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후기

강원도, 특별한 인연을 만나다

작성자 신혜진
한국 IWO-74 · DISA 2014. 07 - 2014. 08 한국

Invisible but Visible

참가 전 준비와 마음가짐

워크캠프라는 프로그램을 알게 되었을 때 정말 해 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다양한 각지에서 온 외국인들과 함께 어울리며 공동의 목적을 가지고 무언가를 성취하고 만들어낸 다는 것이 정말 뜻 깊게 다가왔기 때문이다. 스케줄 문제 때문에 지원 불가능한 캠프들을 지워나갔고 그 중에서도 내 관심사인 교육관련 프로그램이였던 시각장애인 특수학교 강원명진학교 캠프를 선택하였다. 다른 캠프들에 비해 조금 독특하고 특수할 수 있는 캠프지만 그만큼 더 색다른 것을 얻어갈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 설래였다. 교육 대상이 장애인이라는 사실이 두렵거나 낯설지는 않았다. 전에 지적장애2급 학생을 1년간 학습멘토링 한 경험도 있고 지체장애 등 다양한 장애인 분들과 떡박물관 체험 등의 프로그램을 한 적이 있다. 장애인에대한 큰 선입견은 없으나 그래도 시각장애와는 친숙하지 않기 어떤 일들이 일어날지 궁금하고 설레였다.

Day-1
Meeting Point 춘천역에서 다른 워크캠프 참여자를 만났다. 서로 이름과 국적을 물으며 그렇게 서로 알아갔다. 이제 앞으로 함께 10일간 함께 할 소중한 인연들.. 어떤 일들이 펼쳐질지 궁금했다. 명진학교에 도착해 짐을 풀었고 식기도구들을 챙겼다. 담당 디렉터랑 교장선생님과도 인사를 나눴다. 저녁인 한국인 캠퍼인 나와 Yeo오빠와 같이 삼겹살을 준비했다. 좀 탄 것 같았지만 캠퍼들 모두 김치에 쌈까지 싸먹으며 너무 맛있게 먹어주었다. 그리고 밤 늦게 비행기 시간이 늦혀지고 짐을 잃어버린 비운의 캐나다 캠퍼가 가까스로 숙소에 도착했다.


Day-2
학교 영어선생님을 만나서 학교를 둘러보는 시간을 갖었다. 과학실, 음악실, 교실, 기가실, 그리고 점자책 인쇄실 등 여러장소를 구경했다. 컴퓨터실에서 문화수업 준비를 위해 피피티를 제작하고 숙소로 돌아와서는 포스터를 만드는 시간을 가졌다. 그 날 저녁 두통이 너무 심했다. 아마 캠프오기 전에 너무 무리하는 바람에 몸에 이상이 온 듯 하다. 알바에 안건 데드때문에 밤을 꼴딱 새었으니... 무거운 짐을 끌고 지하철 이용하며 쩔쩔 맨것도 그렇고.. 하하.. 그래서 아무도 없는 곳에 자리를 잠고 잠을 좀 청했다. 잠깐 저녁을 먹고 아픈 머리를 달래며 잤다. 그렇게 자고 나니 그 다음 날 아침은 너무 상쾌했다. 다행이다. 역시 잠은 만병통치약이다. ^-^ (도자기)

Day-3
밤 산책을 마다하고 너무 지쳐 잠들어 버린 캐나다 캠퍼와 내가 제일 일찍 일어난 듯 하다. 캠퍼들이 모두 피곤해 보여 수상레크레이션 대신 나무향기 사우나에 가기로 했다. 캠퍼들 얼굴이 후끈후끈 달아올랐다. 나도 족욕을 즐기며 대만 캠퍼와 이야기 꽃을 피웠다. 어제부터 대만 캠퍼랑 특히 정말 많은 이야기를 나눈 것 같다. 나이는 거의18살 정도 차이나지만 정말 젊게 사시는 분이다. 현 영어교육에 종사하시고 계시는 대학교 전임강사이시다. 교육이라면 정말 할 말 많은 나. 대만 캠퍼와 캠프 기간 내내 교육과 청소년 그리고 전반적으로 정말 많은 생각들을 나눌 수 있어서 좋았다. 나무향기 사우나에서 다이아몬드게임, 체스, 장기, 바둑을 발견했다. 대만 캠퍼는 나한테 장기를 알려주었고 난 바둑을 전수해 주었다. 사우나에서 나와서는 별빛축제를 마음껏 즐겼다. 전등으로 이쁘게 꾸며놓았는데 반짝반짝 형형색색의 불빛들도 아름다웠고 소양강 호수도 잔잔한게 정말 평화로웠다.

