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후기
프랑스 작은 마을, 영화 같은 워크캠프
PONT-DU-CHATEAU
참가 전 준비와 마음가짐
▷시작
여행 일정상 Paris로 입국하여 4일, Lyon에서 이틀을 머문 후에 Clermont Ferrand으로, 캠프가 있는 Pont-du-Chateau로 이동했다. 우리 캠프의 meeting point는 너무나 작은 기차역이어서 이곳에서 내린 사람은 나와 친구 둘 뿐이었고 영화에 나올 법한 풍경으로 사방이 밭이고 그 사이로 세 칸짜리 기차는 사라져갔다. 사람은 한 명도 보이지 않고 '여긴 어디? 나는 누구?'라는 생각이 제일 먼저 들었었다.
캠프가 시작되고 가장 힘들었던 것은 날씨가 안 좋아서 너무 추웠던 것이었다. 프랑스 전역의 7월 날씨가 대체적으로 쌀쌀하고 비오고 구름이 많았기도 하고 반팔만 잔뜩 챙겨갔던 내가 특히 추웠던 것 같다.
▷사람들
우리 캠프의 구성원은 프랑스인 4명, 벨기에 1명, 러시아 1명, 스페인 2명, 포르투갈 1명, 알제리 1명, 이탈리아 1명, 터키 1명, 한국 2명 총 14명이었다. 캠프 리더는 30대 중반의 프랑스인 남자, 여자 각 1명씩이었고 캠프 친구들의 평균 나이가 20대여서 그런지 서로를 배려하는 성숙한 분위기에서 생활을 할 수 있었다.
우리는 음악과 춤추는 것을 정말 좋아했다. 첫날부터 기타치고 '오 샹젤리제'와 'zombie'를 부르며 친해졌고 매일매일 핸드폰을 스피커에 연결해 크게 틀어놓고 춤을 추는데 우와 몸에서 자연스럽게 표출되는 그 그루브는 따라갈 수가 없다. 대부분은 그냥 막춤을 추는데 전혀 부끄러움이 없다ㅎㅎ
▷환경
숙소는 럭비 스타디움을 빌려서 썼다. 텐트에서 바닥에 매트와 침낭을 깔고 잤고 대부분의 생활을 했던 키친과 화장실, 샤워실이 이어져 있다. 야외 취침의 특성상 어디에나 벌레가 있을 수밖에 없고, 나같은 벌레혐오자에게는 최악의 생활 환경이었지만 결국엔 아무렇지 않게 되었다. 아침엔 쿠쿠새의 울음 소리를 들으며 눈을 떴고 비가 오면 빗방울 떨어지는 소리에 기분이 좋았고 아침 10시만 돼도 햇볕에 달궈진 텐트는 사우나가 되기 십상이어서 게으름을 피울 수 없었다. 다같이 모인 자리에서 한 번 얘기를 하려면 영어, 프랑스어, 스페인어, 이탈리아어, 한국어가 다 나와 와글와글:)
캠프장 가까이에 작은 마을이 있는데 마트에서 장도 보고, 빨래도 하고, 인터넷을 사용할 땐 시청에 가서 와이파이를 얻어썼다.
▷일(Working&Cooking Team)
경사가 급한 뒷동산에 계단과 돌담을 쌓고 주민들의 휴식 공간을 조성하는 작업을 했다. 우리는 beautiful face를 가진 돌을 찾아 최대한 아귀를 맞춰 쌓고-아니면 돌을 깨서 모양을 만든다- 조그만한 돌들로 채우고 윗부분에 시멘트를 발라 편평하게 다졌다. 첫날 설명을 들었을 때는 잘 몰랐지만 경사진 흙에서 무거운 돌들을 옮기는 것은 결코 단순한 작업이 아니란 것을 곧 깨달았다. 일은 8시쯤 일찍 나가서 11시쯤 바게뜨와 치즈-petit brie!!, 초콜렛 등의 간단한 간식을 먹고 1시 쯤 끝냈다. 또 가끔 장갑을 벗고 옆에 나무에서 열매를 따먹는 것도 소소한 즐거움이었다.
날마다 3명씩 cooking team을 짜서 점심과 저녁을 준비하고 설거지까지 했다. 첫날 라따뚜이라는 굉장히 프랑스적인 음식을 제외하고는 다 맛있게 먹었다. 평소에 요리를 해본 적이 없던 나는 막막했었지만 그냥..썰고 지지고 볶고 끓여서 양념하면 되는 거였더구만..요리 별거 없네!! 지금은 오히려 요리에 관심이 생겨서 이것저것 해보는 중이다.
