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후기
아이슬란드 당근밭, 특별한 경험의 시작
Mýrdalshreppur - South shore
참가 전 준비와 마음가짐
아이슬란드 단순한 여행으론 느낄 수 없었던 특별한 경험!
군대에서 갓 전역한 후, 거의 즉흥적으로 유럽여행을 결정하고 그 여정의 시작이 아이슬란드의 워크캠프였다. 세계지도의 서쪽 끝으로만 알고 있었던 아이슬란드. 누구도 쉽게 할 수 없는 여행을 꿈꾸던 나에게는 딱 안성맞춤인 시작으로 느껴졌다.
아이슬란드에 도착하기 전 처음으로 혼자 여행을 시작하여 아는 게 없었던 나는 그야말로 아무런 대책도 없는 상태였다. 아이슬란드 도착 3일전 런던에서 지냈던 시간은 아무 계획 없이 떠나온 여행이 얼마나 힘든 것인가만 깨우쳐 주었을 따름이라, 새로운 것을 한다는 기대보다는 그래도 어디 소속되니 좀 편하겠지 하는 마음가짐, 거기에 팀 정원이 5명인 캠프이기에 너무 팀원이 적어 혹 그중 마음이 안 맞는 사람이라도 있으면 힘들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도 있어 기대보다는 걱정이 앞서기도 했다. 그러나 이 걱정은 팀원들을 만나는 첫 날 사그라졌다.
나는 워크캠프 3일전 아이슬란드에 도착하여 개인적인 여행을 한 후 이번 워크캠프의 주체인 SEEDS의 숙소에서 첫날을 보냈다. 그 다음날 아침 이번 프로잭트의 팀원들과 마주칠 수 있었다. 먼저 우리 팀 리더였던 데니, 너무나도 활발해서 TV에서 막 나온듯한 전형적(?) 이탈리아인 아니타, 차분하고 세련된 독일소녀 다니엘라, 벨라루스에서 온 우아한 사진의 전문가 줄리아. 이렇게도 다른 매력을 갖은 사람들이 첫 만남부터 서로에 대한 호감으로 이야기를 하니, 친해지기 싫어도 금방 친해질 수밖에 없었다.
우리 프로잭트는 ‘당근농장 일손돕기’정도로 요약할 수 있겠다. 농장은 아이슬란드의 남부 쪽에 있었다. 가까운 마을은 Vik인데 그 곳도 차타고 20분가량 걸렸던 것으로 기억이 난다. 첫 날은 그 곳으로 이동하고, 그 주변을 둘러보는 일로 끝이 났다. 주변에는 이웃으로 불릴만한 몇 가구가 있었지만, 또 아주 가까운 거리는 아니라 우리 숙소 근처에는 호스트와 우리팀을 제외하면 다른 사람들을 쉬이 볼 수 없었다. 집 바로 옆에는 축사가 하나 있는데 한 무리의 소와 그보다 적은 수의 염소를 기르고 있었다. 집 앞으로는 농장이 나 있고 농장을 넘어 15분을 걸어가면 아이슬란드의 남해안으로 길이 이어진다.
숙소는 안락하고 넓었다. 마치 팬션에 온 듯 아이슬란드에서의 3주를 항상 편하게 해주었다. 각자 개인용 침대가 있었고, 방은 3개로 2인용 2개와 1인용 1개가 있었다. 거실도 적당히 커서 숙소에 있을 때는 잘 때를 제외하곤 다섯 명이 항상 거실에서 생활하며 놀았다. 부엌도 깔끔했다. 다만 스토브가 전기식이었는데 화력이 엄청 약해서 요리할 때 조금 불편하긴 했다. 그것만 제외한다면 숙박에 있어서는 불편하다고 할 것이 전혀 없었다.
주변을 모두 둘러본 후 숙소에 돌아오자 앞으로 할 일들에 대한 간단한 브리핑이 있었다. 우리의 목표는 바람으로부터 당근을 보호하기 위해 조그마한 비닐하우스를 만드는 일! 아이슬란드의 바람의 세기는 진짜 체험해본 사람만 알 수 있을 정도로 강력하다. 과장을 조금 보태면 화창한날의 바람세기가 우리나라의 태풍철 때의 그것과 비슷할 정도. 때문에 비닐하우스를 지어놓지 않으면 기우 때문에 농사가 힘들다고 한다.
