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후기

로마, 만화처럼 펼쳐진 나의 여름

작성자 신재은
이탈리아 LUNAR 02 · FEST 2014. 06 Rome

COMICS FESTIVAL

참가 전 준비와 마음가짐

교환학생을 준비하던 시절, 학교 국제교류센터에서 봉사활동에서 같이 봉사활동을 하던 학교 선배를 통해 처음 알게 되었습니다. 미국에서의 교환학생을 하며 오랫동안 꿈꾸었던 유럽여행을 계획하던 중 워크캠프를 떠올리고 찾아보게 되었는데요. 본격적으로 취업을 준비하기 전, 봉사활동도 하면서 신나게 즐길 수 있는 걸 찾아보다가 마침 로마에서 Comics Festival 이 열린다고 하기에 신청했습니다. 어렸을 때 즐겨봤던 만화책과 축제의 만남은 어떨까 생각하며, 또 새로운 사람들을 만난다는 두근거림에 여행과 봉사활동을 준비했습니다.
7년간 국제적인 축제로 자리매김해 온 Forte Prestino 에서의 Comics Festival은 명성만큼이나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 축제가 진행되었습니다. 예술가뿐만 아니라 아프리카, 호주, 미국, 유럽각지에서 온 손님들을 만날 수 있었고, 예술가들은 각자의 공간에서 직접 창작활동을 하기도 하고 자신의 작품을 사람들에게 소개하면서 판매를 하기도 했습니다. 두 개의 큰 공간이 있었는데 한 공간에서는 밴드가 노래를 부르며 사람들이 음악을 즐기고 이탈리아의 전통적인 음식들을 판매하는 곳이었습니다. 반대편 공간은 봉사활동과 예술가들이 생활하는 공간과 동시에 거리의 음악가들이 자유롭게 모여 음악을 하거나 모던 댄스 등 무용과 서커스 공연을 하기도 했습니다.
각 국에서 모인 저를 비롯한 워크캠프 봉사활동 친구들과 함께 축제가 시작하기 전부터 축제를 위해 준비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가장 기본적으로 쓰레기 분리수거와 주변 공원 정리, 예술가들을 위한 공간 정리와 축제에 오는 손님들을 위한 음식 만들기(케밥이나 파스타 등 주방 도우미)를 했습니다. 축제 중에는(오후) 주방을 도와주는 일과 입구에서 손님을 안내하는 일 등을 나눠서 하고, 오전에는 전날 생긴 쓰레기를 처리하는 일을 했습니다. 그 외에는 축제를 위해 땅을 고르고, 필요한 탁자와 의자를 나르고 정렬하는 일, 상점 페인트칠, 안내표시대를 직접 꾸미는 일도 했으며, 예술가의 창작활동을 옆에서 돕기도 하는 일을 했습니다.
실질적인 봉사활동 이외에도 축제에 직접 참여하면서 다양한 경험을 쌓을 수 있었습니다. 축제에서는 다양한 퍼포먼스들이 이루어지기도 했었기 때문에, 요가나 격투기 등 축제를 위해 준비하는 사람들에게서 무료로 배울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었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친구들과 함께 모던 댄스(현대 무용)를 하는 무용수들에게 직접 모던 댄스를 배우기도 했습니다.
축제는 4일간 열렸는데 축제 전과 후에는 자유 시간이 꾀 많이 주어져 캠프에 참여하는 친구들과 로마여행을 같이 했습니다. 이미 로마를 여행한 상태였지만 외국인 친구들과 함께 여행하는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단 생각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는데요. 예상대로 새롭고 독특한 여행을 할 수 있었습니다. 가장 기억에 남았던 여행은 역시 첫 여행인데요. 팀 리더였던 니나가 직접 유명한 유적지들을 안내하고, 이탈리아 사람들이 주로 다니는 음식점과 젤라또 가게를 소개해 주어 편안하게 여행을 했었습니다. 여행 시작할 때는 다양한 국적의 친구들과 다니다 보니 서로 다른 여행 스타일에 다들 지치기도 하고 짜증도 부리기도 했습니다. 그러던 중에 중간에 갑자기 맑은 하늘에서 소나기가 엄청 내렸는데 그 때 서로의 홀딱 젖은 모습을 보고 웃으며 그 이후에는 서로 배려하며 여행했던 기억이 납니다. 또한 저녁에는 우리끼리 작은 파티도 열고 게임도 하면서 서로 친해졌는데요. 캠프 두 번째 날은 서로 자기 나라의 음식을 만들어 나누고 각 나라의 경제나 사회, 문화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도 가졌는데 그런 행사를 통해서 좀 더 빨리 가까워지는 계기가 될 수 있었습니다.

느꼈던 점......
사람과 지내는 데 언어만큼 중요한 게 없는데요. 하지만 저는 이번 캠프를 통해서 언어가 중요하기는 하지만, 꼭 언어만이 사람과 사람 사이의 유일한 끈이라고 생각했던 과거의 편견에서 벗어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우선 첫 번째로 이탈리아 사람들은 영어를 잘 못해서 캠프를 진행하는 동안에도 소통이 캠프리더를 통해서만 되어 불편한 점은 있었지만 손짓, 몸짓, 표정을 통해서도 소통할 수 있다는 걸 알았습니다. 캠프 진행자들은 웃으며 우리들에게 어떤 식으로 쓰레기 분리를 하는지 혹은 어떻게 음식을 조리하는 지 등에 대해서 알려줬고 우리도 그들의 미소를 보며 기분 좋게 봉사활동을 진행할 수 있었습니다. 특히 니노라는 캠프 기술자였던 분은 우리에게 이탈리아어로 많은 이야기를 하셨는데, 다 알아들을 수는 없었지만 우리는 모두 니노를 좋아했습니다.
두 번째로는 터키 친구 하릴을 보면서 느꼈는데요. 저는 미국에서 교환학생을 하고 온 터라 영어에 대한 부담은 많지 않아 친구들과 잘 어울릴 수 있었지만, 터키 출신의 하릴은 영어가 거의 되지 않아 소통에 매우 불편함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하릴의 항상 긍정적인 모습과 성실한 봉사활동으로 캠프 참가자들은 오히려 캠프 마지막엔 하릴을 더 좋아하고 챙겨주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긍정적인 마음과 태도, 사람들을 배려하는 것이 언어보다 훨씬 중요하다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닫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사실 축제 시설과 환경이 매우 열악하고 대게 그렇듯이 경제적으로 어려운 예술가들이 많았지만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고 즐기면서 사는 사람들을 보며 나도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살고 싶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9년간 자신이 생각했던 그림을 그리기 위해 다른 사람들과 대화하고 협력을 얻으면서 그림을 그리던 페레데카, 실업자로 하루하루 정부의 최저생계비로 살아가고 있던 프랑스 어느 작가, 축제와는 관련이 없는 가정교육과 이지만 그 축제가 좋아서 그림이 좋아서 자신이 하던 공부를 잠시 멈추고 아무 바라는 것 없이 축제에 자원한 캠프리더 프란체스카까지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위해서 생기 넘치는 그들의 표정을 보면서 나는 어떤 꿈을 꾸고 있고, 어떤 표정을 지으며 살아가고 있는지에 대한 생각을 다시 한 번 하게 되는 경험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