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후기

두려움을 넘어선 새로운 도전, 워크캠프

작성자 이나영
이탈리아 Leg09 · ENVI 2014. 06 - 2014. 07 pusiano

Pusiano

참가 전 준비와 마음가짐

졸업을 한 학기 앞둔 시점, 걱정고민도 많고 후회도 많은 시기였다. 친구를 통해 우리학교에 생전 듣도보도못한 워크캠프라는 프로그램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막연히 유럽을 가 볼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되 처음에 혹하게 되었다. 그리고나서 워크캠프라는 것에 대해 더 알아보니 세계각국의 친구들을 만날 수 있고 함께 생활하며 문화교류도하며 봉사활동을 하는 등 일반 유럽여행이랑은 완전히 다른차원이란 것을 알게되었다. 또다른 새로운 경험을 해볼 수 있는 좋은기회라는 생각이 들었고 참가를 결심했다. 지금껏 살면서 새로운 것을 접해 볼 기회도,시간도 없었고 경험이란 것을 많이 해보지 못했었다. 뭐든지 경험이란 것은 되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나에게 워크캠프는 현실을 벗어난 느낌도 느껴볼 수 있을 것 같았고 이번기회에 나의 도전을 해보고자 하였다.

하지만 가기전부터 쉽지만은 않았다. 유럽이란 곳은 처음 이기도 했고, 혼자 해외를 나간다는 것 자체도 처음이라 두려웠었고, 그 넓은 땅에서 미팅포인트까지 혼자 어떻게 찾아갈것인가가 나한텐 가장 큰 걱정이었다. 특히 이탈리아에 소매치기가 많다고 하도 들어서 그것도 너무 무서웠다. 이런것들로 스트레스를 너무받아서 가는방법에 대해 철저하게 조사를 하였었다. 비행기경유-밀라노도착-버스-지하철-기차를 타야했다. 나는 픽업서비스를 알아봐서 버스와 지하철을 타야하는 거리를 줄였다. 가격은 좀 나가긴 했지만 나의 두려움값으로 퉁쳤다. 그렇게해서 나의 여행은 시작이 되었다. 비행기를타고 내려 밀라노공항부터 픽업서비스를 이용해서 기차역까지는 일단 별탈없이 갔고, 기차도 잘 탔는데 기차가 한국이랑 달리 무슨무슨 역인지 방송을 안해줘서 내가 내려야 할 erba역에 내리는 것이 문제였다. 창 밖을 보니 점점 시골 깊숙히 들어가는 듯 했다. 안절부절하다가 근처에 앉아있던 사람한테 물어보니 마침 나랑 같은역에 내린다고해서 그 분을 따라내렸고 덕분에 미팅포인트까지 잘 도착할 수 있었다. 그곳에서 캠프를 함께 할 친구 한 명을 만났고 한참뒤에 캠프리더도 만났다. 다른친구들은 좀 더 늦은 시간에 오기로 해서 우리끼리 먼저 리더의 차를 타고 숙소로 이동했다. 나의 캠프장소는 Pusiano라는 곳이었다. 도착해서보니 앞에는 넓은 호수가 펼쳐져 있고 우리 숙소는 몇층짜리 건물 안에 있었다. 생각했던 것 보다 너무 좋아서 깜짝 놀랐다. 각자 침대도 있었다. 그 날 저녁 드디어 함께 캠프를 할 친구들을 다 만날 수 있었다. 나와함께 한국인2명, 터키2명, 타이완2명, 체코2명, 프랑스1명, 러시아1명 이었다. 그리고 남자리더는 현지인 이탈리아, 여자리더는 독일, 그렇게 총12명이었다. 재미나게도 타이완2명과 터키2명은 각각 연인사이였다.