비닐하우스는 우리 무릎까지 오는 크기로 그렇게 크지는 않았다. 우리가 해야하는 일은 크게 3단계로 나뉜다. 먼저 트랙터로 다져진 밭에 비닐하우스의 뼈대가 되는 플라스틱 막대기를 밭의 곳곳에 배치시킨다. 그다음 배치되어진 막대기를 밭의 일정 거리마다 꽂아서 비닐하우스의 뼈대를 만든다. 마지막으로 다 같이 트랙터를 이용해 비닐을 씌운다.
-우리 팀의 일상은 이랬다.
08:00 ~ 09:00 기상 및 아침식사
09:00 ~ 13:00 오전일과 ( 맑을 시 농장일, 날이 흐릴 시 잡일)
13:00 ~ 14:30 점심
14:30 ~ 17:00 오후일과
17:00 ~ 자유시간
시드의 자유시간은 팀 리더의 지휘아래서 팀원들이 화합하여 즐기는 것을 권장하고 있다. 우리 팀의 경우에는 데니와 줄리아가 아이슬란드에 오랜 기간 있었기에 많은 정보를 갖고 있었다. 데니가 지속적인 노력을 들여 우리 주변의 명소나 할 거리들을 찾아 계획을 세워 더 알차게 즐길 수 있었다. 더욱이 우리 농장의 호스트였던 베기가 자유시간 때 우리가 그의 자동차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해 주었기 때문에 우리의 행동반경이 넓어져 훨씬 다향한 일들을 할 수 있었다. 많은 곳을 가고 많은 것을 즐겼다. 내 인생 가장 아름다운 폭포였던 Skogarfoss, 깨끗한 빙하들과 그곳을 노닐던 물개들이 인상 깊었던 glacial lagoon, 산속에서의 자연온천욕등...
주말을 포함해서 시간에 여유가 충분할 때에는 이렇게 많은 곳을 여행하며 놀았지만, 시간에 여유가 없어 멀리 나가지 못하는 날들, 또는 일이 너무 힘들어 모두가 그냥 쉬고 싶어 했던 시간도 많았다. 하지만 우리 팀은 이런 짜투리 시간도 심심하게 보내지 않았다. 데니가 가져왔던 트럼프 카드로 우리들은 각자 나라의 카드게임을 가르쳐주며 재밌는 시간을 보냈고(나는 원카드와 훌라를 소개시켜 줬는데, 원카드의 반응은 그냥 그랬지만 훌라는 대박을 터트리며 가장 재밌는 게임 중 하나로 등극했다.), 줄리아는 전 워크캠프였던 ‘사진’프로젝트 때 사용했던 피피티를 재활용하여 우리에게 꿀과 같은 팁을 주었다(줄리아는 사진프로젝트의 리더였다.). 그리고 밤에는 다 같이 거실에 모여 아이슬란드와 관련된 영화를 봤다.
또 워크캠프에서 재밌었던, 어찌보면 가장 힘들었던 것은 사실 음식이었다. SEEDS에는 팀원들의 화합을 위해 International Dinner이라고 불리는 만찬을 준비해 가야한다. 이 만찬에서 각국의 특색 있는 음식을 선보이며 화합을 다진다는 것이다. 나는 외국인들이라면 꼭 좋아한다는 불고기를 준비해갔다. 그런데 이게 왠일... 데니와 다니엘라가 체식주의자여서 고기는 먹지 못한단다. 심지어 아니타는 스파이스(고춧가루부터 시작해 심지어 소금도)를 매우 싫어하는 성격. 내가 평소에 먹던 자극적인 음식들은 첫날부터 구경해볼 수도 없게 돼버렸다.
