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후기

포르투갈, 낯선 만남과 강남스타일

작성자 유보열
포르투갈 PT-LE-12-14 · ENVI 2014. 07 - 2014. 08 PORTUGAL

AVENTURA E PATRIMÓNIO 2014

참가 전 준비와 마음가짐

<참가동기>
학교와 국제워크캠프와의 연계로 알게 되어 해외로의 탐방과 낯선이들과의 교류를 통해 서로 다른 문화를 접할 수 있다는 기회와 봉사를 하면서 느낄 수 있는 보람을 느끼고 싶어 참가를 신청하게 되었습니다. 유럽국가에서 비교적 덜 강세라고 생각되는 포르투갈, 리투아니아, 폴란드를 일부러 골랐습니다. 결과적으로 포르투갈로 결정이 되었고, 지금 다녀온 소감으로는 '정말 선택을 잘했다'라고 평가하고 싶습니다.

<특별한 에피소드>
어느나라를 불문하고 낯선이와의 첫만남은 어색하기 마련입니다. 그 일은 우리에게도 피할 수 없는 일이었고, 15명 중에서 동양인은 겨우 2명으로 나머지는 모두 유럽국가에서 온 청년들이었습니다. 저는 저의 나이, 인종을 개의치않고 접근을 해 단 몇 일만에 급속하게 친해지게 되었습니다. 영어실력이 뛰어나지도 않았지만, 저의 취미인 음악감상과 사진을 통해서 공감대를 형성하였고, 이윽고 워크캠프의 마지막 즈음에 행사에서는 싸이의 '강남스타일'을 신명 나게 불러 '어메이징 코리안'이란 수식어를 달게 됩니다. 처음에는 익숙하지 않은 동양인이 나타나서 건네주던 호기심의 눈길과 이루 말할 수 없던 그들과의 장벽은 워크캠프동안 서서히 풀리어 "너와 있으면 행복해지는 것만 같다", "하루하루 너의 옷차림을 보면서 사진을 찍어 간직하고 싶다"라는 등의 표현으로 친밀도를 급속히 올리기 시작하였습니다.

서양의 음식문화, 특히 음식을 씹고 삼키는 과정이 너무 조용해서 소리내어 먹는 모습이 복스럽다던 우리나라 문화와 상이해 몇 일을 연습아닌 연습을 하며 그들과 동화되어가는 저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한국의 개고기를 먹는 문화에 대해선 조금 당혹감을 내비치며 어느 정도 동의는 하나, 애완동물을 잡아먹는 것이 아니며, 우리도 정이 많은 사람이고, 식용으로 사육된 개를 먹는 것이라고 한 뒤 그마저도 소수에 불과하다라는 말을 덧붙여 내 언어능력이 닿는 한도 내에서 열심히 설명을 해주었습니다.
서양엔 채식주의자가 꽤 있다는 소식을 접했지만 15명 내에서 단 한 명만이 채식주의자였으며, 그마저도 다른 서양인 친구들이 이해를 못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하지만 상대방의 의사를 존중해 주었고, 음식이 제공될 때마다 재료 성분에 대해 상세히 알려주는 리더의 세심함을 느꼈습니다. ‘만일 우리나라였다면 어땠을까’라는 생각을 많이 갖게 된 사건이었습니다.

그 외에도 차량운전 중에는 모든 탑승자가 안전벨트를 매는 상황, 봉사활동 시간의 준수를 통해 자유스러움 속에서 지켜지는 통제를 느꼈고, 나이와 상관없는 대화와 처세를 통해 약 2주간의 기간 동안 저의 나이는 까맣게 잊어버린 채로 그들의 생활에 젖어 드는 저의 모습을 보면서 인간은 적응의 동물임을 느끼는 순간이었습니다.

