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후기

예나에서 만난 세계, 잊지 못할 인연

작성자 안혜연
독일 VJF 6.1 · ENVI 2014. 08 - 2014. 09 Jena

Jena

참가 전 준비와 마음가짐

2년 전 처음 떠난 유럽여행에서 들은 워크캠프. 아는 언니가 3주동안 정말 특별한 경험을 해서 좋았다고 추천해주었다. 외국에서 시간을 보내며 봉사도 하고 새로운 외국 친구도 사귈 수 있다는 것이 매력적으로 들렸다. 조금 더 특별하게 유럽여행을 하고 싶어서 워크캠프를 신청하였다.
독일에서 워크캠프가 가장 많이 열리고 있었다. 이전 여행에서 독일에 대한 좋은 기억을 갖고 있던 나는 주저없이 독일을 정하였고 이전 예나 캠프 참가자들의 후기를 보니 즐겁고 편안하게 지내다 올 수 있을 것 같아서 예나를 선택하였다. 캠프 발표가 나자마자 신청서를 작성하고 합격 발표를 기다렸다. 그리고 4개월 후 독일로 출발하였다.

현지 활동 및 특별했던 에피소드

베를린에서 기차로 2시간 거리에 있는 대학도시 예나에서 캠프가 개최되었다. 캠프리더인 파블로, 부락, 존, 마샤, 알리나, 요반, 맥심, 유카리, 마코토 그리고 나. 총 10명이 캠프에 참여하였다.
예나 시티에서 1시간 정도 걸어야 나오는 숙소 슐렌타임 슈턴을 중심으로 워크캠프가 진행되었다. 첫째 주에는 숲 속 타워의 산책로를 정비하는 일을 하였다. 작업용 장갑을 끼고 가위와 톱으로 나무와 풀을 자르는 일과 타워 내부를 빗자루로 쓰는 일을 하였다. 생각보다 고된 작업이었다. 중간중간 노래를 듣고 카드게임을 하면서 시간을 보냈다. 작업은 보통 2시 전후로 끝났다. 숙소로 와서는 각 나라의 게임도 하고 탁구, 배구, 프리즈비, 농구 등을 하면서 시간을 보냈다. 예나 시티를 관광하기도 했고 밤에는 캠프파이어도 했다. 가장 싸서 독일 홈리스들이 마시는 맥주를 몇 박스씩 사서 한 병씩 들고 러시아, 한국, 일본 노래를 부르기도 하였다. 라이센스와 캄보디아, 숲속관리자 올라프를 주제로 하는 즉흥 블루스는 아직도 잊을 수 없다.
둘째 주에는 차로 40분 정도 걸리는 폭스 타워 소사이어티에 가서 일을 하였다. 은퇴한 할아버지들이 우리를 반갑게 맞아주었다. 여기서도 하는 일은 비슷했다. 1년 사이에 많이 자란 나무들을 다시 자르고 잔디를 깎고 타워를 청소하는 일이 계속되었다. 마지막 날에는 폭스타워 지역주민들이 그동안 찍어준 사진이 담긴 usb와 감사의 선물을 주기도 하였다. 스테이크와 엄청난 크기의 디저트를 먹다 지쳐서 그냥 누워 시에스타를 갖기도 했다.
2주는 순식간에 지나갔다. 헤어지기 전날 우리는 camburg라는 도시로 자전거를 타고 여행을 떠났다. 왕복 40km가 넘는 길을 자전거로 갔다니..지금 생각하면 믿기지가 않는다. 다들 엄청 피곤했을텐데도 맥주와 럼, 예거마이스터를 마시면서 잊지못할 밤을 보냈다. 세르비아 노래와 터키 전통춤이 함께했던 모두가 활짝 웃고 있는 그 날밤이 정말 그립다. 이 시간을 생각하면 항상 웃음이 난다.
드디어 마지막 날, 우리가 나온 지역 신문을 보고 직접 만든 도자기를 받았다. 리더 파블로를 위해 우리가 만든 도자기와 편지를 전해주기도 하였다. 헤어지기 직전에는 서로 꽉 안아주면서 눈물의 작별인사를 하였다.

참가 후 변화와 느낀 점, 하고 싶은 이야기

참가 후 세상은 정말 넓다는 것을 느꼈다. 그리고 인연의 소중함도 생각했다. 전세계에 흩어져 사는 우리들이 어떤 인연으로 독일의 작은 도시 예나에서 만나게 되었는지 신기하고 감사하다. 워크캠프 이후 혼자 다녀야했던 여행은 정말 외롭고 우울했다. 다행히 베를린과 브뤼셀에서는 워캠에서 만난 친구를 만나 같이 여행할 수 있었지만, 런던과 암스테르담은 나에게 지루하고 재미없는 도시일 뿐이었다.
폭스타워에서 봉사활동을 끝내고 숙소로 돌아오는 차 안에서 동영상을 찍으면서 '행복하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정말 오랜만에 느낀 행복이었다. 대학을 다니는 동안 남들처럼 사려고 아등바등 달려왔지만 점점 우울해지기만 했다. 끊임없이 남과 비교하고 자책하였다. 하지만 예나에서는 걱정할 것이 아무것도 없었다. 말은 안통해도 눈이 마주치면 웃었고 사진을 찍었다. 서로 나이를 묻지도 않았다. 10살 차이에도 서로 이름을 부르고 같은 주제로 이야기하고 춤추고 노래를 불렀다.
순간순간이 정말 소중한 기억이다. 모든 기억이 새로 생긴 9명의 친구들에게 고맙다는 말과 항상 행복하라는 말을 다시 전하고 싶다. 그리고 다시 만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