우리 캠프의 일상은 8시에 일어나 아침을먹고 준비해서 9시에 집합하여 차를타고 봉사활동 하는 장소로 갔다. ENVI 테마에 딱 맞는 깊은 숲속 이었다. 우리의 할 일은 외래종인 어떤 나무(풀잎)을 제거하는 것이 었다. 그 외래종이 환경을 조성하고 있는 토종,기존식물들을 다 파괴시키기 때문이었다. 여러도구들을 들고 각자 열심히 나무,풀을 자르고 치고 뽑고 제거했다. 그리고 그것들을 들쳐 옴겨 한곳에 다 쌓아 올렸다. 우리의 주 할일은 매일 이 나무 제거하기였다. 그 외에도 인포짓에 나와있는 것과 같이 crawfish 잡기와 그 숲속에 지나다니는 새들을 그물로 잡아서 칩같은 것을 달고 체크하고 기록하고 보존시키기위한 활동을 하는 것을 관찰하기도 했다.
일을하다가 점심시간이 되면 매 전날 저녁 우리가 만들어 온 샌드위치를 먹었다. 맨날 똑같은 샌드위치를 먹었다. 올드보이 인 줄 알았다. 점심시간이 지나면 한 3-4시간정도 더 일을하고 숙소로 돌아갔다. 일은 굉장히 고됬다. 숙소에 돌아갈때면 파김치가 되었었다. 초반엔 친구들도 이야기도 하면서 일을 했던 것 같은데 점점 하루 이틀 사흘 일주일 뒤로갈수록 다들 일 할때 아무말 없이 일만 했던 것 같다. 우리나라에서는 저녁을 한 6시쯤에 먹는데 이탈리아에서는 8시-9시쯤에 먹는다. 그리고 해가 진짜 길어서 그때쯤 어두워 진다. 그래서 하루가 굉장히 긴 느낌이다. 요리 당번은 미리 다 정해놓고 세명씩 짝지어서 돌아가면서 했다. 일을 마치고 숙소로 와서 씻고 좀 쉬다가 저녁이 다되면 먹으러가고 밥먹으면서 다같이 얘기도하고 웃고 그 시간이 제일 편안하고 좋았던 것 같다.

사실 난 그 곳에 가는것에 대한 두려움에 관한 생각만 했지 캠프안에서 사람들과의 생활에 대해선 전혀 걱정을 안했었다. 내가 평소하는대로 행동하고, 친구들 대할 때도 한국 친구들한테 하듯 똑같이 진심을 다해 대한다면 그 진심은 다 통할 거라 생각했다. 외국인이랑 이렇게 대면하는 것은 거의 처음이었지만 언어가 부족해도 뭐 손짓 발짓 다해서 충분히 의사소통도 가능할 것 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큰 오산이었다. 진짜 거기서 영어의 필요성을 뼈져리게 느꼈다. 내가 영어가 많이 부족한건 알았지만 진짜 이정도 일줄은 몰랐다. 아무래도 표현력이나 대화의 한계가 정말 컸다. 그게정말 너무 아쉽고 안타깝고 답답했다. 듣는 것은 한70%는 알아 들을 수 있었는데 내가 진심으로 전하고 싶었던 말들이나 하고싶었던 말들을 많이 하지 못했다. 처음에는 이것때문에 조금 힘들었었다. 하지만 다 너무 고맙고 착한친구들이었다. 비록 의사소통이 많이 안됬지만 나한테 너무 잘해줬고 잘 챙겨줬다. 다들 마음이 따뜻한 친구들이었다. 너무 좋은 사람들을 만나서 다행이기도 하고 고맙기도 했다. 한번은 한국인친구와함께 우리나라 게임들을 알려줬는데 술게임으로 많이들 하는 눈치게임을 가르쳐줬더니 재미있어 죽으려고 했다. 걸리는 사람은 춤추기, 노래부르기 등 우스꽝스러운 벌칙도 있었다. 그렇게 한국문화에 감명을 받는 듯 싶었다. 2주가 가까워 오던 날 나랑 한국인친구가 불고기와 계란찜 비빔밥을 몇시간동안이나 만들어 저녁으로 선사했는데 그땐 진짜 다들 껌뻑 죽었다. 우리한테 이런음식 만들어줘서 너무너무 감사하다고까지 했다. 역시 한국께 최고인 것 같다. 괜히 뿌듯했다.