<활동이야기>
저의 봉사활동 미션은 <환경>파트 부분이었습니다. 포르투갈의 시골 느낌이 나는 지역, 굳이 한국으로 따지자면 충청도 지역 같은 곳인 레디냐라는 곳에서 마을 강가에 떠다니는 쓰레기와 무성히 자라난 해초들을 제거하는 작업으로, 한여름임에도 불구하고 강의 온도는 꽤 차기 때문에 2조로 나뉘어 해초를 제거하는 조와, 건져 올리는 조로 서로 번갈아 가며 봉사활동에 임했습니다. 2주 동안 1km이상의 강가 곳곳을 정화하는 작업을 펼쳤습니다. 봉사활동 이후의 활동으로는 여러가지가 있었습니다. 암벽등반, 승마, 세계에서 제일 오래된 대학견학, 곳곳의 성 탐방, 저녁이 되면 열리는 지역축제참가, 친구들과의 레크리에이션, 바다와 계곡방문, 성지방문 등등 여러 가지를 통해 봉사활동 참가자에게 되도록 많은 볼거리와 경험을 만들어주기 위한 캠프 리더들의 도움덕분에 정말 많은 사진 기록들을 남겼고 큰 영감을 받았습니다.

<다른 참가자들의 이야기>
저의 봉사활동 중 참가자들의 국적은 다음과 같습니다.
독일, 노르웨이, 이탈리아, 세르비아, 크로아티아, 러시아, 벨기에, 터키, 포르투갈, 대한민국
독일 - 제가 참가지역으로 가는 기차 안에서 처음으로 만난 친구입니다. 약학을 공부중인 이 친구는 15명의 참가자 중에서도 가장 영어를 잘하는 친구로 기억됩니다. 덕분에 여러 친구들과 이야기를 능숙하게 할 수 있는 친구였습니다. 맡은 일도 성실히 하던 친구였습니다.
노르웨이 &#8211; 독서를 유독 좋아하는 이 친구는 이야기를 풀어나감에 있어서 논리 있게 말하는 능력을 가진 친구입니다. 취미 중 사진을 좋아해 저와 사진에 대한 고찰을 많이 하던 친구로 책임감도 뛰어난 친구였습니다.
이탈리아 &#8211; 이 지역에는 두 명의 이탈리아 친구들이 있었습니다. 팀 내에서 저와 함께 분위기를 이끌어가는 역할을 했을 정도로 활발한 성격의 소유자들이었습니다. 맡은 일에 대해서 약간 소홀한 경향을 보이는데 두 명 다 그러한 경향으로 보아서 이 나라의 특성이 낙천적이며 여유로운 삶을 사는 것이 모토가 아닌가 생각할 정도였습니다.
세르비아 &#8211; 이 지역에도 두 명의 친구들이 있었습니다. 그 중 한 명은 저와 말을 자주 건네지는 않았으나, 분위기만으로 이상하리만큼 믿음이 가는 친구였습니다. 대화하기를 좋아하고 몸집이 크지는 않지만 호기심이 강해 여러 활동에서 빠짐없이 참가하려는 모습이 인상 깊었습니다.
크로아티아 &#8211; 이 지역 역시 두 명의 친구들이 있었습니다. 둘 다 여성인데도 불구하고 봉사활동에서 눈에 띄지는 않지만 제가 보기에도 남들보다 열심히 일한 친구들 입니다. 그러면서도 생색내기를 좀처럼 하지 않는 친구들이며 그 중 한 명은 채식주의자로 당시 아이들에게 호기심의 대상이기도 하였습니다.
러시아 &#8211; 이 지역에도 두 명의 친구들이 있었습니다. 서로 반대의 성향을 가진 친구들이었습니다. 서로간의 대화에서 러시아어로 건네는 모습보다는 영어로 주고받는 모습이 더 많았던 기억을 가졌습니다. 아마 우리를 배려하려는 차원에서 영어를 쓴 것으로 보입니다. 이것은 모국어를 쓰던 우리나라와 이탈리아 및 다른 국가들과는 다른 양상이었습니다. 그 중 한 친구는 사진을 좋아해 어디를 나가든 출사와 같은 풍경을 저와 크로아티아 친구와 보여주었습니다.
벨기에 &#8211; 억양이 너무 특이한 바람에 좀처럼 대화에 집중하기가 어려웠던 친구였습니다. 영어 말고도 프랑스어와 같은 말로 이탈리아 친구와 대화가 가능했던 친구입니다.
터키 &#8211; 남매가 봉사활동을 참가했습니다. 대한민국과의 관계를 조금은 알고 있는 것과 터키어의 문법이 대한민국과 같다는 사실에 조금 놀란 기억이 있습니다. 모험을 좋아하는 남동생은 어떤 역할을 맡아도 능숙하게 처리했습니다. 누나는 동생과 티격태격하는 모습보단 오히려 연인 사이의 모습이 더 가까운 모습을 보여서 어릴 적 누나와 많이 싸우던 저의 모습과 많이 대비됩니다.
포르투갈 &#8211; 자국인 만큼 친구들의 궁금증을 해소시키려고 많이 노력하던 친구입니다. 말수가 많은 편은 아니나 대화에 참가할 땐 뒤로 물러남 없이 최대한 아는 한도 내에서 이야기를 말해주던 친구였습니다. 비록 워크캠프 도중에 취직을 하는 바람에 빠지긴 하였으나, 잊혀질 때 쯤이면 다시 등장해서 자신의 존재감을 살리던 친구였습니다.