우리 음식 시스템은, 호스트가 필요 재료들을 다 준비해주고 우리는 그것을 매일 요리해서 먹도록 돼있었다. 데니는 간단한 게임을 통해 우리 인원을 2명/3명으로 나누고 점심 저녁을 따로 분담해서 한쪽이 음식을 하면 다른 쪽이 치우는 시스템을 만들었다. 나는 아니타와 2명이서 팀을 이루게 됬다. 고기를 제외하니 채소, 야채, 밀가루식품으로 밥을 해야했다. 그러다보니 거의 대부분의 밥은 스파게티/파스타가 되었고, 거기에 들어가는 재료들은 모두 야채, 채소뿐 심지어 스파이스를 최소화한 묽은 무언가가 되었다. 대충 이런식이다. 당근과 브로컬리 캘리플라워등을 냄비에 끓여서 육수 비슷한 것을 만들고, 파스타 면을 따로 쌂은 후 면에 육수를 얹어 먹는. 처음에는 도대체 이런 걸 어떻게 먹나 싶었다. 심지어 아침도 샌드위치만 먹다보니 진짜 적응이 안 되더라. 그래도 그런 생활을 1주일을 보내자 그럭저럭 음식이 먹을 만해 지더니, 2주일이 지나자 진짜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으로 새로운(신기한) 요리를 하고 맛있게 먹고 있는 우리가 있었다. 특히 치즈는 얼마나 많이 먹었는지 모른다.
워크캠프 기간 중 가장 좋았던 것은 역시 새로운 사람들과의 관계이다. 서로 다른 문화, 환경을 갖은 사람들이 워크캠프라는 계기를 통해서 서로 소통하고 교류하는 것. 워크캠프 이후에도 한 달 반 정도를 여행했지만, 워크캠프와 같이 오랜 기간 같은 공간에서 공동체 생활을 할 기회는 많지 않았다. 이런 공동체 생활을 통해 우리는 서로 알아가면서, 문화의 차이에 대해 이야기하고 또 같은 것에 공감하면서 여행과는 또 다른 특별한 경험을 쌓을 수 있었다. 그리고 워크캠프를 통해 맺은 관계는 그 후로도 이어졌다. 이후 여행을 계속하면서 친구들을 찾아갔는데 얼마나 친절하고 따스하게 받아주었는지 모른다.
이번 워크캠프를 통해서 얻은 것이 정말 많은 것 같다. 작게는 영어실력의 소폭 상승부터해서 크게는 친구들과의 관계까지. 또 여행을 시작함에 자신감을 불어 넣어주기도 했다. 여행을 마친 지금 여행을 뒤돌아보며 워크캠프가 내게 얼마나 큰 힘을 실어주었는지 다시 느낀다.
군대에서 갓 전역한 후, 거의 즉흥적으로 유럽여행을 결정하고 그 여정의 시작이 아이슬란드의 워크캠프였다. 세계지도의 서쪽 끝으로만 알고 있었던 아이슬란드. 누구도 쉽게 할 수 없는 여행을 꿈꾸던 나에게는 딱 안성맞춤인 시작으로 느껴졌다.
아이슬란드에 도착하기 전 처음으로 혼자 여행을 시작하여 아는 게 없었던 나는 그야말로 아무런 대책도 없는 상태였다. 아이슬란드 도착 3일전 런던에서 지냈던 시간은 아무 계획 없이 떠나온 여행이 얼마나 힘든 것인가만 깨우쳐 주었을 따름이라, 새로운 것을 한다는 기대보다는 그래도 어디 소속되니 좀 편하겠지 하는 마음가짐, 거기에 팀 정원이 5명인 캠프이기에 너무 팀원이 적어 혹 그중 마음이 안 맞는 사람이라도 있으면 힘들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도 있어 기대보다는 걱정이 앞서기도 했다. 그러나 이 걱정은 팀원들을 만나는 첫 날 사그라졌다.
나는 워크캠프 3일전 아이슬란드에 도착하여 개인적인 여행을 한 후 이번 워크캠프의 주체인 SEEDS의 숙소에서 첫날을 보냈다. 그 다음날 아침 이번 프로잭트의 팀원들과 마주칠 수 있었다. 먼저 우리 팀 리더였던 데니, 너무나도 활발해서 TV에서 막 나온듯한 전형적(?) 이탈리아인 아니타, 차분하고 세련된 독일소녀 다니엘라, 벨라루스에서 온 우아한 사진의 전문가 줄리아. 이렇게도 다른 매력을 갖은 사람들이 첫 만남부터 서로에 대한 호감으로 이야기를 하니, 친해지기 싫어도 금방 친해질 수밖에 없었다.
