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후기

빙하와 화산, 아이슬란드에서 만난 꿈

작성자 손준현
아이슬란드 WF14 · ENVI/MANU 2014. 06 - 2014. 07 Vik

Katla Geo park and Vik in Myrdal

참가 전 준비와 마음가짐

Katla Geo park and Vik in Myrdal

현재 대학교 3학년인 저는 대학생활 중에 항상 봉사활동에 관심이 있어서, 그 동안 다양한 봉사활동을 해왔습니다. 2014년 1학기에는 유럽에서 교환학생 생활을 하면서, 봉사활동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없겠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지인을 통해 해외워크캠프에 대해 알게 됐습니다. 세계 곳곳에서 온 친구들과 함께, 사회를 좀 더 나은 방향으로 변화시키기 위해 일을 한다는 것은 앞으로 다시 경험하기 힘든 즐겁고 소중한 경험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대학교에서 지질학을 전공하고 있는 저에게, 얼음과 화산의 나라인 아이슬란드는 찾아가보고 싶은 나라 1순위였기 때문에, 아이슬란드에서 열리는 워크캠프를 찾아보다가, 제가 참여하게 된 프로그램인 Katla Geo park and Vik in Myrdal을 찾게 되었습니다. Katla Geo park라는 거대한 지질학 공원에서 산책로를 조성하고 팻말 등을 설치한다는 내용의 프로그램이 저에게는 매우 매력적으로 생각되었고, 이 프로그램에 참가하게 되었습니다.

워크캠프 시작일 하루 전에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노르웨지안 비행기를 타고 아이슬란드에 도착했습니다. 원래는 6월 20일에 Vik마을로 이동하는 일정이었는데, 일정이 변경돼 6월 22일에 Vik로 이동해 프로젝트를 시작했습니다. Vik로 이동하기 전까지 레이캬비크에 있는 WF의 사무실 겸 숙소인 White house에 묵으며, 같은 팀에 속한 친구들을 만났고, 일정변경으로 인해 뜻밖에 생긴 자유시간을 이용해 블루라군에도 다녀오고 레이캬비크 시내 구경도 했습니다.
저희 팀은 홍콩, 이탈리아에서 온 캠프리더 2명과, 이탈리아, 캐나다, 네덜란드, 프랑스, 핀란드, 러시아, 한국에서 온 캠프 팀원 8명까지 총 10명으로 구성돼있었습니다. 94년생부터 85년생까지 나이대는 다양했고, 커플이 함께 온 친구도 있었습니다. 홍콩에서 온 캠프리더는 한국에서 교환학생 생활을 해서 한국에 대해 관심이 굉장히 많았습니다.

6월 22일 Vik지역으로 이동하면서 Golden Circle 투어를 진행했고, 오후에 Vik에 도착했습니다. 23일부터 본격적인 일을 시작했는데, 나무 주위의 잡초를 뽑고 거름을 주는 일, 산책로 옆쪽의 잔디를 파내서 가지런히 정리하고, 산책로 위에 자갈을 뿌리는 일, 교회로 올라가는 계단을 정비하는 일 등이 저희가 한 일이었습니다. 끊임없는 삽질과 제초작업 등은 마치 군생활을 연상시킬 정도로 고된 작업이었습니다만, 모두들 군말없이 열심히 일을 하는 친구들이었고, 캠프리더들도 너희가 할 수 있는 만큼만 일을 하라고 얘기해서, 무리하지 않고 일을 마무리 지었습니다.
저희가 일을 하는 기간에는 비도 많이 오고 태풍도 한차례 왔습니다. 어느정도 비가 올 때는 비를 맞으며 일했지만, 비가 많이 올 때는 그 날 일정을 취소하고 숙소에 머물렀습니다.
숙소는 마을 안에 있는 체육관이었는데, 매트리스가 있고 본인이 가져온 침낭, 이불 등을 사용하였습니다. 10명이 지내기엔 매우 넓고, 화장실, 주방 등을 이용하는데도 불편함이 전혀 없었습니다.
식사와 설거지 등은 2인1조씩 조를 짜서 돌아가며 했고, 빨래와 샤워는 마을 안에 있는 체육관에서 해결했습니다. 체육관에는 실내 풋살장, 수영장 등이 있어서, 일과가 끝나면 가서 수영을 하거나 운동을 하기도 했습니다.
제가 아이슬란드에 머물렀던 기간이 마침 월드컵 기간이라, 각 친구들이 온 나라의 경기를 보기 위해, 마을에 하나 있는 음식점에 가서 TV로 축구도 같이 보았습니다.
휴식시간에는 주로 친구들과 차를 마시셔 카드게임을 했고, 금요일 밤에는 술을 사서 마시기도 했습니다. 이때 한국 술 게임을 가르쳐줬는데 매우 좋아했던 기억이 납니다.

캠프기간동안 갈등이라고 할만한 것은, 저희가 했던 일 중 하나가 골프장에 산책로를 조성하는 것이었는데, 저는 그 골프장이 사설 골프장이라면, 우리가 왜 이 골프장을 위해서 일을 해야 하냐고 캠프리더에게 물었었고, 캠프리더는 Vik은 너무 작은 마을이라서, 사설과 공공시설의 구분이 명확하지 않다고 얘기했습니다. 사실 크게 갈등을 맺은 것은 아니고, 서로 어떻게 생각하는지 이야기하고 이해하고 넘어갔던 일이었지만, 동기부여와 보람 같은 측면에서 사설시설을 위해 일하는 것보다는, 공공시설을 위한 일 위주로 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고 생각했습니다.

캠프가 끝나고 나서 당일 바로 떠나는 친구들도 있었고, 며칠 머무른 뒤 떠나는 친구들도 있었습니다. 저는 며칠 더 머무른 뒤 떠났기 때문에, 친구들을 버스정류장까지 배웅해주었고, 눈물을 보이는 친구들도 있었습니다. 2주동안 너무 즐거운 시간을 보냈기 때문에, 캠프가 끝난 뒤 한 달이 지난 지금도 친구들과 페이스북을 통해 연락을 하고 있습니다. 제가 너무나도 가보고 싶었던 나라에서 이렇게 의미있는 시간을 보낼 수 있어서, 평생 잊지 못할 기억으로 남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