Day-4
드디어 본격적으로 명진학교 학생들과 교류하는 첫 날이었다. 다른 캠퍼들도 나도 조금씩 다 긴장한 모습이였다. 일찌감치 준비하고 교실에 집합 후 학생들을 픽업하러 밖으로 나갔다. 그렇게 한 두 명씩 데리고 교실로 들어왔다. 학생들도 쑥스러운지 첫날은 조금씩 머쓱해 보였고 다소 얌전했다. 그래도 서스럼 없이 먼저 다가와 주는 아이들이 많았다. 첫 째 날은 홍콩과 대만 문화수업을 했다. 옆에서 보조를 하며 한국어로 통역하는 것도 도왔다. 점심도 무슨 반찬이 나왔는지 알려주면 혼자서도 곧잘 먹었다. 오후에는 영어대본 수업과 영어노래 수업을 병행했다. 대본을 전반적으로 읽고 해석해 준 후에는 그룹으로 나누어 학생들 장애수준과 영어실력들을 점검했다. 그리고 배역을 정했다. 아이들과 이야기도 많이 하며 차츰 더 가까워 질 수 있었다.

Day-5
이 날을 러시아와 폴란드 문화 수업이 예정되어 있었지만 러시아 문화 수업이 너무 길어지는 바람에 폴란드 문화 수업은 그 다음 날로 연기하였다. 첫 번째 날과 비슷한 방식으로 오전 수업과 점심은 진행되었다. 오후에는 본격적으로 그룹으로 나뉘어 1대2 및 1대3 매칭 시스템으로 나뉘어서 각자의 대사를 숙지하고 외울 수 있도록 도와주었다. 학생들은 이제 이름도 곧잘 불러주면 나를 찾았다. 내가 맡았던 재민 학생도 처음에는 말도 않하고 움츠러있더니 이젠 좀 더 잘 따르고 적극적인 모습을 보인다. 친구와 마네킹과 삐에로 가발 그리고 러시아 국기를 갖고 장난치는 모습조차 좋았다. (춘천 명동거리, 팥빙수)

Day-6
이 날은 원래 예정되어 있던 프랑스와 캐나다 수업을 했고 점심시간 전 시간을 더 만들어 그 전날 미쳐 다 하지 못 한 폴란드 수업까지 세 나라의 문화 수업을 병행했다. 이 번에도 역시 외국인 봉사자들이 하는 말로 한국어로 통역해 주며 함께 수업을 진행하였다. 점심을 먹고 오후에는 두 연극 팀에 따라 다른 반에서 각자 대본 연습을 도와주었다. 아이들의 대사 연습을 시키면서 동시에 외국인 봉사자들과 학생들이 원활하게 교류할 수 있도록 도왔다. 각자의 대본을 어느정도 숙지 한 후에는 다 함께 모여서 본인의 차례가 되었을 때 대사를 말하는 연습을 했다. 나는 행복한 왕자의 해설을 맡았고 동시에 학생들이 각자의 순서를 습득할 수 있도록 도와주었다. 중간중간에 렛잇고와 도레미 영어노래 연습도 하였다. (카페, 공룡)
Day-7
문화수업이 모두 끝났기에 오전에도 대사 연습과 노래 연습을 하였다. 학생들과 대화를 하면서 서로 알아가는 시간도 가지고 또박또박 대사를 말하고 외울 수 있도록 도와주었다. 다 같이 리허설을 하면서 본인의 대사가 언제 나오는지도 습득하였다. 노래연습도 학생들이 재미있게 참여 해 주었다. 오후에는 강당에 올라가서 마이크를 가지고 대사를 읽는 연습 또한 해 보았다. 그리고 함께 노래도 부르고 매번 헤어지기 전에는 한 가지의 동물의 울음소리를 다양한 나라의 언어로 말해보고 어느 나라의 울음소리인지 맞추어 보는 시간도 가졌다. (자전거)

