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후기

이탈리아, 잊지 못할 여름날의 고고학 체험

작성자 김은진
이탈리아 LUNAR 19 · ARCH 2014. 08 이탈리아

CASTLE IN FEST

참가 전 준비와 마음가짐

안녕하세요, 저는 2주 동안 평생 잊지 못할 경험을 쌓고 소중한 인연들을 만나고 한국에 돌아왔습니다. 아직도 제가 꿈만 같았던 시간에서 돌아왔다는 것이 믿기지 않는데, 그 동안의 일들을 이 곳에 담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제가 워크캠프에 참가하게 된 두가지의 동기가 있었습니다. 저는 이전에 한국에서 봉사를 하며 많은 것을 느꼈기 때문에 해외에서도 그 가치있는 일들을 하고 싶었고, 여름 방학동안 다른 사람들이 쉽게 겪지 못하는 특별한 경험을 하고 싶었습니다. 원래 워크캠프를 작년부터 계획하였고, 돈을 모아서 올해 2월에 지원을 하게 되었습니다.
특별히 어떤 나라에 가고 싶고, 어떤 주제에 지원을 하고 싶다는 것은 없었습니다. 하지만 CESTLE IN FEST 의 내용을 보고 나니 '이 워크캠프는 꼭 내가 가야만 한다!' 라고 생각해 지원서를 써내려갔습니다. 이탈리아 남부의 작은 마을에서 고고학자를 돕고, 마을 축제에 참여를 한다니! 벌써부터 현장에 가 있는 기분이었습니다. 그렇게 저는 합격을 받게 되었고 그 때 부터, 워크캠프 전 유럽여행과 함께 준비를 하게 되었습니다. 비행기를 예약하고 침낭을 사고 한국에 대해 소개할 자료들을 프린트하며 어떤 음식을 만들어줄까 고민도 했습니다. 그리고 어떠한 친구들을 만나게 될까 기대에 부풀었고 한 번도 가보지 못한 곳에 대한 두려움보다는 설레임이 컸습니다. 그렇게 저는 7월 15일, 혼자서 한국을 떠났습니다.

현지 활동 및 특별했던 에피소드

참가지이었던 Buccheri는 아름다운 작은 마을이었고 늘 평화로웠습니다. 참가자들은 스페인, 중국, 일본, 세르비아, 러시아, 체코, 슬로바키아, 독일, 이탈리아 이렇게 다양한 국적을 지닌 15명과 프랑스에서 온 리더, 이탈리아인인 리더 2명까지 총 17명이었습니다. 우리는 학교 체육관에서 지냈고 그 안에 샤워실과 화장실, 부엌이 있었고 매트리스가 각자에게 주어졌습니다. 5일 동안, 오전에 마을 안에 있는 오래된 성을 관리하는 일을 했습니다. 돌을 정리해 길을 만들고 잡초를 뽑고 흙을 치우고, 성벽을 청소하고...고고학자가 우리에게 일을 지시했고 더위 속에서 힘들긴 했지만 살면서 전혀 해보지 않은 일이라 흥미로웠습니다. 우리는 오랫동안 방치상태였던 성을 새롭게 변화시켰고 즐거운 마음으로 일을 끝낼 수 있었습니다. 여가 시간에는 미리 짜여져있는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낮잠도 즐기고, 나머지 시간은 자유시간이었습니다. 우리는 마을 광장에서 아이스크림과 간식들을 사먹으며 달콤한 시간을 보낼 수 있었습니다. 식사와 청소는 팀을 나누어 매일 정해진 일들을 했고 친구들이 해오는 식사는 완벽하고 맛있었습니다! 모든 일이 끝나고 우리는 바다에 놀러가서 휴가를 보내고 다른 마을도 구경하고, 수영장도 가며 더 친해질 수 있었습니다. 혼자였다면 절대 할 수 없었을 일들을 친구들과 함께여서 뭐든 해낼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마지막 주엔 중세시대를 재현하는 MED FEST 축제가 열렸습니다. 우리는 사람들을 통제하는 역할을 했고 저녁부턴 축제 속에서 춤도 추고 구경도 하며 Buccheri의 주민이 된 듯한 기분이었습니다. Buccheri의 주민들은 먼저 '차오-' 라고 인사해줄 정도로 우리를 반겼고 관계자 모든 사람들도 친구처럼 편하게 참가자들을 대했으며 항상 불편한 건 없는지 신경써줬습니다. 덕분에 저는 약간 염려했던거와는 다르게 잘 적응해서 2주 동안 아픈 곳 없이 생활하다 온 것 같습니다.
특별한 에피소드는 제가 워크캠프 시작일 하루 전에 카타니아에 도착했는데 어디서 만나는지 정확히 몰라서 관계자에게 메일을 보냈었습니다. 한참이 지나도 답장이 오지 않아서 불안해하다가 호스텔 주인 아저씨께 전화를 빌릴 수 있냐고 사정 설명을 했습니다. 그런데 아저씨 부인(?)이 고향이 Buccheri라며 아는 사람들이 많으니 번호를 알려달라고 하셨습니다. 제가 인포싯을 보여드리자 알 것 같다며 전화를 직접해주셨고 다음 날 3시까지 버스를 타고 역으로 오라는 답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너무 감사해서 계속 고개 숙여서 인사만 했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다음 날, 버스 정류장을 잘못 찾아 헤매다가 겨우 도착했는데 하루에 한대만 있는 Buccheri 가는 버스를 놓친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Siracusa에서 갈아타야 했기 때문에 다시 급하게 메일을 보냈고 관계자는 Palazzolo 라는 마을로 오라고 했습니다. 물어 물어 그 마을에 가게 되었는데 도통 어디에서 어떻게 기다려야하는지 모르겠었습니다. 그래서 지나가던 여자에게 이 곳에 역이나 정류장이 있냐고 물었더니 자신은 영어를 잘 못하니, 영어를 잘 하는 친구에게 데려다 주겠다고 그 친구에게 물어보라고 했습니다. 영어를 잘 하는 친구는 스웨덴 사람이었는데 제가 사정 설명을 하며 전화를 빌릴 수 있냐고 번호를 보여주니 또 아는 사람이라고 하는 겁니다!! 정말로 그들은 아는 사이였고, 정말 감사하게도 관계자가 절 데리러 왔고 저는 무사히 캠프 장소로 갈 수 있었습니다. 낯선 곳에서 온 저에게 호의를 베풀어 준 것도 감사했고 운이 좋게도 그들이 서로 아는 사이라는 사실에도 감사했던 하루였습니다.