▷기타 활동
일을 마치고 돌아와서나 식사 후와 같은 여가 시간에는 카드게임, 기타치며 노래부르기, 노래에 맞춰 춤추기, 수영, 그림 그리기, 이야기 나누기 등등을 하며 시간을 보냈다. 밤에는 럭비 구장 안에서 친구들과 매트 깔고 별을 올려다보며 이제껏 알지 못했던 행복과 여유를 만끽했다. 시청에서는 우리 캠프와 지역 사회와의 연계를 잘 시켜주어 기타 활동으로는 Petanque, 농구, 카누(2번 탔다!!), 럭비, 아코디언, 배구, 지역 콘서트나 파티, 등산, 배드민턴, 양궁, 줌바 등 다양한 체험을 했다.
▷Epilogue
사실 나는 캠프를 하면서 여러 번 울었다. 너무 행복해서..
매일매일 처음 해보는 일들이 많았는데, 예를 들면, 야외에서 텐트 생활하기, 14인분의 요리하기, 호수에서 수영하기, 돌 깨기, 시멘트 만들기, 아코디언 연주하기, 음악만 나오면 춤추기, 사람들과 얘기하며 누워서 별 보기, 산에 올라 말도 안되게 아름다운 노을 감상하기, 깜깜한 산을 내려오며 저 멀리 마을의 불빛에 감동하기, 많은 활동들과 aperitif, 그리고 스페인 남자친구 사귀기. 그 모든 것들이 너무 즐거웠고 너무 행복했고 너무 감사했다.
음식도 완전 입에 맞아 한국 음식도 별로 그립지 않았던 나는 시간이 너무 빨리 간다며 친구에게 투덜대던 게 엊그제 같은데 캠프가 끝난지 한 달이 지났다. 프랑스에서 보낸 지난 3주는 내 생에 가장 아름답고 행복한 순간들이었고 벌써 많은 일들이 자세히 기억나지 않는 것 같아 너무너무 아쉽다.
문화적인 차이를 뛰어넘어 사람 대 사람으로 서로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음을 보여주고 나 개인적으로는 깊어지고 넓어질 수 있는 값진 기회를 준 워크캠프, Merci pour tout Concordia!
여행 일정상 Paris로 입국하여 4일, Lyon에서 이틀을 머문 후에 Clermont Ferrand으로, 캠프가 있는 Pont-du-Chateau로 이동했다. 우리 캠프의 meeting point는 너무나 작은 기차역이어서 이곳에서 내린 사람은 나와 친구 둘 뿐이었고 영화에 나올 법한 풍경으로 사방이 밭이고 그 사이로 세 칸짜리 기차는 사라져갔다. 사람은 한 명도 보이지 않고 '여긴 어디? 나는 누구?'라는 생각이 제일 먼저 들었었다.
캠프가 시작되고 가장 힘들었던 것은 날씨가 안 좋아서 너무 추웠던 것이었다. 프랑스 전역의 7월 날씨가 대체적으로 쌀쌀하고 비오고 구름이 많았기도 하고 반팔만 잔뜩 챙겨갔던 내가 특히 추웠던 것 같다.
▷사람들
우리 캠프의 구성원은 프랑스인 4명, 벨기에 1명, 러시아 1명, 스페인 2명, 포르투갈 1명, 알제리 1명, 이탈리아 1명, 터키 1명, 한국 2명 총 14명이었다. 캠프 리더는 30대 중반의 프랑스인 남자, 여자 각 1명씩이었고 캠프 친구들의 평균 나이가 20대여서 그런지 서로를 배려하는 성숙한 분위기에서 생활을 할 수 있었다.
