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후기

몽골, 열 개국 친구들과 땀 흘린 2주

작성자 문수현
몽골 MCE/11 · KIDS/AGRI 2014. 08 몽골

Eco farming-5

참가 전 준비와 마음가짐

처음으로 혼자서 출국을 하게 되었다. 대학교에 와서부터는 부모님과 떨어져 살아서 출국 자체만이 아닌 출국준비까지 모두 혼자서 해야했다. 또 워크캠프는 봉사단체에서 하나부터 열까지 모두 도와주게 되어있는 프로그램은 아니라 처음에는 더욱 막막했었다. 메일로 받은 인포싯과 다녀온 사람들의 후기를 보고 필요한 것들을 하나씩 준비해갔다. 밥도 봉사자들이 돌아가며 지어 먹는다기에 닭볶음탕 양념과 김치 등을 챙기면서 맛있는 요리를 만들어 줄 생각에 들떴다. 외국인들과 이렇게 오랫동안 같이 지내는 경험도 처음이라 조금의 걱정은 있었지만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고 같이 활동을 할 생각에 기대되는 마음이 더 컸다.

현지 활동 및 특별했던 에피소드

총 10개국에서 온 사람들이 모였다. 한국, 일본, 대만, 홍콩, 독일, 프랑스, 벨기에, 러시아, 미국, 몽골까지. 매일 날짜별로 그날 속해있을 팀이 정해져 있었다. Farming, watering, cleaning, cooking team 들 중 하나에 배정되어 있었다. 영어 회화가 뛰어난 편은 아니었지만 함께 일을 하면서 즐겁게 대화하고 소통했다. 몽골은 정말 아름답지만 척박한 나라였다. 끝없이 펼쳐진 초원은 말할 수 없이 아름다웠지만 너무 건조해서 밭의 흙은 물기하나 없었다. 뙤약볕 밑에서 밭고랑에 앉아 도란도란 이야기 하면서 잡초를 뽑고, 양동이 가득 물을 담아 무겁다고 소리지르면서도 수십그루의 나무에 물을 다 주고, 쿠킹팀에 속하는 날엔 하루종일 밥을 짓고 다른 팀원들이 식사 후 휴식할 땐 설겆이를 하는 등 힘들지만 함께해서 너무 즐거웠다. 다른 나라에서 온 사람들과 생활하며 그 나라 사람들의 문화를 알게 되고, 우리나라의 문화도 알려주면서 다르다는 것에 대해 좀 더 인정하는 마음을 가지게 된 것 같다. 하루의 일과가 끝난 후 저녁을 먹은 뒤로는 항상 부엌에 모여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면서 차를 마셨다. 또 모여서 노을을 보기도 하고 그 곳 고아원의 아이들과 함께 놀고, 카드게임을 하거나 석양아래에서 마을 주민들, 아이들과 함께 축구를 하기도 했다. 하루는 달과 지구가 가장 가까워지는 때인 슈퍼문이 뜨는 날이었다. 저녁을 먹고 차를 마시다가 밖에 나오니 달이 막 뜨고 있었다. 달은 뜨기 시작할 때가 가장 크다는 것을 그 때 알았다. 방금 막 다 뜨기 시작한 보름달은 태어나서 본 것 중 가장 크고 밝았다. 산 위로 뜨는 달이 아닌 지평선 위로 뜨는 달은 너무도 낭만적이었다. 흔치 않은 슈퍼문을 단 2주만 지낸 몽골에서 봉사자들과 함께 보게 되어서 정말 행운이었다고 생각한다. 매일매일이 새로운 경험이었다. 리틀고비로 떠난 주말여행도 잊지 못할 추억이 되었다.

참가 후 변화와 느낀 점, 하고 싶은 이야기

캠프 마지막 저녁 다같이 밤샘 파티를 하면서 정말 즐겁게 마지막 밤을 보냈다. 떠나는 날 아침 그 곳에서 나를 제일 좋아해주던 고아원의 여자 꼬마아이가 작은 종이쪽지에 적은 편지와 색종이로 접은 꽃을 선물로 줬다. 몽골어로 쓰여진 편지 내용은 'Always keep your smile and come back'이라고 했다. 순수한 마음을 가진 아이가 전해준 그 말은 너무나도 가슴에 와닿았다. 아마 내가 이 때까지 받은 편지 중 가장 짧지만 가장 큰 여운을 주는 편지였던 것 같다. 몽골이라는 나라에서의 정말 아름답고 새로운 경험들로 가득찼던 2주는 평생 잊지 못할 추억이 되었다. 마음이 따뜻한 사람들과 함께 하루하루를 보내며 생각도 깊어지고 많이 변화한 것 같다. 무엇보다도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는 데 있어 두려움이 많이 사라졌고, 나 혼자서도 큰 일을 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생겼다. 2주간의 짧은 만남이었다. 헤어지려니 너무 아쉽고 마음이 아팠다. 캠프장에서 떠나는 버스안에서 눈물을 흘리면서 손을 흔들었다. 짧아서 아쉽지만, 짧아서 더 소중하고 아름답기도 할 수 있는 것 같다. 내 스무살의 첫 도전이었고, 잊지못할 아름다운 경험이었고, 평생 간직할 추억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