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후기

국경을 넘어선 공감, 롱샹에서의 3주

작성자 황석현
프랑스 SJ17 · RENO 2014. 07 Ronchamp, France

RONCHAMP

참가 전 준비와 마음가짐

이번 SJ 17 워크캠프를 통해 보람찬 봉사활동을 했지만 무엇보다 값졌던 것은 워크캠프에서 만난 새로운 사람들이었다. 우크라이나, 러시아, 터키, 페루 등 세계 곳곳에서 온 사람들과 3주 동안 같이 봉사활동을 하고 단체생활을 하며 각국의 문화, 에티켓, 언어 등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다. 서로의 공통점과 차이점을 발견하며 친해지는 과정에서 나는 어디를 가든 사람들은 모두 똑같다는 것을 깨달았다. 한반도에서 수천 킬로미터 떨어진 페루에 사는 대학생들도 한국의 대학생들이 매일 씨름하고 있는 문제들에 대해 똑같이 매일 고민하고 있다. 멕시코의 20대들에게도 push and pull, 즉 한국 20대들이 흔히 일컫는 연애의 ‘밀당’이 존재한다. 내 경우, 연애 문제에 대해 한국에 대해서 전혀 모르던 학생으로부터 상담을 받기도 했다. 심지어 술에 취해 추태를 부리는 것마저 모두 똑같았다.
몇몇 사람들은 외국 혹은 외국인에 대해 생각할 때 공통점보다 차이점을 먼저 고민한다. 해외여행을 가면 항상 현지인들의 눈치를 보며 식사하고 그들과 어울리기를 부담스러워한다. 나는 그들에게 이렇게 말해주고 싶다. 사람들은 다 똑같다고. 문화, 종교, 사상이 다르더라도 그들 또한 우리처럼 똑같이 사랑에 설레고 가슴 아파하고 술 마시거나 춤추며 놀기를 좋아한다. 방학동안 해외여행을 다녀온 내 친구들의 얘기들을 들어보면 그들은 ‘차이점을 인정하자’는 조언에 너무 집중한 나머지 차이점만 보고 왔다. 그로 인해 현지 예절과 문화를 존중하기 위해 애를 썼고 즐긴 것보다 고생한 것이 많은 경우도 있었다. 차이점에 대한 집착에 가까운 태도를 보이기보다 공통점에 보다 중점을 두는 것이 현명한 태도가 아닐까하는 생각이 든다. 외국인이나 외국 문화를 접할 때 ‘나와는 다른’ 보다 ‘나와 비슷한’ 혹은 ‘나와 똑같은’이라는 수식어를 더 자주 이용한다면 여행이 보다 즐거워지고 보다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을 것이다.
워크캠프에서 배운 또 다른 것은 바로 책임감이다. 반장이나 과대표 같은 경우 그 역할이나 책임은 학교 혹은 과 활동을 할 때에만 맡아도 아무 문제없다. 하지만 워크캠프는 24시간 단체생활이기에 상시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 봉사활동뿐만 아니라 식사, 청소, 빨래, 샤워 등 모든 것을 워크캠프 단원들끼리 해결해야 하므로 자신이 맡은 일을 수행하지 않을 경우 모두의 생활이 불편해진다. 하루는 내가 아침 식사 당번이었는데 늦잠을 자는 바람에 다른 사람들이 30분 가까이 아침을 기다려야했던 불상사가 발생했다. 또 한 번은 점심식사를 맡은 단원들이 제때 식사준비를 못해 그 전날 남은 음식들로 끼니를 때워야했던 일도 있었다. 이렇게 몇 번의 사건이 일어난 후에야 비로소 모두 각자 맡은 일에 최선을 다했다. 왜냐하면 자신이 책임을 다하지 못하는 경우 모두에게 심각한 피해가 간다는 것을 실감했기 때문이다. 특히, 나는 그 교훈을 남은 음식을 점심으로 먹으면서 뼈저리게 느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