Day-8
오전에는 강당에서 연습을 하였다. 무대 위에 올라서서 연극도 해 보고 끝마무리 노래나 인사 연습도 했다. 점심을 먹고 나서 다시 강당에 모였다. 최종적으로 리허설을 두 번 정도 더 하고 이제 의상까지 입었다. 그동안 연습했던 연극들과 노래를 무사히 마칠 수 있었다. 다 마치고 나서 동그랗게 앉아서 이별할 준비를 했다. 외국인 봉사자들과 연습한 ‘사랑해요 이 한 마디‘라는 노래를 불러주었다. 그리고 각자 한 마디씩 하는 시간을 가졌다. 아쉽지만 이렇게 마지막 날이 막을 내렸다. 정말 짧은 시간이었지만 너무 많은 것을 느끼고 배우게 해 준 소중한 경험이다. 아이들의 밝고 순수한 모습에 감동했고 정말 경계 없이 사랑을 나눌 수 있는 시간이었다. 가장 좋고 아름다운 것은 눈으로 볼 수 없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마음이다.
아이들도 캠퍼들도 너무나 아쉬워했다. 하지만 아이들이 모두 집에 돌아간 후 우리들은 학교 선생님들과 뒷풀이를 했다. 밖에서 돼지고기와 닭갈비를 구워먹고 2차로 바에 3차로는 노래방도 갔다. 캠퍼들과도 매번 같이 마주보고 밥을 먹으며 대화하고 매 저녁마다 새로운 나라 음식들을 접하고 저녁 후에는 놀러다니며 많이 정들었다.


Day-9
영어캠프일정은 모두 마무리되었고 캠퍼들 모두가 다같이 마지막 토요일을 보냈다. 일어나 손수 김밥과 유부초밥을 만들며 도시락을 직접 만들었다. 청평사를 가기 위해 소양댐으로 향했다. 근처 정자에 올라 점심 도시락을 맛있게 먹고 배를 타고 청평사로 가는 길에 올랐다. 한 시간 조금 넘게 등산을 하며 폭포도 만났고 개울도 만났다. 마침내 청평사에 도착!! 그 날 오는 길에는 막국수를 먹었다. 정든 캠퍼들과 마지막 밤, 촛불을 켜놓고 그간 9일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고 서로 편지도 나누었다.

Day-10
식기도구를 제자리에 돌려놓고 의자 및 식탁정리도 하고 숙소도 치웠다. 이제 캠퍼들과 마지막... 안타깝지만 앞으로 다시 만날 날을 기약해본다.


10일이라는 짧은 기간이였지만 캠퍼들과 이렇게 많이 정이들지 몰랐다. 국적도 다르고 자라온 배경도 나이도 달랐지만 많은 이야기를 나눴고 문화를 나눴다. 그리고 특히 명진학교 학생들의 순수하고 때묻지 않는 모습에 감동 받았고 보이는 것이 다가 아니라는 것을 다시 한 번 깨달게 되었다. 쓸데없거나 사소한 것에 집착해 온 내 자신의 모습을 반성해 본다. 인생에서 정말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어떤한 자세로 앞으로 살아가야 할지 생각해 본다. 캠퍼들과 같이 웃고 떠들고 함께 했던 모든 순간들 아이들에 둘러쌓여 같이 교류한 모든 순간들 정말 행복했다.

다음에는 해외로 나가 보고 싶다는 생각도 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