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후기

포르투갈, 잊지 못할 스무 살의 여름

작성자 문소연
포르투갈 PT-BG-16-14 · ENVI/HERI 2014. 07 포르투갈

Restoring Traditional Dovecote

참가 전 준비와 마음가짐

나는 3학년인데도 불구하고 학과의 특성상 매 방학마다 실습으로 인해 처음 여유로운 방학을 맞이하였다. 오랜만에 얻은 방학을 무언가 가치있고 특별한 일을 하며 보내고 싶은 마음에 여행, 봉사활동, 아르바이트 등 무엇을 할지 고민하였다. 그러던 중 문화교류를 하며 봉사활동을 할 수 있는 워크캠프를 알게 되었고 떨리지만 가슴설레이는 워크캠프에 도전을 하기로 결심하였다.

워크캠프 전 짧은 영국 여행을 마치고 미리 예약해둔 포르투갈행 비행기에 어렵게 몸을 싣었다. 비행기를 한번 놓치는 바람에 저가항공을 예약했지만 고가항공이 되어버린 비행기를 타고 2시간30분여 만에 포르투갈 포르토에 도착했다. 해가 질 때 쯤 도착했던 터라 포르토의 야경은 감탄을 금치 못할 정도였다. 비행기를 놓치는 바람에 추가요금을 내고 공항에서 노숙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싹 잊혀질 정도로 감격스러웠다. 정신을 차리고 해가 다 지기 전에 숙소에 도착하자는 생각으로 열심히 걷고 또 걸었다. 그리하여 미리 예약해둔 허름한 숙소에 도착했다. 포르투갈 할아버지 한 분이 늦은 밤 이였는데도 반갑게 맞이하여주셨다. 하지만 내가 아는 포르투갈어라고는 '올라','오브리가도' 할아버지가 아는 영어는 '오케이', '노우' 였기에 의사소통의 어려움이 심히 있었지만 온갖 바디랭귀지를 하며 힘든 하루를 무사히 마쳤다.
다음 날 미팅포인트로 가기 위해 버스터미널로 이동했다. 미팅포인트는 포르토에서 버스타고 5시간 정도 떨어져있는 VIMIOSO였다. 하루에 2번밖에 없는 버스라 놓치면 안되겠다는 생각에 서둘러서 터미널에 도착하였다. 표를 끊고 기다리는데 딱 봐도 '나 워크캠프가요' 라고 얼굴에 쓰여 져있는 아이들이 여러 명 있었고 그 중에 벌써 친해진 아이들도 여럿 있었지만 아직 외국인이 어색했던 나는 묵묵히 버스를 기다리고 버스에 올라탔다. 기나긴 5시간을 보내고 도착한 VIMIOSO에서 역시나 내가 생각했던 여러 명의 아이들이 모두 다 내렸다.
내가 참가한 워크캠프에는 8개국나라의 20명의 아이들이 모였고 그 중 프랑스 아이들이 7명 으로 가장 많았다. 그 외 체코, 벨기에, 슬로바키아, 스페인, 타이완, 러시아에서 온 여러 나라 아이들이 있었다.
미팅포인트에서 2조로 나뉘었고 차를 타고 20분 정도 더 들어가니 Uva라는 마을이 있었다. 그곳은 물을 펌프로 끌어올리고 횡단보도와 길거리에 소와 당나귀가 지나다니며 주위가 숲으로 둘러싸인 엄청난 시골 이였다. 첫날은 그렇게 저녁을 먹으며 간단하게 서로 자기소개를 하며 보냈다. 우리가 묵은 숙소는 2층 침대만 여러 개 놓인 창고식이였지만 잠자는 것에 대한 불만은 없었다. 일단은 침대가 편했고 하루하루 매우 피곤했기 때문에 잠자는 것에 대해 걱정을 많이 했던 나의 우려와는 달랐다. 7시부터 13시까지 일을 하기로 스케줄이 짜여있기 때문에 다음날 6시 30분쯤 모두 기상하고 아침으로 간단히 시리얼이나 빵, 과일을 먹고 2팀으로 나뉘어 일터로 향하였다.