우리 프로잭트는 ‘당근농장 일손돕기’정도로 요약할 수 있겠다. 농장은 아이슬란드의 남부 쪽에 있었다. 가까운 마을은 Vik인데 그 곳도 차타고 20분가량 걸렸던 것으로 기억이 난다. 첫 날은 그 곳으로 이동하고, 그 주변을 둘러보는 일로 끝이 났다. 주변에는 이웃으로 불릴만한 몇 가구가 있었지만, 또 아주 가까운 거리는 아니라 우리 숙소 근처에는 호스트와 우리팀을 제외하면 다른 사람들을 쉬이 볼 수 없었다. 집 바로 옆에는 축사가 하나 있는데 한 무리의 소와 그보다 적은 수의 염소를 기르고 있었다. 집 앞으로는 농장이 나 있고 농장을 넘어 15분을 걸어가면 아이슬란드의 남해안으로 길이 이어진다.
숙소는 안락하고 넓었다. 마치 팬션에 온 듯 아이슬란드에서의 3주를 항상 편하게 해주었다. 각자 개인용 침대가 있었고, 방은 3개로 2인용 2개와 1인용 1개가 있었다. 거실도 적당히 커서 숙소에 있을 때는 잘 때를 제외하곤 다섯 명이 항상 거실에서 생활하며 놀았다. 부엌도 깔끔했다. 다만 스토브가 전기식이었는데 화력이 엄청 약해서 요리할 때 조금 불편하긴 했다. 그것만 제외한다면 숙박에 있어서는 불편하다고 할 것이 전혀 없었다.
주변을 모두 둘러본 후 숙소에 돌아오자 앞으로 할 일들에 대한 간단한 브리핑이 있었다. 우리의 목표는 바람으로부터 당근을 보호하기 위해 조그마한 비닐하우스를 만드는 일! 아이슬란드의 바람의 세기는 진짜 체험해본 사람만 알 수 있을 정도로 강력하다. 과장을 조금 보태면 화창한날의 바람세기가 우리나라의 태풍철 때의 그것과 비슷할 정도. 때문에 비닐하우스를 지어놓지 않으면 기우 때문에 농사가 힘들다고 한다.
비닐하우스는 우리 무릎까지 오는 크기로 그렇게 크지는 않았다. 우리가 해야하는 일은 크게 3단계로 나뉜다. 먼저 트랙터로 다져진 밭에 비닐하우스의 뼈대가 되는 플라스틱 막대기를 밭의 곳곳에 배치시킨다. 그다음 배치되어진 막대기를 밭의 일정 거리마다 꽂아서 비닐하우스의 뼈대를 만든다. 마지막으로 다 같이 트랙터를 이용해 비닐을 씌운다.
-우리 팀의 일상은 이랬다.
08:00 ~ 09:00 기상 및 아침식사
09:00 ~ 13:00 오전일과 ( 맑을 시 농장일, 날이 흐릴 시 잡일)
13:00 ~ 14:30 점심
14:30 ~ 17:00 오후일과
17:00 ~ 자유시간
시드의 자유시간은 팀 리더의 지휘아래서 팀원들이 화합하여 즐기는 것을 권장하고 있다. 우리 팀의 경우에는 데니와 줄리아가 아이슬란드에 오랜 기간 있었기에 많은 정보를 갖고 있었다. 데니가 지속적인 노력을 들여 우리 주변의 명소나 할 거리들을 찾아 계획을 세워 더 알차게 즐길 수 있었다. 더욱이 우리 농장의 호스트였던 베기가 자유시간 때 우리가 그의 자동차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해 주었기 때문에 우리의 행동반경이 넓어져 훨씬 다향한 일들을 할 수 있었다. 많은 곳을 가고 많은 것을 즐겼다. 내 인생 가장 아름다운 폭포였던 Skogarfoss, 깨끗한 빙하들과 그곳을 노닐던 물개들이 인상 깊었던 glacial lagoon, 산속에서의 자연온천욕등...
