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후기

아이슬란드, 혼자서도 괜찮아 아이슬란드 워크캠프 2주,

작성자 박솔지
아이슬란드 WF77 · ENVI/MANU 2014. 07 hvergerdi, Iceland

Hveragerði – Health and Environment

참가 전 준비와 마음가짐

제가 아이슬란드 워크캠프에 참가하게 된 이유는, ‘워크캠프’보다 ‘아이슬란드’에 있었습니다. 예전부터 세상의 북쪽 끝인 아이슬란드를 여행하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았습니다. 하지만 널리 알려진 여행지가 아니기에, 운전을 못하는 제가 혼자 여행하기 힘들겠다는 판단을 내리게 되었고, 워크캠프를 통해 아이슬란드를 샅샅이 여행하겠다는 결심을 했기 때문입니다. 참가 전에는 아이슬란드에 대한 기본적인 정보들을 수집하고, 특히 이전에 아이슬란드에서 워크캠프를 했던 분들의 후기들을 자세히 읽으며 필요한 부분들을 체크했습니다. 한국에서 아이슬란드까지 바로 이어지는 항공편이 없기에 런던을 거쳐 가기로 결정하였고, 2-3일 정도 여유있게 도착하기 위해 레이캬비크에서 묵을 호스텔을 예약했습니다. 저는 아이슬란드에서 2개의 워크캠프를 연이어 할 계획이어서 2달 남짓한 여정이었기에 짐을 싸는 데도 많은 고민이 있었습니다. 거긴 “ICE”land 니까 여름에도 추울까? 별별 고민을 다했습니다. 이렇게 준비과정부터 아이슬란드에 대한 기대에 부풀어 있었습니다. 저는 워크캠프를 간다고는 했지만 ‘워크’보다는 ‘캠프’에 더 중점을 두고 생각 했던 것 같습니다. (물론 워크캠프를 하면서 “워크”, 노동의 수고로움을 뼈저리게 느끼게 되었지만요.)

현지 활동 및 특별했던 에피소드

아이슬란드에서 제가 참가한 첫 번째 캠프였던 “WF77-health and environment” 는 아이슬란드 남부지역인 Hvergerdi에서 진행되는 2주 과정의 캠프였습니다. 루마니아에서 온 로레다나, 홍콩에서 온 레이코 총 2명의 리더가 있었고, 프랑스에서 온 친구 2명, 스페인에서 온 친구 2명, 대만에서 온 친구 1명, 러시아에서 온 친구 2명, 그리고 저까지 총 10명이었습니다. Hvergerdi는 크지 않은 동네인데, 그 곳에는 health clinic이 있고, 그 곳에 소속되어 2주동안 활동을 했습니다. 아침 9시부터 3시까지, 그린하우스에서 농장 일을 하거나, 클리닉 주방에서 일을 하거나, Austa와 함께 클리닉 주변을 청소하는 노동을 했습니다. 클리닉에서 제공해주는 숙소는 1인 1실이었기 때문에 굉장히 편리하고, 자기 시간도 가질 수 있다는 게 좋았습니다. 그렇지만 대부분 매일 저녁에 거실에 모여 기타를 치고, 노래를 부르거나, 날씨가 좋은 날은 뒷산으로 산책을 가기도 하며 모두 함께 좋은 시간을 보냈습니다. 특히 클리닉 안에 있는 수영장을 무료로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매일 9시-3시까지 힘든 일과가 끝나면 수영장으로 달려갔던 기억이 나네요 : ) 그리고 클리닉 생활을 하면서, 대부분의 환자들이 노인들이었기 때문에 젊은 친구들을 만나기 힘든데, 동네 젊은 친구들이 가끔 숙소에 찾아와 함께 이야기를 나누고 자주 놀았던 기억이 납니다. 현지 친구들이 영어도 잘하고, 얼굴도 예쁘고, 아이슬란드 얘기도 재미있게 잘 해줘서 너무 좋았습니다: )

아, 그리고 hvergerdi에서 내내 있다보면 너무 지겨웠기 때문에 레이캬비크나 근처에 selfoss로 넘어가 놀고 싶었습니다. 맥주도 한 잔 하고싶고, 우리끼리 맛있는 것도 먹고 싶었기 때문에 저녁이 되면 시내로 놀러 갈까? 라는 얘기가 나오기 일쑤였습니다.그렇지만 교통편이 좋지 않아 둘둘씩 나뉘어 히치하이킹을 해야 했는데 한국에선 경험할 수 없는 것이라 놀라기도 하고 재밌기도 했습니다. 놀다가 밤이 되서는 hvergerdi로 돌아오는 차가 없기 때문에 24시간 마트에서 밤을 새거나, 겨우겨우 차를 얻어타고 새벽에나 도착하기도 했습니다.

참가 후 변화와 느낀 점, 하고 싶은 이야기

특별히, Hvergerdi에서는 1인 1실 숙소도 제공되고, 세끼 식사도 클리닉에서 제공되기 때문에 생활하는 데에는 불편함이 거의 없었습니다. 그래서 우리끼리의 시간도 더 많아지고, 덕분에 외국 친구들과 이런 저런 얘기도 많이 할 수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영어를 말한다는 자신감도 없고, 처음보는 친구들과 무슨 얘기를 할까 하는 걱정도 많았습니다. 내가 먼저 다가가지 않으면 그 친구들과 얘기하는 게 힘들지 않을까 걱정도 많이 되었습니다. 개인의 내성적인 성격 때문일지, 아니면 동양과 서양 문화권의 차이일까, 많은 생각도 들었습니다. 그렇지만 2주 동안 내내 붙어 다니며 이런 저런 얘기도 하고, 무엇보다 ‘아이슬란드’에 함께 있다는 사실을 기적이라고 말하며 우리 10명은 가족처럼 친해졌습니다. 서로 애칭을 부르고, 챙겨주고, 속에 담긴 얘기도 하고. 그러는 동안 느낀 점은 결국 문화권이나 성격이나 언어의 문제를 떠나서, 함께 많은 시간과 경험을 공유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지 깨닫게 되었습니다. 특히 캠프가 끝나고 헤어질 때, 서로 부둥켜 안으며 펑펑 울었던 그 때에 우리가 전 세계에 흩어져 살지만, 가족이라고 느낄 만큼 마음의 거리가 가까워진 것을 느꼈습니다. 평생에 잊지 못할 꿈 같은 2주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