일을 안하는 주말에는 다른 여러 곳에 가보았다. 꼬모라는 곳에가서 그나마 약간 번화가같은데서 구경도하고 피자집에서 피자도먹고 성당도 가보고 했다. 또 하루는 해수욕장 비슷한데 가서 하루종일 놀기도 했다. 다들 수영복을 입고 물놀이도 하고 힐링하고 그냥 거기 있는 것만으로도 여유롭고 아름답고 좋았다. 거기에 있는 사람들 다 free 해보였다. 햇빛쬐고 있고 풀밭에 누워있고 보드타고 물놀이도 하고 우리나라랑은 다른 색다른 느낌이었다. 경치도 한 몫 했다. 그리고 베르가모라는 곳도 갔었다. 산위에 있는 성곽도시인데 세상이 다 내려다보이는 아름다운 곳이었다. 더 올라가니 각종 가게들도 있었다. 구경도하고 좋은시간들이었다. 이런것들로 더 풍족해진 워크캠프가 되지 않았나 싶다. 워크캠프 마지막날에는 우리숙소 앞에 있던 그 호수를 오리배를 타고 횡단했다. 맨날보던 숙소앞 호수라서 별거아니게 생각했는데 막상 재미있었다. 마지막에 좋은 추억이 된 것 같다. 그 날 저녁에는 만찬을 즐겼다. 2주동안 알게모르게 정이 들어버린 친구들을 마주보고 있으면서도 왠지 한명 한명 생각이 들게 되었던것 같다. 숙소에 가서 친구들과 사진도 많이 찍어 놨다. 그리고 진짜 마지막 날이되서 다같이 떠나게되었는데 난 비행기 시간때문에 제일먼저 bye bye 하게 되었다. 친구들이 막 다 포옹해주고 i love you 하는데 뭉클한 기분이 들었다. 말이 안되서 2주동안 내 마음을 전하지 못한게 한 스러웠다. 그리고 워크캠프가 끈나고 다른 친구들은 거의 유럽여행을 하는데(이 친구들말고 대부분의 한국 워크캠프 참가자도) 나는 달랑 워크캠프만 갔다와서 비행기값도 그렇고 조금 아쉽단 생각이 들었다. 주로 워크캠프를 끼고 유럽여행을 많이들 하는 것 같은데 좋은 방법인 것 같다.

워크캠프가 끈난 지금 생각해보면 그 2주라는 시간이 정말 꿈 같다. 벌써 기억속에 있다.
정말 처음이고 완전히 새로운 곳에서 다르게 생긴 외국친구들과 함께 생활하고 부대끼고 같이 일하고 이런 기회는 다신 없을 것인데 내가 그런 경험을 해보고 왔다는게 이상하고 정말 내가 꿈을 꾼게 아닌가 생각이 든다. 겪어보니 외국인 친구들도 다 똑같은 사람이더라. 다르게 생겼다고 다른거 하나도 없었고 다 똑같이 생각하고 느꼈다. 조금씩 다른 문화를 서로 가르쳐주고 이해하였고 2주동안만큼은 서로 같은 감정을 나누었다. 제일 처음에 미팅포인트에서 만난 프랑스 친구가 생각이난다. 그냥 제일 처음 만난 친구이기도하고 따뜻한 사람이었고 왠지그냥? 내가 영어만 좀 더 잘했으면 더 풍요로운 워크캠프가 되었을 것 같은 아쉬움이 남는다. 이 워크캠프를 통해 어디에서도 해 볼 수 없는 값진 경험을 했다. 그리고 가기전에 두려움도 지나고 나니 아무것도 아니었 던 것 같다. 앞으로 더 나혼자서 뭘 해볼 수 있는 자신감이나 능력도 키워야겠단 생각도 들고 영어공부도 진짜 좀 열심히 해야될 것 같단 생각도 들고 봉사활동이란 것도 할 땐 힘들지만 보람있다는 생각도 들고 같이 캠프했던 친구들한테 느꼇던 소중한 감정들도 얻었다. 진짜 나에겐 전부 새로운 경험이었고 경험해보길 잘 한 것 같다. 뭔가 또 도전해 볼 기회가 생긴다면 이번엔 두려워하지만 말고 자신있게 한번 또 도전 해봐야겠다. 워크캠프라는 것은 살면서 한번쯤은 꼭 가볼 만 하다고 생각한다.



주의사항이 있다면 일갈때나 언제나 차에 가방을 두고 내리면 안된다. 우리캠프팀원 중 한명이 가방을 두고 내렸는데 누가 차유리깨고 훔쳐가서 정말 난감한 상황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