주말을 포함해서 시간에 여유가 충분할 때에는 이렇게 많은 곳을 여행하며 놀았지만, 시간에 여유가 없어 멀리 나가지 못하는 날들, 또는 일이 너무 힘들어 모두가 그냥 쉬고 싶어 했던 시간도 많았다. 하지만 우리 팀은 이런 짜투리 시간도 심심하게 보내지 않았다. 데니가 가져왔던 트럼프 카드로 우리들은 각자 나라의 카드게임을 가르쳐주며 재밌는 시간을 보냈고(나는 원카드와 훌라를 소개시켜 줬는데, 원카드의 반응은 그냥 그랬지만 훌라는 대박을 터트리며 가장 재밌는 게임 중 하나로 등극했다.), 줄리아는 전 워크캠프였던 ‘사진’프로젝트 때 사용했던 피피티를 재활용하여 우리에게 꿀과 같은 팁을 주었다(줄리아는 사진프로젝트의 리더였다.). 그리고 밤에는 다 같이 거실에 모여 아이슬란드와 관련된 영화를 봤다.
또 워크캠프에서 재밌었던, 어찌보면 가장 힘들었던 것은 사실 음식이었다. SEEDS에는 팀원들의 화합을 위해 International Dinner이라고 불리는 만찬을 준비해 가야한다. 이 만찬에서 각국의 특색 있는 음식을 선보이며 화합을 다진다는 것이다. 나는 외국인들이라면 꼭 좋아한다는 불고기를 준비해갔다. 그런데 이게 왠일... 데니와 다니엘라가 체식주의자여서 고기는 먹지 못한단다. 심지어 아니타는 스파이스(고춧가루부터 시작해 심지어 소금도)를 매우 싫어하는 성격. 내가 평소에 먹던 자극적인 음식들은 첫날부터 구경해볼 수도 없게 돼버렸다.
우리 음식 시스템은, 호스트가 필요 재료들을 다 준비해주고 우리는 그것을 매일 요리해서 먹도록 돼있었다. 데니는 간단한 게임을 통해 우리 인원을 2명/3명으로 나누고 점심 저녁을 따로 분담해서 한쪽이 음식을 하면 다른 쪽이 치우는 시스템을 만들었다. 나는 아니타와 2명이서 팀을 이루게 됬다. 고기를 제외하니 채소, 야채, 밀가루식품으로 밥을 해야했다. 그러다보니 거의 대부분의 밥은 스파게티/파스타가 되었고, 거기에 들어가는 재료들은 모두 야채, 채소뿐 심지어 스파이스를 최소화한 묽은 무언가가 되었다. 대충 이런식이다. 당근과 브로컬리 캘리플라워등을 냄비에 끓여서 육수 비슷한 것을 만들고, 파스타 면을 따로 쌂은 후 면에 육수를 얹어 먹는. 처음에는 도대체 이런 걸 어떻게 먹나 싶었다. 심지어 아침도 샌드위치만 먹다보니 진짜 적응이 안 되더라. 그래도 그런 생활을 1주일을 보내자 그럭저럭 음식이 먹을 만해 지더니, 2주일이 지나자 진짜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으로 새로운(신기한) 요리를 하고 맛있게 먹고 있는 우리가 있었다. 특히 치즈는 얼마나 많이 먹었는지 모른다.
워크캠프 기간 중 가장 좋았던 것은 역시 새로운 사람들과의 관계이다. 서로 다른 문화, 환경을 갖은 사람들이 워크캠프라는 계기를 통해서 서로 소통하고 교류하는 것. 워크캠프 이후에도 한 달 반 정도를 여행했지만, 워크캠프와 같이 오랜 기간 같은 공간에서 공동체 생활을 할 기회는 많지 않았다. 이런 공동체 생활을 통해 우리는 서로 알아가면서, 문화의 차이에 대해 이야기하고 또 같은 것에 공감하면서 여행과는 또 다른 특별한 경험을 쌓을 수 있었다. 그리고 워크캠프를 통해 맺은 관계는 그 후로도 이어졌다. 이후 여행을 계속하면서 친구들을 찾아갔는데 얼마나 친절하고 따스하게 받아주었는지 모른다.
이번 워크캠프를 통해서 얻은 것이 정말 많은 것 같다. 작게는 영어실력의 소폭 상승부터해서 크게는 친구들과의 관계까지. 또 여행을 시작함에 자신감을 불어 넣어주기도 했다. 여행을 마친 지금 여행을 뒤돌아보며 워크캠프가 내게 얼마나 큰 힘을 실어주었는지 다시 느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