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후기

불편함 속에서 찾은 소중한 가치, 몬트필리어

작성자 오지민
미국 VFP01-14B · ENVI/CONS 2014. 08 Montpelier

Sustainable Living, Vermont

참가 전 준비와 마음가짐

워크캠프 하나를 먼저 신청해두고서 같이 여행할 친구랑 함께 워크캠프을 더 해보자는 생각에 신청을 했다. 또한 첫번째 할 워크캠프와 워크캠프 지역이 다른 만큼 어떤 활동이 이루어질지 궁금했다. 대부분의 미국 워크캠프가 버몬트주에서 하는 것처럼 내가 신청한 두번째 워크캠프도 그러했고, 사전교육에 참가했을 때 들었던 텐트에서의 생활도 이 워크캠프에 해당되는 부분이라 상당히 흥미로운 부분이었다. 또한 처음 들어본 지역인 Montpelier는 버몬트 주에서도 상당히 소규모의 도시로서 자연적인 느낌이 들어 힐링과 여유의 도시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 미국에 가기도 전에 두개의 워크캠프를 참가하게 된 나는 각각의 워크캠프마다의 특징을 정리해보았다. 솔직히 직접 접하기 전에는 아무리 생각하고 고민하고 꿈꿔봐도 실제와는 다를 수 밖에 없기 때문에 가장 중요한건 적응할 때의 마음가짐인 것 같다. 적극적인 마인드.
이 워크캠프에서는 노동의 강도는 힘들지라도 뭔가 만들어나가고 완성되어간다는 성취감을 맛볼 수 있기를 기대했다. 또한 다함께 고생하면서 그 속에서 좀 더 돈독해질 우정을 쌓을 수 있기를 생각했다.

현지 활동 및 특별했던 에피소드

처음 워크캠프와는 너무도 상반된 느낌의 워크캠프였다. 정말 한번도 겪어보지 못한 거미 가득한 텐트생활, 재래식 화장실, 제대로 씻지도 못하는 생활. 게다가 와이파이도 안되고 휴대폰 충전조차 낮시간에 태양에너지를 통해서만 가능한 생활. 첫번째 워크캠프를 겪고 나온지 불과 10일만에 다시 받아들여야하는 두번째 워크캠프는 불평불만이 가득할 수 밖에 없었다. 그래서 나에게는 특히나 적응하기가 더 어려웠다. 변명처럼 들릴 수 있겠지만 차라리 처음부터 겪은 워크캠프가 이러한 것이었다면 있는 그대로 받아들였을텐데 첫번째 워크캠프가 꽤나 여유있는 활동이었다. 너무 힘들지 않는 정도의 노동과 전기시설, 샤워시설, 생활공간 등 일반적으로 누리던 삶과 다를 바 없었기에 두번째 워크캠프는 첫번째와 비교가 되면서 더더욱 불편했다.
잠은 소규모 텐트에서 1~2명 정도로 생활하고 그러한 텐트가 8개 정도 있었다. 아침은 시리얼이나 맥모닝같은 빵 그리고 과일들로 식사를 했고, 점심은 각자 만들어먹는 샌드위치, 저녁은 각 나라의 음식 정도였다. 샤워시설은 비가 내려서 충분한 물이 모이지 않으면 샤워가 불가능했으므로 거의 매일 주위에 있는 호수로 가서 수영으로 땀을 씻어내는 정도였다. 그리고 그 물도 장작으로 뗀 불로 물을 데워서 사용하는 시설이라서 물이 따뜻해질 때까지 기다려야했고, 앞사람이 물을 많이 쓰면 뒷사람은 샤워를 하지 못할 수도 있는 구조였다. 전기도 낮 시간 동안 태양에너지를 통해서만 사용이 가능했다.
주로 하던 일은 두 팀으로 나눠서 한팀은 건물을 짓는 건설팀, 한팀은 흙, 진흙, 소똥을 섞어서 만든 반죽으로 벽에 보수공사하듯이 바르는 일이었다. 나는 두번째 팀에 속해서 매일 아침 9시부터 아침식사하자마자 소똥 냄새를 맡으면서 벽을 반죽을 바르거나 일정한 비율에 의해 반죽을 만들어야했다. 식사를 하자마자 매일 역한 냄새를 맡으니 나중에는 정말 어쩔수 없이 체념을 할 정도로 냄새와의 싸움을 해야했다. 온몸과 옷에 냄새가 배였는데 샤워도 할 수 없었기에 더욱 더 힘들었다. 일도 엄청난 양의 반죽을 만들려고 계속 휘저어주고 비율에 맞춰서 각각의 재료들을 날라야했기 때문에 정말 고된 일이었다.
각국에서 온 여러 사람들과 한정된 자원을 가지고 공유하면서 나눠서 쓴다는 경험. 새롭고 특별한 경험임에는 분명했지만 문명의 혜택을 누리고 살아오던 요즘 친구들에게는 적응하기 어려운 부분일 것이다. 부족한 물 때문에 샤워도 제대로 못하고, 전기 충전은 태양이 떠있을 때만 가능하고, 저녁을 만들 때는 장작을 패서 불을 떼서 만들어먹는 식사. 이러한 부분에 대해 캠프리더들이 우리에게 했던 이야기이다. 세계 그 어느 나라에서 모였지만 각자 서로 모르던 사람들, 그리고 그사람들과 limited resources를 공유하고 나눠쓰는 경험은 이 때 이외에는 할 수 없는 정말 특별한 경험임을.
이 활동에서는 정말 많은 사람들을 만났다. 짧게는 잠시 이 집을 방문하러 온 이웃집 사람들부터, 캠프리더를 도와주며 거의 매일을 함께 한 사람, 강의를 해주러 온 사람, 견학하러도 가고. 정말 지역 주민을 참 많이 만났던 캠프이다. 함께 활동을 한 친구들은 아시아권이 다수였는데, 일본, 대만, 중국, 한국, 스페인 이렇게 모였고, 캠프리더만해도 메리와 두명의 데이빗, 그리고 캠프를 도와주는 페어리까지 4명이었다. 정말 다수의 인원이 모여서 생활을 했는데 첫주는 적응하느라 힘들었지만 둘째주부터는 차츰 적응해서 친해지고 있었는데 끝나는 아쉬움이 있었다.

