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후기

멕시코, 바다거북과의 잊지 못할 만남

작성자 장해라
멕시코 A-VIMEX14/14 · ENVI 2014. 09 Zihuatanejo

Turtles Ixtapa-Zihuatanejo

참가 전 준비와 마음가짐

미국에서 어학연수를 하던 중, 같이 살던 동생의 소개로 워크캠프에서 다양한 봉사활동을 진행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평소 동물을 사랑하는 나였기에 멕시코에서 진행되는 바다거북의 알을 보호하는 봉사활동에 굉장히 관심이 갔고, 바다거북보호에 대한 여러가지 정보를 알아본 후에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워크캠프에 봉사활동 지원서를 제출했다.

몇 일이 지나 합격통지를 받았을 때에는 봉사활동에 참가할 수 있게 되었다는 사실에 매우 기뻤지만, 한편으로는 나홀로 멕시코로 떠난다는 생각을 하니 조금 불안하고 긴장이 되었다.
멕시코의 치안이 그다지 좋지 않다는 이야기는 익히 들어 알고 있었다.
나는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지내고 있었기 때문에 멕시코 국경이 맞닿아 있어 멕시칸을 자주 볼 수 있었다.
그리고 어느날 내 한 친구가 길을 걷다가 멕시칸 남자 둘에게 아무 이유 없이 구타를 당한 뒤 소지품을 도난당한 사건이 있었다.
친구가 그런 사건을 당했다는 사실에 나는 매우 충격을 받았고, 그 뒤로 나도모르게 멕시코 사람에 대한 약간의 두려움을 갖게 되었다.
내가 스페인어를 전혀 못한다는 사실 또한 나에겐 불안함으로 다가왔다.

그렇게 나는 처음 가보게 될 멕시코에 대한 약간의 걱정과 두려움, 앞으로 경험하게 될 새로운 경험에 대한 부푼 기대감, 캠프에서 만나 의미있는 시간을 함께 보내게 될 다양한 국적의 봉사활동 참가자들에 대한 궁금증과 설레임을 안고 멕시코시티행 비행기 티켓을 예매하였다.

현지 활동 및 특별했던 에피소드

미국에서 비행기를 타고 멕시코시티에 도착해 몇일 지낸 뒤 버스를 타고 캠프로 향했다.
버스를 탈 때 터미널에서 조금 헤맸지만, 다행히 영어를 하시는 친절한 아저씨를 만나 별 탈없이 버스를 찾을 수 있었다.

멕시코에 오기 전 갖고있던 두려움이 무색할정도로 멕시코에는 정말 친절한 분들이 많았다.
캐리어를 끌고 계단을 올라가는 내가 힘들어 보였는지, 내게 다가와 대신 들어주신 고마운 분들도 몇 분 계셨고, 지하철노선을 보고 있던 내게 친절한 미소와 함께 다가와 길을 잃었냐며 도와주겠다는 학생도 있었다.
심지어는 내가 목에 걸고 있던 카메라를 누가 훔쳐가진 않을까 염려되어 가방에 넣어두라며 걱정해 주시는 분도 있었다.

10시간을 훌쩍 넘기는 오랜시간 끝에 마침내 내가 캠프에 도착했을 땐 이미 다른 봉사활동 참가자들이 도착해 있었다.
봉사활동 캠프참가자는 나를 포함하여 모두 5명이었고, 캠프의 현지 호스트 겸 리더가 있었다.

영화 '쇼생크탈출'에서 주인공이 자유를 되찾으면 꼭 가서 살고싶어하던 멕시코 서쪽에 위치한 태평양이 바라다보이는 작은 마을, 지후아타네호(Zihuatanejo).
바다거북을 보호하는 봉사활동은 밤에 진행되었기 때문에 낮에는 주로 자유로운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나는 낮에는 지후아타네호의 아름다운 해변에서 따스한 햇볕 아래 다른 봉사활동 참가자들과 물놀이도 하고 이런저런 얘기도 나누며 시간을 보냈다.

해가 저물고 날이 어두워지면 참가자들과 리더가 함께 모여 모래사장 위를 걸으며 바다거북의 둥지를 찾아 알을 채집하러 다녔다.
모래 속에 숨겨져있는 바다거북 둥지로부터 채집한 알은 봉지에 조심스레 담아두었다가 캠프에 가져가서 따로 알을 묻어놓는 안전한 장소에 다시 묻어놓는다.
매우 흥미로운 점은 이 때, 알이 묻혀있는 모래의 온도에 따라 부화할 아기 바다거북이들의 성별이 정해진다고 한다.

참가 후 변화와 느낀 점, 하고 싶은 이야기

2주간 바다거북을 보호하는 봉사활동을 해보며 생명의 신비롭고 소중함을 새삼 느끼게 되었다.
특히 조그마한 탁구공만한 알에서 막 깨어난 아기 바다거북이들을 볼 땐 너무 귀여워 나도 모르게 저절로 엄마미소가 지어졌다.
정말 고맙게도 별 탈없이 건강하게 부화한 아기 거북이들을 바다로 다시 보내 줄 때에는 뿌듯하고 조금은 감격스러운 기분이 들기도 했다.

지후아타네호 바다거북 보호 캠프를 하면서 한가지 매우 아쉬웠던 점은 캠프의 리더가 멕시코 사람이었는데, 영어를 전혀 하지 못하셨다.
나 역시 영어만 조금 할 줄 알뿐, 스페인어는 전혀 하지 못하기 때문에 의사소통에 매우 어려움을 겪을 수 밖에 없었다.
다행히도 봉사활동 참가자 중 프랑스인 참가자 한 명이 스페인어를 조금 공부하고 왔었기 때문에 그 참가자를 통해 의사소통을 할 수 있었지만,
그 프랑스 참가자 역시 스페인어가 완벽하지 않았기 때문에 가끔은 리더와 대화를 할 수 없어 매우 답답해 할 수 밖에 없었다.


비록 캠프에서 2주일 동안 지내는 동안 따뜻한 물로 샤워 하는 것은 꿈도 못꾸고,
편하고 안락한 생활은 하지 못했어도,
팔 다리가 온통 울긋불긋 모기 물린 자국으로 엉망이 되버리고,
캠프 리더와 의사소통이 어려웠어도.. 그리고 그 밖의 어렵고 힘들었던 일이 몇 있었지만,
멕시코 지후아타네호에서의 2주일은 나의 잊지 못할 소중하고 의미있는 경험으로 오래 기억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