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후기

독일, 쉼표로 시작된 특별한 2주

작성자 이지은
독일 IBG 07 · CONS/RENO 2014. 06 독일

Eggenfelden

참가 전 준비와 마음가짐

대학교 4학년, 마지막 학기를 남겨두고 나는 문득 취업 전 혼자 여행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들 취업을 준비하려 목숨을 걸고 있는데 4학년이 왠 여행이냐? 는 소리를 듣기 무서웠지만, 나는 어차피 취업을 하고 평생 일을 할 것인데 조금만 쉬어가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휴학을 하고 아르바이트를 하며 혼자 돈을 모았고, 유럽 여행을 계획하기 시작했다. 유럽 여행을 계획하는 중에 친구가 워크캠프라는 활동에 대해 알려주었다. 알아보니 외국친구들과 2주간 생활을 함께하며 봉사를 하는 프로그램이었고, 유럽 여행과 봉사라는 가치 있는 일을 함께 하게 되면 금상첨화일 것 같아 신청을 했다. 나는 독일에 있는 Eggenfelden이라는 마을에서 일을 하게 되었다. 처음으로 혼자 하는 여행이라 설렘 반 두려움 반이었다. 독일의 S반을 타고 Eggenfelden 역을 도착해서 마중나오기로 한 친구를 찾아 둘러봤지만 친구는 없었다. 알고보니 Eggenfelden 역에서 한 정거장 떨어져있는 Eggenfelden mitte 라는 곳에서 내렸어야했다. 역무원에게 도움을 받기 위해 조금은 알고 있던 독일어로 간단히 상황 설명을 했고 덕분에 친구를 만날 수 있었다. 숙소는 Haus der Begegnung, 마을에서 손님들이 사용할 수 있게 만들어놓은 마을회관과 비슷한 개념의 장소였다. 처음 친구들을 만났을 때는 어색했지만 어느새 적응을 할 수 있었다. 이 곳에서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마을의 일손을 돕는 일이었다. 관목을 자르고 기계를 통해 잔디를 깎는 등의 일도 하였고, 마을 놀이터의 계단을 만들고 페인트를 하는 일, 마을 박물관 내부 정리 등을 하였다. 오전 8시 30분부터 오후 3시까지 일을 하고 점심은 아침 당번이 샌드위치를 만든 것을 일터에서 먹었다. 일이 끝난 이 후에는 함께 모여 수영장을 가고, 시내에 나가 함께 하는 시간을 많이 가졌다. 특히, 내가 갔을 때는 한참 브라질월드컵 기간이라 모두가 함께 월드컵을 보러 갔는데 러시아 친구가 한 명 있어서 한국과 러시아 전을 보는데 더욱 재미가 있었다. 그리고 주말에는 우리끼리 원하는 곳으로 여행을 갔는데, 우리는 독일의 호수인 킴제 호수로 놀러 갔다. 킴제 호수에서 한참 즐겁게 수영을 하는데 한 친구가 물에 빠졌다. 다행히 옆에 있는 다른 친구가 수영을 잘해서 그 친구를 구해줬지만 모두가 아주 놀라 한동안 아무 말이 없었다. 그 일이 있고 얼마 뒤 돌아가려고 배를 탔는데, 다른 친구 한 명이 쓰려져서 구급차에 실려갔다. 나머지 팀원들은 갑자기 이게 무슨 일이냐며 당황했다. 다행히 그 친구도 별다른 이상이 없어 퇴원을 하게 되었다. 그 동안 내가 했던 활동은 늘 보호자가 있었기 때문에 어떤 일이 생겨도 안전하다고 생각을 했지만 이번 워크캠프에서는 학생 신분인 리더가 운영을 하고 또 우리 모두가 상의해 이 캠프를 진행하는 것이기 때문에 따로 이런 일이 생길 것이라는 생각도 안 한 상태여서 더욱 놀랐던 것 같다. 하지만 다행히도 서로 다독여주고 의지하며 2주 간 별다른 이상 없이 활동을 마칠 수 있었다. 그리고 헤어지기 전 날에는 우리와 함께 일을 했던 마을 사람들과 조촐한 파티를 했는데, 그 중 나와 정이 들었던 한 아저씨는 나를 보며 꼭 다시 오라고 말씀하시며 눈물을 보이셨다. 너무 마음이 아프고 아쉬웠다. 이렇게 2주 간 나는 다양한 나라의 사람들과 행복한 추억을 만들었고, 내 인생에서 또 다른 소중한 챕터를 채워 넣게 되어 정말 기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