<워크캠프 참가 도중의 트러블>
15명의 참가자들 중 동양인은 겨우 2명에 지나지 않아서 처음에 느꼈던 그들의 눈길이 어쩌면 호기심 반 두려움 반이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주눅들지 않고 부족한 영어회화 실력임에도 불구하고 여러 친구들과 대화를 나누려 노력했습니다. 한글 이름이 기억되는 것과 발음되는 것이 어려운 일임을 인지하고 줄여서 불러달라 했습니다. 풀 네임을 알려주는 것은 나중의 문제라 생각하고서 ‘유보열’이란 이름 중에서 가장 쉬운 ‘보’로 불러달라 하고 그들과 자연스럽게 동화되기 위해서 많은 노력을 했습니다.
서양 지역은 대부분이 우리나라와 달리 존경어가 뚜렷하지 않고 나이에 대한 큰 의미를 두지 않는 것을 알고는 있었습니다. 하지만 제 머리를 8살이나 어린 친구가 쓰다듬거나 하는 모습에는 처음에는 많이 익숙하지 않았습니다. 되도록 나이를 잊고 살도록 노력하였습니다. 그러자 여유를 느끼게 되었고, 동안의 모습을 한 덕분에 제가 참가자들과 리더와 동갑이거나 고령자임에도 큰 위화감 없이 생활하는데 수월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오히려 존경어를 쓰는 우리나라나 일본어가 불편할 정도로 빠르게 적응한 모습을 보이기에 이르렀습니다.

<참가 후 변화>
워크캠프 참가자들 대부분이 느끼는 점은 이 프로그램의 참가 목적이 단지 모든 초점을 ‘봉사’에만 둔 것이 아닐 거란 생각을 감히 해봅니다. 이유인 즉, 대한민국 사람이 모여서 다른 나라의 지역에 공헌을 하는 것이 아닌, 여러 나라의 청년들이 모여서 힘을 모으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봉사’는 매개체일 뿐이며 이 매개체를 통해 서로 알지도 못하는 청년들이 2주 동안 옥신각신하며 이해하는 과정을 통해 세상은 넓다는 것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이런 프로그램이 없다면 언제 어디서 이렇게 많은 지역의 대학생들과 밀접한 교류를 나눌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서로의 존재를 확인하고 그들을 이해하면서 더불어 제 자신에 대한 생각도 다시 할 수 있었던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저는 유럽방문이 이번이 처음입니다. 비행기도 처음으로 혼자 타보는 경험입니다. 그래서 느꼈던 불안감과 긴장감이 컸습니다. 뒤돌아서 생각해보면 너무 부질없는 생각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모든 일에는 첫걸음이 어려운 것이 당연합니다. 첫걸음을 떼면 나중에는 익숙해지고, 결국에는 추억이 됩니다. 유럽은 그저 50인치 남짓의 TV로만 간접적으로 경험해봤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몸에 와 닿는 유럽지역에서의 경험은 상상 그 이상입니다. 이것은 아프리카나 아메리카, 다른 아시아지역에도 동일하게 적용될 거라 생각합니다. 만약 제 주변에서 이와 같은 프로그램이 있는데 고민하고 있다면, 돈과 시간에 여유가 있는 한 절대적으로 경험해보라고 권유하고 싶습니다. 사진 찍기를 좋아하는 저 이지만 평면 스크린으로 보는 세상과 직접 보는 세상은 너무나 다르며, 열 번을 넘게 이야기해 주어도 부족한 그때의 기분과 경험들을 조금이라도 시간이 있을 때, 여유가 있을 때 몸소 경험해 봤으면 하는 간절한 마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