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후기

베를린 옆 작은 마을, 특별한 여름

작성자 이명은
독일 IJGD 74118 · ENVI/STUDY 2014. 08 Storkow, Berlin

BOOST YOUR GERMAN IN THE PEACE VILLAGE

참가 전 준비와 마음가짐

작년 여름 혼자서 유럽 여행을 준비하여 영국, 네덜란드, 벨기에를 거쳐 독일과 오스트리아까지 5개국을 24일동안 다녀왔습니다. 독일에서 머무를 때 같은 숙소에 있던 언니와 오스트리아까지 일정이 겹쳐서 함께 여행다니며 이야기를 하면서, 워크캠프를 처음 소개받았습니다. 그 분은 터키로의 워크 캠프가 끝나고 여행을 다니던 중이였고, 함께 얘기를 하면서 워크 캠프가 어떤 단체인지, 어느 나라가 있고, 주로 어떤 활동을 하고, 참가 신청은 어떻게 하는지 등등 여러 정보를 얻었고, 한국에 와서도 연락하고 지내며 틈틈이 정보를 주고받았습니다. 마침 여름방학에 독일에서 주최되는 워크캠프에 관심이 생겨 참가 신청을 하게 되었습니다.
고등학생 때 제2외국어 전공으로 독일어를 선택하여 배웠고, 여름방학 때 독일로 여행을 갈 기회가 생겨서 실제 외국인들과 대화하려 시도했지만, 대학생이 되고는 독일어 공부를 쉬어서 생각보다 말이 자연스럽게 나오지 않았습니다. 제가 참가한 'Boost your german in the peaceful village' 프로그램은 환경 정화 활동과 더불어 독일어 수업 제공하고 있었습니다. 독일어를 배우는 어떤 다른 나라 친구들이 있을지, 그들은 어떤 이유로 독일어를 공부하는지, 전공은 무엇인지, 또 그들의 문화는 어떠한지를 3주간 함께 생활하며 체험하고 싶었기에 참가 신청을 하였습니다.
워크 캠프에 참가하기 전, 오랫동안 쉬어두었던 독일어 공부를 다시 시작했고 간단한 문법들을 정리하고 대화하는 연습도 해보았습니다. 이번 워크캠프를 통해 독일어 실력을 확실히 늘리고 싶었고, 독일인들과 또 다른 외국인 친구들과 자유롭게 영어와 독일어로 대화하는 능력도 키우고 싶었고, 서로 다른 문화를 가진 사람들이 어떻게 대화하고 어울려 지내는지도 직접 체험하면 좋은 경험일 것 같았습니다.

