들길 희망합니다.' 라는 문구를 각자의 언어로 녹음을 했다. 우리 목소리가 이탈리아 전역 라디오로 전파가 된다니.. 정말 신기한 경험이 아닐 수 없었다. 밤 늦게까지 행사는 계속되었다. 행사 막바지가 될 무렵, 우리 봉사자들과 이 곳에 참가한 사람들은 손을 잡고 큰 원을 만들어 춤을 추기 시작했다. 신나는 음악, 손을 맞잡은 그들의 얼굴에 가득한 미소를 보며 지금 이 순간이 너무나도 행복했다.


워크캠프 참가자인 8명의 봉사자들과, 이곳에 봉사활동을 하고 있는 이탈리아 청년들과 함께 12일을 너무나도 즐겁고 뿌듯한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봉사 외 시간에는 같이 나폴리 근교에 있는 예쁜 섬에 하루종일 여행을 가기도 하고, 밤에 bar에 가서 같이 술을 마시고, 카드게임을 하거나 공원에가서 배구를 하기도 하면서 워크캠프 끝난지 이틀밖에 안된 지금도 서로의 페이스북을 통해 너무너무 보고싶고 그립다고, 다음에 다른 워크캠프 같이 참가하고 싶다며 메시지를 주고받고 있다. 내 인생에 있어 한번 뿐인, 이렇게 소중한 기억과 소중한 인연을 만들어준 워크캠프에 정말 정말 감사하고, 앞으로 살아가는데 있어서 평생을 잊지 않고 간직할 추억이 생겨서 너무나도 행복하다.. 우리가 봉사를 했던 Aversa의 센터장님께서는, 원하면 언제든 오라고, 언제든 열려있다며 떠나는 우리를 따뜻하게 안아주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