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후기

멕시코, 예술로 이어진 나의 라틴 아메리카 사랑

작성자 서지원
멕시코 VIVE08 · KIDS/EDU 2014. 07 La Piedad

United by the art fest

참가 전 준비와 마음가짐

워크캠프를 신청할 당시 나는 캐나다에 있었다. 워킹홀리데이 중이었는데, 겨울에 다녀왔던 남미 여행 이후 매일 라틴 아메리카를 그리워하고 있었다. 그리하여 한국으로 돌아가기 전 지난 여행에서 가보지 못한 멕시코에 가보자고 마음먹게 되었다. 멕시코 워크캠프 프로그램 중 한국인들에게 가장 많이 알려진 것은 거북이알 보호 활동이다. 하지만 나는 거북이 알 보다는 내가 평소에 관심 있던 아트 페스티벌 봉사활동에 눈이 갔다. 내가 참여했던 VIVE08 United by the art fest 프로그램은 La Piedad에서 올해 두 번째로 열린 아트 페스티벌인 F.U.A.를 알리는 활동이었다. 멕시코 문화를 알고 싶거나 예술, 문화, 공연에 관심 있는 사람들을 위한 캠프라는 문구는 단번에 나를 사로잡았다.

저렴한 표를 찾다보니 미국 휴스턴 공항에서 하룻밤을 보냈다. 꾀죄죄한 몰골로 목적지인 La Piedad에 도착했는데 문제가 발생했다. 인포쉿에 버스정류장이 미팅포인트로 적혀있었지만 캠퍼들마다 도착하는 시간이 제각각인 탓에 따로 연락을 취해야 했던 것이다. 하지만 나는 핸드폰이 정지되어 사용할 수 없었고, 버스정류장에 있는 공중전화는 모두 동전이 아닌 카드만 사용할 수 있었다. 스페인어를 하지 못해 발만 동동 구르던 나는 용기를 내어 한 시민에게 말을 걸었고, 비록 말은 통하지 않았지만 바디랭귀지를 통해 가까스로 캠프 주최 측에 연락할 수 있었다.

내가 캠프 장소에 도착하니 2명의 캠퍼를 제외하고 모두 도착해 있었다. 프랑스에서 온 마리, 스페인에서 온 이자벨, 덴마크에서 온 시우, 대만에서 온 리찌 그리고 한국에서 온 나. 어색한 분위기속에서 점심으로 타코를 먹으며 우리는 자기소개를 했다. 자기소개가 끝날 때 즈음 또 다른 한국인인 희연이가 도착했고, 밤늦게 미국인 에린이 도착했다. 이렇게 7명의 정예멤버가 꾸려지게 되었다. 행운인지(?) 나를 제외한 6명의 캠퍼들이 모두 여자였다. 덕분에 나는 혼자 독방을 사용하는 특권을 누리게 되었다.

첫 만남 이후 본격적으로 아트 페스티벌을 홍보하는 일에 돌입했다. 우리가 주로 한 일은 시내에 지나다니는 자동차 뒷 유리나 창문에 수성 마커로 예술과 관련된 명언이나 아트 페스티벌 홍보문구를 적는 일이었다. 한국에서는 운전자들이 허락해주지 않을 것 같았던 일이지만 La Piedad 주민들은 마을 축제를 위해 흔쾌히 허락해 주었다. 나는 ‘예술은 우리 가까이 있다.’는 문구를 한글로 적거나 차에 부착할 수 있는 홍보용 스티커를 나눠주며 F.U.A. 홍보에 열을 올렸다.

홍보활동에 매진하고 있던 우리에게 깜짝 놀랄만한 일이 일어났다. 바로 지역 방송국 생방송 프로그램에 나가 아트 페스티벌을 홍보하게 된 것이다. 지금까지 살면서 TV에 나온 적이 한 번도 없었던 우리는 이 사실이 즐겁기도 했지만 모두들 상당히 긴장하고 있었다. 다행히 스페인어가 가능한 이자벨과 마리를 제외하고 우리들은 영어로 간단히 참여하게 된 동기와 각자 하고 싶은 말을 하는 것으로 마무리 되었다. 생애 첫 방송출연을 한국이 아닌 멕시코에서 하게 되어 더욱 흥분되는 시간이었다. 우리는 이외에도 멕시코의 다양한 사회, 문화 이슈에 관해 각자 제안했던 아이디어를 라디오 방송에서 소개하는 기회를 가지기도 했다.

우리의 마지막 활동은 멕시코와 캠퍼들 각자의 모국의 특징을 결합한 벽화를 완성해서 페스티벌에 전시하는 것이었다. 덴마크에서 온 시우의 경우 인어공주의 안데르센을, 파리에서 온 마리는 에펠탑을 그리는 등 각자 자신들의 나라를 표현할 수 있는 아이디어를 벽화에 담았다. 나는 그림에 소질이 없어 걱정했지만 또 다른 한국인 희연이가 워낙 그림을 잘 그려 고궁과 한복의 아름다움을 벽화에 표현할 수 있었다. 벽화는 완성되었고 F.U.A. 홍보대사로 활동하던 시간이 지나 마침내 아트 페스티벌이 시작됐다. 페스티벌 기간 중에는 우리도 자원봉사자가 아닌 관객의 한 명으로 주민들과 함께 전통 춤 공연도 감상하고 목판화 만들기, 멕시코 노래 배워보기 등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었다.

이렇게 꿈같던 시간들을 보내다보니 어느덧 캠퍼들과 헤어질 시간이 왔다. 7명이었기에 서로 이야기할 시간도 많아 더욱 끈끈해졌던 탓인가 헤어짐이 무척이나 아쉬웠다. 17일이라는 시간동안 우리는 태어난 나라는 다르지만 아트 페스티벌이라는 공통된 목표를 통해 하나가 될 수 있었다. 이번 워크캠프를 통해 나는 멕시코의 문화와 예술을 더욱 잘 알게 된 것은 물론 다양성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힐 수 있게 되었다. 워크캠프를 통해 만난 새로운 친구들과의 우정은 앞으로도 잊지 못할 것이다. 다들 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