현지 활동 및 특별했던 에피소드

비록 부모님, 친구들과 떨어져 타지에 혼자 남게 되었지만, 독일 마을 Storkow에 모인 우리 워크캠프 참가자들은 모두 같은 상황이였습니다. 다른 워크캠프에 참가한 적이 있는 몇몇 친구들과는 달리, 처음 보는 사이인데 말도 잘 통하지 않아서 첫 인사 'Hi~' 이상의 대화는 하기 힘들었습니다.
사실 처음 미팅포인트에 도착하기까지의 여정도 쉽지가 않았습니다. 전날 프랑크푸르트에 도착해서 만나는 당일인 다음날 아침에 베를린까지 6시간 동안 버스를 타고 올라가서 베를린 중앙역에서 Storkow로 가는 방법을 찾아보아야 했습니다. 예정대로라면 아침 9시에 출발해 6시간 뒤인 3시에 베를린에 도착하고 3시반 쯤에 있는 기차를 타면 5시까지 넉넉하게 Storkow에 도착해야 했는데, 제가 탄 버스가 늦게 도착한 것이 문제의 발단이였습니다. 4시쯤 있는 기차를 타고 Furstenwalden역으로 가서 다시 Storkow로 가는 버스로 갈아타야 했는데, 막상 한시간 동안 기차를 타고 가니 버스가 이미 끊긴 시간이였습니다. 다시 한시간 걸려 중앙역으로 돌아와서 다른 방법을 찾아보니, Konigs Wusterhausen역으로 가는 기차를 타고 거기에서 Storkow로의 기차를 타는 방법이 있었습니다. 옆에는 한국인이 한명도 보이지 않는데 나름 독일어를 배웠다지만 프리토킹하기에는 아직 부족한 실력이고, 타지에 홀로 남겨져 계획은 틀어진 상태에 제시간에 도착하지 못한 미안함과 불안함에 첫날을 보냈습니다. 다행히 마을 사람들이 좋은 분들이셔서 늦은 밤에도 데리러 와주시고 외국인 친구들도 유일한 동양 참가자인 저에게 관심도 가져주고 먼저 말도 걸어주었습니다. 룸메이트는 네덜란드와 벨기에에서 온 친구들이였고, 특히 벨기에에서 온 친구는 활동적이어서 첫날인것 치고는 많은 얘기를 나누었고 덕분에 편안한 밤을 보낼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다음날 아침, 식사문화부터가 다른 나라에 적응하기가 생각보다 쉽진 않았습니다. 한국이라면 당연히 뜨끈한 밥과 국에 다양한 반찬들로 차 있어야 할 식탁이, 딱딱한 빵과 잼과 주스밖에 없었던 것입니다. 사실 캠프가 끝날 때 까지 한국 밥 생각이 많이 나고 양식 문화에 적응하기 힘들었지만, 가끔 제가 식사당번일 때 한국 음식으로 주먹밥과 불고기, 라면 등으로 식탁을 채우고 맵지만 맛있다며 즐거워하는 외국인 친구들의 모습을 보는 것도 재밌었습니다. 열 몇명의 식사를 책임져야 했기 때문에 사실 라면은 한국에서처럼 국물이 푸짐하게 끓일 수 없었고 거의 죽처럼 되었지만, 매운 맛에 친구들이 역시 한국이라며 정말 좋아했습니다. 또 두루치기를 한 날에는 남은 매운 양념국물을 가위바위보해서 지는 사람이 마시기 이런 즉석 게임도 만들어 했는데, 한국 문화를 즐기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근교 자전거 여행입니다. 독일의 수도 베를린에서 기차를 환승해서 한 시간 정도 걸려야 도착하는 시골 마을에서 지냈기 때문에 주말 이외의 쉬는 시간에 유명 관광지를 다니기는 힘든 환경이였습니다. 대신 친하게 지냈던 친구 3명과 자전거를 타고 쇼핑도 자주 다니고 주변 호수나 산에 2~3시간씩 산책을 겸해 다녔습니다. 한국에서는 경험하기 힘든 자전거 여행이 독일 작은 마을에서 아름다운 자연과 풍경을 마음껏 구경했고 지금까지도 잊을 수 없는 추억입니다.

참가 후 변화와 느낀 점, 하고 싶은 이야기

외국의 시골 마을에 유일한 동양인으로 언어도 문화도 다른 친구들과 어울려 지내는 일이 설레고 기대되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두렵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막상 캠프에 참가해 생활하니 새로운 문화와 생활을 배우고 다양한 경험과 활동을 할 수 있었던 뜻깊은 시간이었습니다.
현지 봉사활동도 힘들었지만 친구들과 함께여서 재밌었습니다. 사실 첫 주는 잡초뽑기, 두번째 주도 해변에서 잡초뽑기, 셋째 주에 들어서야 버스정류장에 페인트 칠하기 같은 재미있는 활동을 했습니다. 친구들과 장난도 치고 사진도 찍으면서 재미있게 활동했지만, 사실 잡초 뽑는 일은 무의미하다 생각되어 다음 워크캠프에는 개선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어학 프로그램은 생각보다 재미있고 도움이 되었습니다. 기존에 독일어를 배웠지만 거의 잊은 상태였는데, 문법을 확실히 다졌고 말하는 데에 있어서도 자신감이 늘었습니다.
다음에도 다른 나라에 다른 분야로 지원해 워크캠프에 꾸준히 참가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