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후기

알프스 소녀, 이탈리아 워크캠프에 가다

작성자 박혜원
이탈리아 Leg04 · ENVI 2014. 07 Gerola

Gerola

참가 전 준비와 마음가짐

참가동기: 심심할 때면 종종 학교 홈페이지를 살펴보곤 했는데, 때마침 해외 워크캠프 참가모집 공고가 올라왔다. 파견 국가 대부분이 모든 사람들이 한번쯤 가보고 싶어하는 유럽 국가들이었고, 한 번도 해외에 가본 적이 없었던 나는 단순히 해외 여행 특히나 유럽에 한번 가보고 싶다는 마음에 참가 모집 공고를 살펴보게 되었다. 인터넷에서 여러 참가 후기를 살펴보니 다양한 국적을 가진 내 또래 친구들과 한 자리에 모여 생활하면서 봉사 활동을 한다는 점에서 굉장히 흥미로웠고 나도 한 번 경험해보고 싶기도 했다. 또한 작년 여름 방학 때 참여했던 인천 실내 무도 아시아 경기 대회 자원 봉사 이후에 다시 한번 조금은 특별한 봉사 활동 프로그램에 참여해보고 싶기도 했던 마음이 컸기에 부모님 허락을 받은 후 과감히 지원서를 쓰게 되었다.

활동이야기: 워크캠프 지역이었던 Gerola alta는 해발 1050m인 지역이기에 주변이 산으로 이루어져 있었다. 우리는 그 마을 주변 여러 등산길에 쌓인 낙엽과 나뭇가지를 갈퀴로 쓸고 쓰러진 나무를 톱으로 잘라 제거하는 등 주민 분들이 안전하고 편리하게 길을 이용할 수 있도록 정비했다. 갈퀴를 들고 나뭇잎을 쓸면서 등산을 하는 활동이기에 산에서 내려오고 나면 다리가 풀릴 정도로 많이 힘들었고 비가 왔던 처음 이틀을 제외하고는 이 작업을 매일 해야했기에 정말 피곤했다. (워크캠프 시작 후 처음 2~3일 간은 비가 와서 산에 오를 수 없었기 때문에 숙소 바로 앞에 있는 마을 성당 안을 청소하기도 했다.)

에피소드: 워크캠프지에 도착하자마자 날씨가 너무 추워서 팀원 모두가 당황해했다. 워크캠프 시작기간이 7월 초였지만 우리나라 3월 초?정도 날씨였고 주민분들 대부분이 겨울 점퍼를 입고 다니셨다. 각자 가져온 침낭과 마을 주민분들에게 빌려온 담요 2장을 더 덮어도 너무 추워서 팀원 모두 잠을 설치곤 했다. 첫날과 두번째날은 비가 와서 숙소 앞에 있는 성당을 청소한 후 마을 구경과 마을 특산물인 비또치즈를 만드는 곳을 구경했다. 저녁에는 마을회관에 가 주민분들과 인사를 나누는 자리를 가졌다.
캠프지 도착 후 2~3일 간은 팀 리더인 필리포가 그날 요리 당번들과 함께 요리를 했다. 그러던 중 필리포의 할머니께서 직접 캠프지까지 오셔서 머무시면서 손수 10인분이 넘는 요리를 해주셨고 우리는 다양한 이탈리아 가정식을 먹을 수 있었다. 할머니가 오신 후부터는 팀원 모두 점심, 저녁 식사 시간을 기다렸고 요리가 완성되기도 전에 대부분의 팀원들이 식탁에 앉아있기도 해 주방은 항상 시끌벅적 했다. 점심, 저녁 식사를 마친 후 쉬는 시간에는 커피나 차를 마시며 스페인에서 온 마르띠가 알려준 카드게임을 자주 했고, 저녁에는 종종 숙소 바로 옆에 있는 바에 가서 음악을 크게 틀어 놓고 술도 한 잔씩하며 춤을 추고 놀았다. 토요일에는 평일에 비가 와서 하지 못했던 일을 했고, 일요일에는 우리가 갈퀴를 들고 길을 정비하던 산보다 더 높은 산에 올라가 정상에 있는 pescegallo라는 호수에 가서 자유로운 시간을 보내기도 했다.

다른 참가자들의 이야기: 팀 리더 필리포, 스페인에서 온 마르띠, 디에고, 조안, 러시아에서 온 아나스타시아, 프랑스에서 온 마리온, 체코에서 온 보이떽, 터키에서 온 커플 우뚜꾸와 부슈라, 같은 학교에서 온 한터와 나까지 포함해 11명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특히나 조안은 많은 워크캠프 참가 경험과 작년에 이 지역에서 워크캠프 한 경험도 있어 필리포가 도움을 요청해 다시 Gerola에 방문했다고 했다.
터키에서 온 우뚜꾸와 부슈라는 마침 워크캠프 기간이 라마단 기간과 겹쳐서 돼지고기와 술을 먹지 못 했다. 우리는 자주 식사 시간에 돼지고기와 와인을, 바에서 맥주 등을 마셨는데 팀원 모두 함께 먹지 못하는 것에 대해 굉장히 아쉬워했다.
우리 팀이 전날 마무리하지 못한 산을 다시 청소하기 위해 산을 오르던 중 마리온이 호흡곤란 상태가 왔다.(등산하면서 말을 너무 많이 해서 그런 것 같다.) 다음 날 마리온이 팀 리더인 필리포와 함께 병원에 다녀온 이후 숙소에서 쉬고 있었는데 때마침 그날 디에고도 톱날에 손을 심하게 다치면서 병원에 다녀오게 되었고 그 둘만 숙소에서 남아 쉬게 되면서 연인으로 발전하게 되었다.

참가 후 변화: 다양한 국적의 친구들과 생활하면서 그 나라의 문화도 경험해보고 이해할 수 있는 기회였다. 영어 실력이 부족해 많은 대화를 나누지 못한 것이 아쉽기도 해 영어 공부를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정말 많이 들었다. 더불어 영어 이외의 다른 나라 언어와 문화에도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배워보고 싶은 마음도 생겼다. 새로운 것에 항상 망설이고 자신감이 없던 내가 용기를 가지고 도전했다는 점에서 이번 워크캠프 참가가 나에겐 한걸음 더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된 것 같다. 워크캠프가 끝난지 한달이 되어가고 있지만 아직까지도 팀원들이 많이 그립다. 2주동안 같이 생활하면서 알게 모르게 정이 많이 들었던 것 같다. 영어 실력이 부족해 많은 대화를 하지 못했지만 그래도 잘 챙겨준 모든 팀원들에게 고맙게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