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후기

알프스 마을, 낯선 곳에서 찾은 의미

작성자 황다운
프랑스 SJ05 · CONS 2014. 05 - 2014. 06 Le Fai

LINGERIE DU FAI

참가 전 준비와 마음가짐

교환학생을 마치고 유럽여행을 좀 더 의미있고 저렴하게 갈 방법을 찾다가 워크캠프라는 것을 발견하여 신청하게 되었다. 모두가 가는 관광지에서 인증샷을 찍고 오는 것보다 잠시나마 지역 사회에 머무르면서 그 곳의 사람들을 만나고 사람들이 살아가는 모습을 보면서 새로운 삶의 방식을 배워오는 여행을 하고 싶었던 나에게 워크캠프라는 프로그램은 나에게 아주 적합한 프로그램이었다. 처음에는 이런 동기로 신청했으나 교환학생을 마치고도 계속되는 영어에 대해 자신감이 없는 태도와 프랑스로 신청을 해서 불어권 참가자들도 올 수 있다는 사실에 많이 긴장이 되었었다. 그렇게 긴장과 설렘을 안고 나는 프랑스 남부, 알프스 산맥에 위치하고 있는 Le Fai에 발을 디뎠다.
워크캠프 참가자들은 총 5명으로 나와 같은 한국인 1명, 일본인 1명, 중국인 1명, 러시아인 1명 총 이렇게 구성이 되었다. 모두가 인접해 있는 지역에 있어서 문화 교류나 언어 교류가 더 활발히 잘 되었고, 소수 인원이다 보니 다섯명이서 정말 끈끈하게 친해질 수 있었다. 이렇게 다섯명과 일을 같이 하되,아침 점심 저녁 식사와 기타 여가활동들은 다른 5~6명 정도의 장기 봉사자들까지 포함해서 늘 함께 했다.
우리가 한 일은 작은 보관창고에 1~2평 남짓되는 작은 빨래방을 짓는 일이었다. 물건을 나르고, 돌벽을 부수고, 나무와 철근을 크기에 맞게 자르고, 벽을 설치하고, 드릴을 박고, 페인트를 칠하는 일 등으로 절차가 진행이 되었다. 얼핏 들으면 한국사회에서 많은 사람들이 기피하는 노가다 일인것 같지만, 전혀 경험이 없는 이런 일을 한다는 점이 매우 흥미로웠다. 작은 방을 만드는 것이라 성과도 빨리 보여 더 재미있었고, 무엇보다 우리를 지도해준 technical leader분이 너무 좋으셔서 우리를 일을 시키려고 하기보다 가르쳐주려는 마음이 더 큰게 느껴져서 늘 감사하고 일도 더 재밌게 할 수 있었다. 워크캠퍼들이 다 여자인 바람에 너무 무겁거나 위험한 일은 주변 봉사자들이 도와주었고, 덕분에(?) 할일이 많이 없었던 우리들은 중간중간에 많이 잡담을 하였다. 일은 8시 반부터 4시 반까지 이어졌는데 10시반에 쉬는시간, 12시반부터 2시까지 점심시간, 4시에는 또 간식시간 해서 정말 쉬엄쉬엄 일을 하였다.
이렇게 일하는 것도 즐겁고 재밌었지만 내가 이 워크캠프를 22년 인생에서 최고의 기간이었다고 꼽을수 있었던건 사람들과 환경이었다. 늘 물질적인 가치로 평가되고 평가하게되는 한국사회에 지쳐 더 넓은 세계를 경험하기 위해 미국으로 교환학생을 떠났는데, 그 곳 마저 그런 잣대들로 부터 자유로울 수는 없었다. 그러나 Le Fai에서 만난 모든 사람들은 아무 이유없이 우리 워크캠프 사람들을 모두 따뜻하게 맞아주었고, 관심 가져주고, 매 순간 베풀어주는 행동에 늘 감동을 받았다. 그런 좋은 분위기와 더불어 우리 다섯명의 워크캠퍼들도 모두 서로를 챙겨주고 하였으며, 나중에 말하다 보니 알게된 사실인데, 나를 포함한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가장 최상의 모습을 끄집어 낼 수 있었던 공간이었던 것 같다. 또한 Le Fai는 알프스 산맥에 있어서 사방에서 보이는 절경이 너무 아름다웠다. 늘 산속 깊숙이 들어가 잠시 사는 모습을 꿈꾸곤 했는데 이곳은 그 꿈을 실현시키기에 너무나 이상적인 공간이었다. 계속 새소리가 지저귀고, 훼손되지 않은 자연 그대로인 호수와 폭포가 이곳 저곳에 있는데, 관광객 없이 조용히 즐길 수 있어 늘 행복했다. 또한 wifi가 있지만 워크캠퍼들을 비롯한 모든 봉사자들이 단 한개의 컴퓨터를 제외하고는 wifi를 쓰는 것이 금지되었는데, 이로 인해 더 사람들과 대화를 할 수 있었고, 독서할 시간도 많이 갖게 되었으며, 신호와 최근 소식들에 얽매이지 않고 온전히 워크캠프에 집중할 수 있는 시간들을 갖게 되었던 것 같다.
아직도 그곳 생각을 하면 마음에 울림이 일 만큼 너무 행복했던 삼주였다. 아름다운 자연속에서 따뜻한 사람들과의 교류, 늘 이상적으로 꿈꾸던 것들을 직접 실현할 수 있어 행복했다. 너무 짧은 기간이 야속했지만, 짧았기에 더 소중했다고 생각한다. 혹여나 스펙에 도움이 될까, 영어 공부에 도움이 될까 개인적이고 물질적인 작은 목표들을 모두 잊고 그냥 늘 즐길 수 있었던 것 같다. 이 경험은 늘 소중히 간직하며 힘든 일이 있을 때마다 나의 생활을 북돋아 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