참가 후 변화와 느낀 점, 하고 싶은 이야기

이번 워크캠프를 참가하면서는 가장 아쉬웠던 것이 내가 이 환경에 적응하느라 바빠서 워크캠프 자체를 즐기지 못했다는 것이다. 정말 착하고 좋은 친구들이었는데 내가 더 다가가지 못한 것 같아 미안하고 아쉬움만 남는다. 그렇기에 이 워크캠프에서는 나를 조금 더 내려놓는 것을 배울 수 있었던 것 같다. 불편함만을 자꾸 바라보면서 이 부분 때문에 다른 좋은 점을 제대로 바라보지 못했다는 것은 어리석은 짓이었다.
또한 이 캠프를 경험하면서 느낀 이 캠프의 주제는 단순히 자원을 아끼자는 것이 아니었다. 자원의 반복되는 고리를 끊자는 것이었다. 예를 들어서 사과를 하나 사면서 우리는 비닐봉지에 담고 이것을 또 다시 쇼핑백에 담아서 이것을 차로 운반한다. 그런데 이 사과를 차로 운반할 거라면 굳이 비닐봉지에 담고, 이걸 또 쇼핑백에 담을 필요가 없지 않느냐는 것이다. 알다시피 미국은 일회용품의 나라다. 한번 쓰고 버리는데 재활용도 제대로 하지 않는 편이다. 이렇게 한번 쓰고 버리는데다가 사과를 사서 에코백 같은 데 담아서 운반한다면 굳이 자원을 낭비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이러한 비닐봉지에 있다. 한번 쓸 자원인데 이를 만들기 위해 공장이 설립되고 이 공장에서는 각종 오염물질을 만들어내고. 이러한 식으로 무수한 공장이 설립되고 운영되고 있는데 이러한 연결고리를 끊자는 것이다. 이를 통해서 자원을 좀 더 아낄 수 있다는 것이다. 캠프리더는 자원과 관련된 많은 이야기를 전해주었고 이를 배울 수 있도록 몇번의 견학을 시켜주었다. 음식물쓰레기 관련으로 이를 처리하는 공장과 그 공장에서 닭이 그 음식물 쓰레기를 먹고 낳는 알을 시장에 팔고 우리는 그걸 사먹는다는 이야기. 농장을 가서 유기농으로 키우는 채소들을 직접 보고 설명도 들었고 우리가 직접 불필요한 잡초들을 뽑는 농장일도 해보고 마지막엔 유기농 토마토도 직접 한가득 따오는 경험. 이 곳에서의 경험은 말만으로 배우는 지식이 아닌 직접 보고 느끼고 체험하며 얻는 진정으로 얻을 수 있는 지식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