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후기

아이슬란드, 오로라보다 빛난 우정

작성자 이지민
아이슬란드 SEEDS 005 · ART/CULT 2014. 02 아이슬란드

Photo Marathon in Reykjavík

참가 전 준비와 마음가짐

대학생활에서 추억이 될만한, 단순한 자유여행 말고 특별한 경험을 만들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고민하던 중, 더 나은 세상 워크캠프 팸플릿을 보게되었고, 아이슬란드에 관심을 갖게되었습니다. 당시만해도 꽃보다 청춘이 방영되기 이전이었고, 아이슬란드라고 하면 아일랜드나 그린랜드와 혼동이 될 만큼 제 주변에서는 인지도가 꽤 낮은 나라였습니다. 네이버에 검색을 해 보아도 워크캠프를 다녀온 몇명의 후기 말고는 별다른 정보를 찾을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구글에 검색해 본 후, 아이슬란드는 유럽에서 이미 유명한 관광지였고, 저는 지체 없이 아이슬란드행을 결정했습니다.
가장 첫번째 고민은 참가시기를 겨울로 할 것인지 여름으로 할 것인지 하는 것이었습니다. 겨울의 가장 큰 메리트는 단연 오로라를 볼 수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이름부터 아이스가 들어가는 나라에 겨울에 가는 것이 약간 무섭기도 했습니다. 한편, 여름의 가장 큰 장점은 아름다운 자연 경관과 백야를 볼 수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끝없이 펼쳐진 초록빛 평야를 24시간 볼 수 있다는 것은 쉽게 포기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그 어느 고민도 오로라를 볼 수 있다는 설렘을 이기지는 못했고, 저는 2월에 떠나는 워크캠프를 신청했습니다.
먼저, 저는 인천에서 출발하여 런던에 5일 정도 머물렀고, 다시 레이캬빅으로 향했습니다. 처음 혼자 떠나는 해외여행인지라 서투른 점도 많았지만, 친절하면서도 쿨한 아이슬란드 사람들 덕분에 안전하게 미팅포인트에 도착했습니다. 처음 미팅포인트에 도착했을 때는 당황스러웠습니다. 먼저 주소 하나만 가지고 찾은 빈 집에 들어서서 하나 둘 씩 모여드는 외국인들과 대면하는 것이 낯설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내 적응했고 우리의 어코모데이션으로 옮긴 후 즐거운 나날이 시작되었습니다.
매일 아침은 캠프 리더 중 한명이 진행하는 요가로 산뜻하게 시작했고, 계란 썩은 내가 나는 유황물로 씻으며 피부는 하루가 다르게 좋아졌습니다. 'ICELANERS'라는 주제를 가지고 아이슬란드 사람들에 대해 배우고, 찍으며 진행된 포토 마라톤도 흥미로웠습니다. 그리고 주말마다 진행된 골든 서클, 블루 라군 등의 여행 일정도 빼놓을 수 없는 키 포인트였습니다. 무엇보다 마음에 남는 것은 매일 매일 친구들이 만들어 준 저녁식사였습니다. 일반식, 채식, 비건 용 식사를 모두 준비하며, 다양성과 보편성이 공존하는 식탁을 매일 경험한다는 것은 정말 잊을 수 없는 기억이었습니다.
저만의 특별한 경험은 베를린에서 온 나탈리라는 친구와 아이슬란드 최대 음악 축제인 SONAR 2014의 3일권을 20만원 상당의 금액으로 구매하여, 하르파까지 매일 편도 1시간 반씩 아이슬란드의 칼바람을 뚫고 걸어다닌 것입니다. 행여 배가 고플까 숙소에서 샌드위치와 간식을 싸서 걸어다니며 땀도 많이 흘렸고, 웃기도 많이 웃었습니다. 이 추억은 나탈리와의 우정을 돈독하게 해주었고, 이후 베를린에 개인적으로 여행가게 되었을 때, 나탈리네 집에서 묵게 된 계기가 되었습니다.
처음 아이슬란드에 가야겠다고 생각하시는 분의 대다수가 오로라를 생각하시리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오로라는 아이슬란드 워크캠프의 그저 일부분일 뿐입니다. 다양한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함께 모여 서로 이해하는 시간을 갖는 것, 그 어울림의 미학은 오로라와 견줄 수 없을 정도로 찬란한 것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