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후기

내 마음의 고향을 찾아서, 핀란드

작성자 김소연
핀란드 ALLI13 · ENVI 2014. 07 - 2014. 08 Loppi, Finland

Friends of Nature

참가 전 준비와 마음가짐

워크캠프에 관심을 갖게된 것은 대학교 1학년 새내기 때였습니다. 웹서핑을 하던 중 어떤 여자분이 워크캠프에 갔다며 올린 사진들을 우연히 보게 되었고, 그 때 머릿속에 '이거다!!'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제가 꿈꾸던 진짜 여행은 내 마음 속 제2의 고향을 찾는 것이었습니다. 랜드마크를 찾아다니는 것과는 다른, 그곳에서 살아보았을 때에만 느낄 수 있는, 말로 다 표현할 수 없는 그런 그리움을 갖게되는 여행. 워크캠프를 통해 제가 그런 여행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을 갖게되었고, 내가 갖혀있던 우물을 벗어나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고 지역사회에 도움을 주겠다는 다른 이유들까지 더하여 워크캠프에 지원하게 되었습니다.
참가 전 준비는 여타 다른 여행의 준비와 크게 다르지는 않았지만, 그곳에 가서 한국을 알릴만한 방법이 무엇이 있을까 고민하였습니다. 그래서 불고기양념과 분말로 된 생강차를 준비하였고, 한국이 표시된 세계지도, 그리고 헤어질 때 선물할 한국 전통문양의 책갈피를 준비하였습니다.

현지 활동 및 특별했던 에피소드

현지에서 우리의 역할은 'Himalayan balsam'이라는 식물을 제거하는 일이었습니다. Himalayan balsam은 외국에서 핀란드로 들여온 식물인데, 그 성장속도가 너무 빨라서 생태계의 다양성을 파괴하고 있다고 합니다. 우리는 다같이 한 곳에서 일하기도 했고, 3~4명의 작은 팀으로 쪼개져서 각각 다른 장소에서 일하기도 했습니다. 작은 팀을 일하는 장소로 데려다주는 일은 지역주민들이 맡았습니다.
때로는 그늘도 없는 뜨거운 햇빛 아래에서 일하는 것이 힘들기도 했지만, 귀하게만 자랐던 내가 이런 고된 일을 경험하며 지역사회에 보탬이 되고있다는 사실이 뿌듯하기도 하였습니다. 우리가 먹는 음식이 누군가의 이러한 노동으로 얻게 된 것이구나, 하는 깨달음과 동시에 감사한 마음을 가져보기도 하였습니다. 하지만 일 사이사이에 친구들과 함께하는 휴식시간은 정말 꿀맛이었습니다. 힘든 일을 함께 해서 그런지, 더 빨리 친해질 수 있었죠.
일이 끝나면 보통 4~5시였는데, 우리는 숙소로 돌아와서 함께 시간을 보냈습니다. 우리 팀의 참가자는 총 14명이었고 한국, 중국, 독일, 스페인, 벨라루스, 이탈리아, 핀란드, 프랑스, 체코, 세르비아에서 온 20대 초중반의 학생들이었습니다. 핀란드의 백야현상 덕분에 우리는 밤 늦게까지 대낮처럼 밝은 야외에서의 수다를 즐길 수 있었습니다. 팬케이크도 해먹고, 둘러앉아 수다도 떨고 게임도 하고, 숙소 바로 앞의 강가에서 수영도 하고, 숨바꼭질도 하고. 한국에서는 친구들에게 쉽게 털어놓지 못했던 고민들을 이곳의 친구들에게 털어놓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14일동안 우리는 힘든 일도, 즐거운 일도 14명 다같이 함께할 수 있었습니다. 숙소 특성 상 사적인 공간은 가질 수 없었지만, 그렇기에 더욱 빨리 친해질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참가 후 변화와 느낀 점, 하고 싶은 이야기

말로 다 표현할 수 없는 변화가 있었고, 정말 많은 것을 느꼈습니다.
우선 지금까지 제가 살아오던 이 작은 세계가 얼마나 좁았었는지를 알게 되었습니다. 한국에서 다녔던 대학교, 그리고 내가 가까이하던 좁은 인맥. 그것에 만족하던 지난 날들이었는데, 워크캠프를 다녀오고 나니 예전의 제가 얼마나 갇혀있었는지 알게되었습니다. 지금의 저는 절대 그때로 돌아갈 수는 없을 것입니다. 제가 평소에 지향하던 목표도 달라지게 되었는데, 좀 더 넓은 세상과 다양한 일들을 경험하며 살아가는 것을 꿈꾸게 되었습니다. 그 첫번째 단계로, 내년 쯤에 두번째 워크캠프를 계획하고 있습니다.
워크캠프 후로 2달이 지난 지금도 그 때 만난 친구들과 메시지를 나누고, 우편으로 엽서와 선물을 주고받고 있습니다. 2주는 짧은 시간이지만, 이 시간을 함께한 친구들은 영원히 잊을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우리는 헤어질 때 눈물을 흘렸고, 이 시간과 이 사람들을 절대 잊지 않으리라 다짐했습니다. 지구 반대편에도 나를 생각해주는 사람들이, 언제든 나를 반갑게 맞아줄 사람들이 있다는 것, 생각만으로도 행복한 일이 아닌가요. 내 마음의 고향 핀란드, 다음번엔 추운 겨울에 꼭 찾아가보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