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후기

스페인 Garraf, 봉사와 여행 사이

작성자 정종연
스페인 CAT05 · ARCH 2014. 07 Garraf

ARCHEOLOGY IN GARRAF

참가 전 준비와 마음가짐

처음 워크캠프를 가고 싶었던 이유 중 하나는 워크캠프를 마치 여행을 할 수 있다는 점, 그리고 내 스펙에 도움이 될 것 같아서였다.
물론 다른 나라 친구들을 만나고 새로운 경험을 한다는 것도 참 좋지만 평소 봉사에 관심이 없었고 취업이라는 큰 문 때문인지 전자의 이유들이 워크캠프의 지원 동기가 되었다.

내가 가게된 지역은 스페인 바르셀로나에 있는 Garraf라는 곳이었는데 인포싯으로 보기에는 가기 쉬워 보였지만 길이 복잡해서 꾀나 애를 먹었다. Gava라는 이름의 역에 도착해서 30분정도 버스를 타고 산을 올라가 도착했는데, 생각보다 많은 지역 주민 분들이 거주하고 계시고 잡화점, 문방구, 옷가게 등 가게들이 즐비해서 산 속에 이런 곳이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짐을 풀고, 각국에서 온 봉사자들과 인사를 했는데 24명 중 유럽 친구들이 대부분이었고 멕시코 친구가 한 명, 그리고 아시아인은 나 혼자였다. 처음에는 말이 통하는 친구가 없어 좀 외롭겠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나중에는 나이, 국적, 위치에 상관없이 내 자신을 100퍼센트 드러낼 수 있어서 오히려 좋았다.

Garraf는 수천년 전의 역사가 고스란히 담겨져 있는 유서깊은 장소였고, 우리가 하는 일은 역사적인 유물들이 많이 매장되어 있는 동굴 주변을 정리하는 것이었다. 인포싯만 보고서는 유적, 유물을 발굴하는 등의 대단한 일을 하는가보다 했는데 결국 주변 환경 정리여서 조금 김이 샛다.

7시에 일어나서 4시간은 야외에서 2시간 정도는 실내에서 활동을 했는데, 삽질, 흙 나르기, 잡초 제거 등 생각 외로 힘을 많이 써야하는 일들이 많아서 더위도 먹고 힘이 들었다. 하지만 힘들었던 만큼 같이 일했던 친구들과는 친해져서 하루하루가 가는게 너무 아까울 정도로 재미있게 지냈다.

쉬는 시간, 낮잠 시간인 시에스타 시간에 삼삼 오오 모여 앉아서 이야기를 하거나 카드 게임을 하고 때때로 밤 10시에 야외에서 둥글게 모여 앉아 마피아 게임, 당근 도둑게임을 했다. 또 한창 젊은 나이인 만큼 바에 가서 춤을 추거나, 마트에서 맥주를 사와 서로 각 나라의 술게임을 하는 등 신나게 지냈다.

봉사활동 말고도 인간 탑 쌓기 참관, 드럼 연주 배우기 등 지역 주민 분들께서 제공해주시는 프로그램을 많이 경험했다. 한 가지 잊지 못했던 활동은 트렉킹 나이트라고 해서 마을 주민분들과 함께 밤에 등산을 하는 행사었는데 밤 하늘 아래 주황색 불빛과 아름다운 시내가 산 밑으로 환히 드러나 보이는 경치 안에서 샴페인을 먹었던 그 날은 정말 황홀하고 잊을 수 없었다.

2주 후의 워크 캠프가 끝나고 난 뒤, 친구들과 작별하는 시간을 갖게 되었는데 사실 남자 참가자 중에서는 나이가 제일 많았지만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나오기 시작했고 정말 펑펑 울었다. 그만큼 정말 행복했고 아쉬웠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2주라는 짧은 기간이지만 친구들과 함께한 이 워크캠프를 통해서 행복하다는 느낌, 살아있다는 느낌을 받게 되어 정말 좋았고 작은 차이만 있을 뿐 사람은 다 비슷하구나라는 생각을 갖게 되었다. 여행, 스펙과 같은 처음 품었던 흑심을 떠나 행복이라는 큰 선물을 받게 되어 정말 뿌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