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후기

낯선 미국, 워크캠프에서 찾은 따뜻함

작성자 김지수
미국 VFP12-14 · AGRI/MANU/KIDS 2014. 07 메인주 oqqunquit

YOUTH ENRICHMENT, MAINE

참가 전 준비와 마음가짐

꽤나 많은 여행을 다녔다고 생각하는 나이지만 언제나 새로운 곳을 가기전에는 두려움과 설렘이 공존한다. 특히 워크캠프를 가기전에 2주동안 영어를 잘하는 친구와 다녔는데, 혼자서 새로운 곳으로 가려니 겁이 늘었는지 무서웠다. 뉴욕에 있었던 나는 눈 감으면 코 베여갈 것 같은 느낌을 받았기 때문이다. 마치 시골 사람이 서울에 오면 정신이 없듯이 말이다. 물론 내가 영어가 익숙하지 않아서 미국인의 빠르고 정신없는 억양은 날 혼란스럽게 했다. 처음으로 가본 영어권 국가여서 그런지도 모른다. 하지만 워크캠프는 내가 여행하면서 느낀 미국과 많이 달랐다. 만약 워크캠프를 하지 않았더라면 상반된 기억을 가지고 한국으로 돌아갔을 지도 모른다.
보스턴에서 기차를 타고 도착한 wells역은 작은 시골역이었다. 그곳에서도 차를 20여분 타고 도착한 Hilton winn farm은 옛날 영화에서 보았던 드넓은 초원위에 있는 하얀 삼층집이었다. 생각보다 훨씬 좋은 숙소에 감동하며 언제나 그렇듯이 어색한 첫만남을 가지고 잠에 들었다. 한국인 2명, 중국인 2명, 대만, 스페인, 프랑스, 멕시코 출신 1명씩으로 구성된 8명의 워크캠퍼들과 나의 첫번째 워크캠프가 시작되었다.
우리가 했던 일들은 참 다양했는데, 첫째날에 했던 것은 잡초뽑기였다. 별 일 아닐꺼라 생각했지만 뜨거운 햇살을 맞으며 단순노동을 계속 하는 것은 생각보다 끈기가 필요한 일이었다. 아직 어색한 사이라 말없이 각자의 자리에서 잡초를 뽑은 것이 이번 워크캠프를 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일이었다. 우리가 워크캠프를 하는 동원 월화수목요일에는 도시 아이들이 와서 자연을 체험하는 Summer fun camp가 진행되고 있었다. 귀여운 아이들과 함께 점심도 먹고 하이킹도 하면서 첫날을 보냈다. 이후에는 산길 만들기, 염소 울타리 만들기, 아이들과의 게임, 테이블 사포질과 페인트칠, 과수원에 비료주기, 지하실 정리 등 농장에 수많은 잡일들을 하면서 워크캠프를 보냈다. 길다고 생각한 2주였지만 한 3일쯤 뒤부터는 쏜살같이 흘러갔던 날들이었다.
단지 일 뿐만이 아니라 재밌는 일들도 참 많았다. "빌리 엘리어트" 뮤지컬도 보고, beach에도 놀러가고, 현지 volunteer들과 동물원과 놀이동산에도 놀러가기도 했다. 캠프파이어를 하면서 기타를 치고 함께 노래불렀던 일, 헛간에서 노래를 켜놓고 함께 춤을 추었던 일, 늦게 농장에 들어온 날 별자리 지도처럼 하늘을 환하게 수놓았던 별들을 홀린듯이 보았던 일, 농장을 자유롭게 뛰어놀던 닭들과 고양이들과 놀았던 일 등 기억남는 일들이 수도없이 많았다. 물론 일이 힘들고 Tick벌레를 쫓으려 온몸에 벌레기피제를 뿌려서 찝찝하기도 하고 개성이 뚜렷한 워크캠퍼들 사이에서 사소한 다툼이 있기도 했지만 다시 생각하면 웃음지어질 뿐이다. 지금 와서 드는 생각은 그 때 왜 더 좋은 시간을 보내지 못했을까 하는 아쉬움뿐이다. 좀 더 이야기하고 좀 더 마음을 열고 좀 더 배려하고 이해했으면 좋았을 텐데라는 생각이 든다. 비록 각자의 자리에 돌아가 살고있는 워크캠퍼와 농장가족들이 건강하고 행운이 가득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