우리는 음악과 춤추는 것을 정말 좋아했다. 첫날부터 기타치고 '오 샹젤리제'와 'zombie'를 부르며 친해졌고 매일매일 핸드폰을 스피커에 연결해 크게 틀어놓고 춤을 추는데 우와 몸에서 자연스럽게 표출되는 그 그루브는 따라갈 수가 없다. 대부분은 그냥 막춤을 추는데 전혀 부끄러움이 없다ㅎㅎ
▷환경
숙소는 럭비 스타디움을 빌려서 썼다. 텐트에서 바닥에 매트와 침낭을 깔고 잤고 대부분의 생활을 했던 키친과 화장실, 샤워실이 이어져 있다. 야외 취침의 특성상 어디에나 벌레가 있을 수밖에 없고, 나같은 벌레혐오자에게는 최악의 생활 환경이었지만 결국엔 아무렇지 않게 되었다. 아침엔 쿠쿠새의 울음 소리를 들으며 눈을 떴고 비가 오면 빗방울 떨어지는 소리에 기분이 좋았고 아침 10시만 돼도 햇볕에 달궈진 텐트는 사우나가 되기 십상이어서 게으름을 피울 수 없었다. 다같이 모인 자리에서 한 번 얘기를 하려면 영어, 프랑스어, 스페인어, 이탈리아어, 한국어가 다 나와 와글와글:)
캠프장 가까이에 작은 마을이 있는데 마트에서 장도 보고, 빨래도 하고, 인터넷을 사용할 땐 시청에 가서 와이파이를 얻어썼다.
▷일(Working&Cooking Team)
경사가 급한 뒷동산에 계단과 돌담을 쌓고 주민들의 휴식 공간을 조성하는 작업을 했다. 우리는 beautiful face를 가진 돌을 찾아 최대한 아귀를 맞춰 쌓고-아니면 돌을 깨서 모양을 만든다- 조그만한 돌들로 채우고 윗부분에 시멘트를 발라 편평하게 다졌다. 첫날 설명을 들었을 때는 잘 몰랐지만 경사진 흙에서 무거운 돌들을 옮기는 것은 결코 단순한 작업이 아니란 것을 곧 깨달았다. 일은 8시쯤 일찍 나가서 11시쯤 바게뜨와 치즈-petit brie!!, 초콜렛 등의 간단한 간식을 먹고 1시 쯤 끝냈다. 또 가끔 장갑을 벗고 옆에 나무에서 열매를 따먹는 것도 소소한 즐거움이었다.
날마다 3명씩 cooking team을 짜서 점심과 저녁을 준비하고 설거지까지 했다. 첫날 라따뚜이라는 굉장히 프랑스적인 음식을 제외하고는 다 맛있게 먹었다. 평소에 요리를 해본 적이 없던 나는 막막했었지만 그냥..썰고 지지고 볶고 끓여서 양념하면 되는 거였더구만..요리 별거 없네!! 지금은 오히려 요리에 관심이 생겨서 이것저것 해보는 중이다.
▷기타 활동
일을 마치고 돌아와서나 식사 후와 같은 여가 시간에는 카드게임, 기타치며 노래부르기, 노래에 맞춰 춤추기, 수영, 그림 그리기, 이야기 나누기 등등을 하며 시간을 보냈다. 밤에는 럭비 구장 안에서 친구들과 매트 깔고 별을 올려다보며 이제껏 알지 못했던 행복과 여유를 만끽했다. 시청에서는 우리 캠프와 지역 사회와의 연계를 잘 시켜주어 기타 활동으로는 Petanque, 농구, 카누(2번 탔다!!), 럭비, 아코디언, 배구, 지역 콘서트나 파티, 등산, 배드민턴, 양궁, 줌바 등 다양한 체험을 했다.
▷Epilogue
사실 나는 캠프를 하면서 여러 번 울었다. 너무 행복해서..
매일매일 처음 해보는 일들이 많았는데, 예를 들면, 야외에서 텐트 생활하기, 14인분의 요리하기, 호수에서 수영하기, 돌 깨기, 시멘트 만들기, 아코디언 연주하기, 음악만 나오면 춤추기, 사람들과 얘기하며 누워서 별 보기, 산에 올라 말도 안되게 아름다운 노을 감상하기, 깜깜한 산을 내려오며 저 멀리 마을의 불빛에 감동하기, 많은 활동들과 aperitif, 그리고 스페인 남자친구 사귀기. 그 모든 것들이 너무 즐거웠고 너무 행복했고 너무 감사했다.
음식도 완전 입에 맞아 한국 음식도 별로 그립지 않았던 나는 시간이 너무 빨리 간다며 친구에게 투덜대던 게 엊그제 같은데 캠프가 끝난지 한 달이 지났다. 프랑스에서 보낸 지난 3주는 내 생에 가장 아름답고 행복한 순간들이었고 벌써 많은 일들이 자세히 기억나지 않는 것 같아 너무너무 아쉽다.
문화적인 차이를 뛰어넘어 사람 대 사람으로 서로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음을 보여주고 나 개인적으로는 깊어지고 넓어질 수 있는 값진 기회를 준 워크캠프, Merci pour tout Concordi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