한 팀은 독수리를 연구하는 마을이라 독수리의 이목을 끌만한 먹이감으로 비둘기를 모아두기 위해 비둘기 집을 지었다. 또 다른 한 팀은 낡고 쓰지 않는 한 장소를 작업장으로 만들기 위해 부수고 다시 짓는 일을 했다. 아침에는 제법 쌀쌀하던 날씨가 38도까지 이르기 시작했다. 모두 땀을 비오 듯이 쏟아내며 지쳐 했지만 그래도 다들 끝나는 시간까지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였다. 일을 마치고 돌아오면 다들 지쳐서 침대에 누워 휴식을 취하고 점심을 먹은 뒤 오후 스케줄로 다같이 강가를 가거나 공립수영장을 갔다. 거의 대부분의 나날들은 오후에 강가에 가서 부담 없이 물에 들어가며 놀았고 가장 충격 받았던 것은 수영장도 아닌 계곡 같은 강가에서 서스럼 없이 옷을 벗고 비키니를 입는 아이들을 보고 그런 것에 익숙 치 않은 나는 어찌 해야 하나 고민을 많이 했다. 보수적인 성격 탓에 결국 훌러덩 벗지는 못하고 나름 나시만 입고 아이들과 수영을 하며 즐겼다. 사실 나는 해외경험도 별로 없고 영어를 잘 하지 못한 터라 2일 정도는 거의 벙어리로 살았던 것 같다. 그러던 중 하루는 와인과 맥주를 마시며 술 기운 덕에 많은 친구들과 친해질 수 있었다. 숙소에서는 카드게임이나 서로의 문화를 교류할 수 있는 춤이나 노래를 서로 알려주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포르투갈이나 스페인 같은 나라는 해가 늦게 지기 때문에 저녁을 9시쯤 먹는 다고 하여 항상 배가 고파있었던 것 같다.
나는 우리나라 문화를 맛 보여 주기 위해 미리 준비해 간 호떡믹스와 내가 좋아하는 불닭볶음면을 요리해주었다. 두 요리 모두 성공적 이였지만 호떡은 매우 인기가 많아 레시피를 물어보는 아이들이 있는 반면 불닭볶음면은 1개로 20명의 아이들이 한입씩 나누어 먹었는데도 불구하고 모두들 입에서 불 날 것 같다며 이건 음식이 아니라고….소리지르고 식당이 난리가 났다. 그 반응이 너무 웃기기도 하고 뿌듯했다.
이어서 프랑스 아이들, 스페인아이들, 타이완 아이들도 서로 음식을 해주겠다고 요리를 하기 시작했다. 그래도 뭐니뭐니해도 맛은 호떡이 최고였고 불닭볶음면의 반응이 제일 최고였던 것 같다.
짧으면 짧다고 생각되는 2주였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한달 같은 2주를 보낸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일하는 것이 힘들기도 했지만 지금 생각해보니 매우 보람차고 뿌듯한 일 이였던 것 같다. 워크캠프에 참가한 것은 올해 내가 가장 잘한 일이 될 것 같다. 외국인 친구도 사귀어보고 다른 나라 문화도 맛보고 봉사활동이라는 좋은 의미의 취지로 모여서 그런지 그곳에서 만난 친구들 모두 착하고 배려 깊은 아이들 이였다. 기회가 된다면 꼭 다시 한번 참가해 보고 싶다. 그땐 이번보다 더 적극적으로 잘 할 수 있을 것이란 생각이 든다.
이후 프랑스로 여행을 갔지만 워크캠프의 여운이 쉽게 가시질 않았고 현재도 캠프에서 만난 친구들과 페이스북으로 서로의 안부를 물으며 그리워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