참가 후 변화와 느낀 점, 하고 싶은 이야기

사실 워크캠프에 가 있는 2~3일 동안은 집에 가고 싶었습니다. 저는 영어를 잘하지도 않았기 때문에 다들 억양이 다른 영어를 알아듣기가 힘들었습니다. 그래서 조금 위축이 되었기도 했고, 세르비아와 러시아에서 온 친구들이 무리를 지어 다니는 느낌이어서 모든 참가자들이 어울릴 것이라는 워크캠프에 대한 생각과는 달랐습니다. 하지만 모든 음식이 제 입맛에 딱 맞이 않듯이, 그들도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긍정적으로 행동하기로 했습니다. 영어를 못해도 먼저 말걸기도 하고, 못알아 들으면 천천히 말해달라고 부탁하고 사전을 찾아가며 대화를 하려고 했습니다. 그 결과 모든 참가자들과 어울릴 수 있었고 캠프가 끝나고는 같이 여행을 하기도 했습니다. 저는 뭐든 마음먹기에 달렸다고 느꼈습니다. 내가 부정적인 시각으로 바라보면 그렇게 될 것이고, 그것을 뒤집어 바라보면 바뀐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또한 다양한 국가에서 온 참가자들과 이주동안 생활하면서 제가 살아온 방식들과는 조금 다른 면을 발견했는데 유연적인 사고로 그들을 이해하는 제 자신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제가 한국에서 떠날 때, 주변 사람들은 저를 너무나도 걱정했습니다. 왜냐하면 저는 지도한 장도 제대로 못보는 길치에다가, 어리버리한 구석이 있어서 물건도 잘 잃어버리는 성격에 겁도 많기 때문이었습니다. 하지만 37일간의 혼자만의 여정 동안, 저는 단 한번도 위험에 처한 적도, 물건을 잃어버린 적도 없었습니다. 모든 두려움의 시작은 자기 자신에서 시작된다고 생각합니다. 언제나 그 두려움을 품고 있으면 한계를 깨지 못하는 사람이 되는 것을 잘 알았기 때문에 저는 해내야만 한다고 제 자신을 믿었습니다. 그 결과 저는 한 층 더 성장한 저를 발견했고, 2주 동안 꿈만 같았던 성공적인 워크캠프를 마쳤고 다음에 다른 워크캠프에 같이 참가하자는 친구도 생겼습니다. 그리고 저는 한국에 돌아와서 더 열심히 살고, 더 많은 것을 배우며 도전해야 겠다는 목표를 세웠습니다. 저는 워크캠프에 도전할 수 있는 모든든 사람들이 꼭 참가해서 저처럼 인생의 또다른 변화를 시작했으면 합니다. 그 시작의 끈을 잡는다면 어느새, 워크캠프를 마친 후 친구들과 헤어지는게 슬퍼 눈물을 글썽이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