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후기

아프리카, 꿈을 묻고 답을 찾다

작성자 신윤정
잠비아 ZM-YAZ003 · CULT 2014. 07 - 2014. 08 리빙스톤(livingstone)

Victoria Falls

참가 전 준비와 마음가짐

잠비아 워크캠프는 내게 있어 첫 워크캠프였다. 첫 워크캠프를 아프리카로 선택한 것은 막연하게나마 언젠간 가보고 싶었던 곳이기 때문이었다. 무엇보다도 NGO 분야를 꿈꾸고 있는 내게 던지는 질문이기도 했다. 과연, 내가 그 곳에서 잘 지낼 수 있을까? 난 그저 NGO분야에 로망만 갖고 있는 게 아닐까? 몇 달, 몇 년 동안 속에 품어왔던 의문에 대한 답을 얻고 싶었고, 워크캠프가 터닝포인트가 되었다는 누군가의 말마따나 나 또한 인생의 터닝포인트를 기대하며 지원하게 되었다.

7월 28일부터 8월 11일까지 진행된 워크캠프는 사실 말도 많고 탈도 많았다. 이탈리아,프랑스 등 다양한 국적으로 구성될 거라던 캠프리더의 말이 무색하게 우리 캠프 인원은 총 8명이었다. 그것도 잠비아인 5명, 한국인 2명, 스페인인 1명. 5명의 잠비아인들은 식사할 때, 일할 때 등의 일상에서 대부분 저들끼리 현지어로 이야기를 나누어 우리는 소외되기 일쑤였다. 심지어 나는 워크캠프 막바지에 75불을 잃어버리기까지 했다. 환경적으로도 열악하기 그지없었다. 우리는 학교 교실 한 칸에서 매트리스와 침낭을 깔고 생활했으며, 전기가 있을 거라는 인포싯과는 달리 주로 촛불을 사용해 어둠을 밝혔다. 매일 한 시간씩 걸려 석탄으로 불을 피워 요리를 하고, 학교에 단 하나 있는 수도꼭지를 학교 학생들과 나눠 쓰며 샤워, 요리, 빨래 모든 것을 해결했다. 샤워는 3일에 한 번 750ml 생수병 한 개로 해결했고 모든 것을 운동장에 앉아 손빨래했다. 집에서 곱게 자란 내겐 모든 일이 도전이었고 과제였다. 생활의 모든 부분이 열악했고 힘들었다. 그러나 나는 지금도 여전히 잠비아를 그리워하고 있다. 누군가 내게 다시 그곳으로 갈 거냐고 묻는다면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그러겠노라 대답할 것이다. 내 친구들은 내게 대체 왜, 전기도 화장실도 아무것도 없는 그 곳으로 다시 가고 싶냐고 묻곤 한다.

그 모든 것을 덮어버릴 만큼 잠비아는 아름답고 평화로웠다. 전기가 없는 칠흙 같은 밤하늘에 쏟아질 것 같던 무수히 많은 별들, 하늘에 수놓은 것 마냥 눈부시게 아름답던 은하수, 별똥별을 상상해 본 적 있는지. 아침에 일어나 뿌연 무지개를 보면서 양치질해본 적 있는지. 바오밥 나무에 올라 빨갛게 해가 지는 걸 기다려 본 적 있는지. 폭포의 굉음을 들으며 폭포 밑에 서서 멍하니 물안개를 맞아본 적 있는지. 버스 타고 길을 가다 코끼리 떼를 마주한 적이 있는지.

스스로 행복해지기 위해 얼마나 많은 조건들이 필요할까? 내 행복의 조건은 돈, 명예 등이 아니라는 것을 가슴으로 깨닫게 해준 나의 아프리카. 인터넷이 없고 전기조차 없지만 친구들과 밤하늘 아래 앉아 별을 보며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고, 폭포에 발을 담그고 석양이 빨갛게 물들기를 기다리는 일로 매일 매일을 보냈던 그 시간들이 내 지나온 날들 중에 가장 그립고 가치 있는 시간들이었다. 고작 2주밖에 안 되는 짧은 시간이었지만 나는 이 워크캠프를 통해 행복해지는 법을 배웠다. 물론 내 꿈에 대한 명쾌한 해답도 얻었고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