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후기

혼란 속에서 찾은 뜻밖의 배움

작성자 현진솔
스페인 ESDA 21 · FEST/CULT 2014. 09 tres cantos

Organic Roots

참가 전 준비와 마음가짐

아일랜드에서 어학연수를 하면서 유럽 각국을 정말 많이 여행했습니다. 그러던 중, 여행만을 할 것이 아니고 좀 더 색다르고 풍성한 경험을 해보고 싶었습니다. 워크캠프가 있다는 것을 친구를 통해서 알게 된 후, 평소 봉사활동에 관심이 많았기 때문에 더 꼭 참여해보고 싶었습니다. 특히 스페인을 지원한 이유는, 그 전까지 스페인을 한 번도 가본적이 없었고 아일랜드에서 만난 스페인 친구들이 다들 너무나 착하고 좋은 사람들이어서 꼭 한번 가보고 싶은 나라였습니다.
워크캠프에 합격하고 나서, 딱히 준비한 것은 없었습니다. 아일랜드에서 유럽 친구들과 함께 공부했던 것과는 다르게 2주동안 함께 지내면서 서로의 의견을 듣고 수렴해야 하고, 함께 힘을 합쳐서 그룹으로 일을 해야하는 것이 저에게 정말 큰 도전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 점에서 걱정도 많이 되었지만 한편으로는 어떤 새로운 일들이 펼쳐질지 기대되고 설레는 마음으로 워크캠프를 기다렸습니다.

현지 활동 및 특별했던 에피소드

일단 현지 활동에 대해 쓰기 전에, 진심어린 마음으로 도움을 주고자 참여한 이 워크캠프에서 저는 많은 실망감을 느꼈다는 것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첫번째로, 현지의 상황은 전혀 봉사자들을 환영하고 이끌어줄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어 있지 않았습니다. 숙박와 음식 등등의 가장 기본적인 것들에서 조차도 기본이 되어있지 않았기 때문에 그 곳에서 사람들과 어울리고 최선을 다해 그들을 도와주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았습니다.
두번째로, 봉사자들을 전혀 배려하지 않는 스케줄을 내놓았습니다. 매일매일 스케줄은 수도 없이 바뀌었고, 때문에 우리는 하루종일 아무것도 하지 않고 마냥 기다리거나, 일을 해야 하는 시간인데도 애매한 스케줄 때문에 개인활동을 하는 봉사자들이 많았습니다.
세번째로, 도난상황에 대해서 아무런 준비가 되어있지 않았고, 심지어 그러한 일이 발생한 후에도 딱히 어떠한 대책조차 세워주지 않는 상황이었습니다.
말 그대로 무질서, 무계획이었습니다. 이러한 일이 발생할 때마다 정말 많은 실망감을 느끼고 어느 누구에게도 배려받지 못한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초반에는 이것이 단지 문화의 차이이고 내가 극복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내 자신을 다잡으면서 버텼지만, 아닌 것은 아니라고 말하고 바꿔나가야 한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참가 후 변화와 느낀 점, 하고 싶은 이야기

처음에 기대하고 걱정했던 것과는 너무나 다르게 혼란 그 자체였던 이 워크캠프가 과연 나에게 좋은 경험이 될까? 내가 과연 어떤 것을 배우고 느낄 수 있을까? 에 대한 질문에서 저는 굉장히 부정적이었습니다. 하지만 지금 돌이켜 생각해 보면, 좋은 사람들과 좋은 환경에서 만족스러운 워크캠프를 했다면, 좋은 경험은 했을지 몰라도 많은 것을 배우지는 못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봉사자, 외국인이라는 가장 낮고 힘 없는 자리에서 제가 느낀 억울함과 무관심은, 제가 어느 기관의 리더가 되더라도 또는 다시 가장 낮은 자리에 위치하게 되더라도 절대 잊지 못할 것입니다. 물론 리더로서 모든 사람들을 만족시키는 일은 불가능할 정도로 어렵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적어도 그들을 배려하고 격려해 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너무나 매력적이고 아름다운 나라 스페인이지만, 저에게 그 스페인에서의 2주는 그 나라의 이미지를 완전히 깎아내려버릴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여전히 스페인을 사랑하고, 또한 이러한 활동들이 지금보다 더 향상될 수 있다면, 국제워크캠프는 정말 의미있고 가치있는 활동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저의 이러한 불평을 긍정적인 시선으로 바라봐 주신다면 정말 감사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