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후기

프랑스 남부, 땀과 웃음으로 채운 2주

작성자 김현경
프랑스 U01 · ENVI/RENO 2014. 06 Montauban ,France

MadOn Arts -Tradition Terre 1

참가 전 준비와 마음가짐

참가하게된 동기는 특별하지 않았습니다. 핀란드 교환학생 생활을 하던 즈음 제가 인도에서 참여했던 첫 번째 워크캠프가 떠올랐습니다. 한학기도 중반에 접어들었었고 이 곳에 와서 내가 뭘했는지 되돌아 보게 됐을 때 땀흘리며 처음으로 타지에 나가 봉사활동을 했었던 시간이 떠올랐던건 당연했을지도 모릅니다. 다시 사람들과 살 부대껴 가며 땀 흘려가며 보냈던 행복했던 2주를 다시 경험할 수 있을 지 모른다는 생각에 다시 지원하게 됐습니다. 하루 6시간의 노동 후에 참가자들 사이의 문화교류에 중점들 둔 워크캠프라는 것이 좋았지만 무엇보다 북적거리는 도시가 아닌 한적한 프랑스 남부 시골마을이라는 점이 가장 맘에 들었습니다.
환상을 품고 갔던 파리는 생각처럼 행복하지 않았습니다. 몽또벙에 가기 전 파리에서의 시간들이 빨리 흘러갔으면 좋겠다는 바람뿐이었습니다. 이른 아침에 기차에 몸을 싣고 몽또벙으로 가는 기차 밖 풍경은 정말 오랜만에 보는 평화로운 풍경이었습니다. 기차역에 도착하니 저를 데리러 나와주신 캠프리더분과 다른 초등학생처럼 보이는 아이가 한 명 같이 있었습니다. 후에 알고 보니 학교에서 문제아로 찍히거나 더이상 구제 불능 하다고 여기는 아이들을 2,3일씩 이 곳에서 맡아주는 일도 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제가 첫날 봤던 그 아이도 실은 학교에서 꽤나 골머리 썪던 학생이었습니다. 하지만 이 곳에서 본 그아이는 불어를 알아들을 수는 없어도 쾌활하고 유쾌한 아이였습니다. 바베큐 파티를 하고 난 저녁 저는 자기 전에 의자에 앉아 있던 그 아이에게 잘자라는 인사를 불어로 건냈습니다. 처음에 잘 알아 듣지 못하다가 잠시 생각한 뒤 알아듣고는 저에게도 잘자라는 인사를 웃으며 건네주었는데 저는 아직도 저녁즈음에 피곤한 얼굴을 잠시 접고 웃어준 미소를 잊을 수 없습니다. 한 5일이 지난 뒤 그 아이는 다시 우리가 일하고 있는 곳에 놀러와서 하룻밤을 더 자고 갔습니다. 캠프리더에게 물으니 인생 처음으로 본 외국인들을 보는 것도 신기 했고 사람들이 자원해서 일하고 대화하고 음식을 같이 만들어 먹고 하는 이 곳의 생활이 좋아보여서 다시 오고 싶다고 말했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캠프 참가자들과 함께 에코 프로젝트라는 이름하에 환경을 거의 훼손시키지 않는 범위에서 농사를 짓는 법도 배웠습니다. 경운기와 같은 기계를 일체 사용하지 않고 모두 인간의 힘을 동력으로 하는 농사법이었습니다. 또 다른 쪽에서는 빵집을 만드는 작업을 했습니다. 벽돌을 만들고 나르고 쌓고... 이제까지 해본 일들 중에 가장 체력을 요하는 일이었지만 땀을 흘리고 사람들과 선선하게 부는 산바람을 맞으며 저녁을 만들어 먹는 일은 지금 생각해보면 정말 꿈 같은 일이었습니다.
인도에서 했던 워크캠프와는 다르게 이곳에서는 앞으로 5일간의 계획을 미리 정해두고 표를 만들어 자발적으로 사람들이 하고 싶은 일을 하게끔 했습니다. 예를들면 내일 점심담당은 누가, 설거지는 누가 하는 식으로 칸을 비워두고 그곳에 사람들이 이름을 적게 했습니다. 이렇게 해 놓으니 누가 무슨 말을 하지 않아도 이 곳의 모든 일을 자발적으로 처리했습니다.
기억에 남았던 것은 주말에 이 마을 근처의 조그만 마을에서 영화제를 했던 것입니다. 보통 워크캠프를 가면 주말은 휴식시간을 주어 캠프참가자들과 시간을 보내던지 휴식을 취하던지 하는 식인데 이번에 우리는 아주 운이 좋게도 근처 마을의 영화제에 가서 봉사활동도 하고 그곳에서 spectacle이라고 부르는 짧은 연극같은 것도 보게 돼었습니다. 절대 이 주민들이 아니면 와보리라고 생각도 하지 못하는 이 마을 사람들의 축제에 참가하게 된다는 게 정말 운이 좋다고 생각했고 그 곳에서 봉사활동으로 소세지와 고기를 구우며 새로운 사람들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눴던게 아직도 기억이 납니다.
선명할 듯도 한데 그 곳의 일들은 흐릿하지만 제가 인도에서 했던 첫 번째 워크캠프의 기억처럼 지워지지 않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곳에서 만났던 정말 친절한 사람들, 불어를 못하던 저였지만 항상 신경써주고 외롭지 않게 말을 많이 걸어주던 기억이 납니다. 신기하게도 교환학생 생활 덕분인 것도 있겠지만 이 곳 사람들의 친절함이 항상 무표정하던 저를 바꿔놓았습니다. 사람들과 정을 나눈다는 것이 무엇인지 알게 해준 저의 두 번째 워크캠프로 인해 저는 다시 세 번째 워크캠프에 도전하고 싶어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