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후기

레이캬비크, 꿈을 걷다

작성자 한수진
아이슬란드 WF46 · ART/STUDY 2014. 08 레이캬빅, 아이슬란드

Visual art in Reykjavik

참가 전 준비와 마음가짐

내가 유럽으로 교환학생을 오면서 제일 가고 싶은, 꼭 갈 나라를 두 곳을 정했는데, 그 나라들이 바로 스페인과 아이슬란드였다. 나는 아이슬란드에 대해선 아는 것도 별로 없고 들은 얘기라고는 ‘화산과 빙하가 공존하는 땅’ 이것이 전부였다. 하지만 그 미지의 세계가 나를 유혹했다. 아이슬란드, 나는 이 나라가 그 이름만으로 충분히 아이슬란드의 워크캠프의 참가동기가 된다고 생각한다. 사실 나에게도 그랬다. 하지만, 아이슬란드를 혼자 여행하자니 아는 친구도 없고 비용도 만만치 않다는 것을 알고 난 뒤에는 아무 고민 없이 아이슬란드 워크캠프를 지원하게 되었다. 워크캠프 지원비용도 다른 캠프보단 훨씬 비싸긴 했지만, 그래도 안전하게 숙식을 해결하는 데에는 워크캠워크 만한 것이 없다. 그렇게 나는 환상의 섬 아이슬란드로 향하게 되었다.
워크캠프 참가 하기 전에 제일 고민 했던 것은 바로 날씨였다. 한참 여름에 스페인에서 뜨거운 햇빛을 즐기다 갈 계획이었기 때문에 그 추운 날씨에 적응 할 수 있을 지가 제일 고민이었다. 8월 말 아이슬란드 날씨를 마구 검색해 가면서 짐을 챙기는데, 2달 간 여행을 할 예정이라 아이슬란드 용으로는 가을철 점퍼 달랑 하나 챙기는 게 다였다. 추우면 겹겹이 입으면 되고, 정 안되면 니트라도 하나 사 입으면 되지 하는 생각으로 말이다. 그러고는 워크캠프의 주제였던 ‘사진’에 맞춰서 카메라도 작은 것으로 하나 챙겨서 갔다.
처음에 바르셀로나 공항에서 체크인을 하는데 그렇게 설렐 수가 없었다. 하지만 등산화며 스포츠웨어로 중무장한 다른 사람들을 보면서 약간 나의 아이슬란드 생활이 걱정되기도 했으나, 돌아가서 짐을 다시 쌀 수도 없고 그냥 비행기에 몸을 맡겼다.
내 워크캠프

현지 활동 및 특별했던 에피소드

아이슬란드에 도착해서 숙소를 배정받고 캠퍼들을 만나고 조금씩 자리를 잡아갔다. 우리 캠프는 스페인, 러시아, 한국, 대만, 튀니지아, 루마니아에서 온 캠퍼들과 캠퍼리더들로 구성되었다. 첫 날 다들 모였을 때 어떤 일을 하게 될지 캠프리더에가 듣게 되었는데, 내가 인포싯으로 전해들은 바와 조금 달랐다. 사진을 찍긴 찍는데, 아이슬란드 사람들의 삶을 찍는 것보다, 이 캠프 베이스가 있는 거리를 중심으로 찍는 것이었다. 리더에 의하면, 이 거리는 바로 옆에 화려한 거리에 가려져서 거의 버려진 거리였다고 한다. 그런데 이 봉사 단체에서 이벤트도 열고 예술가들이 하나씩 모이기 시작하면서 점점 활기를 띄기 시작했다고 한다. 이런 변화를 이제는 우리가 포착해서 사람들에게 보여주는 것이 우리의 목표였다. 캠퍼들도 나처럼 다들 이곳 저곳을 다니며 사진을 찍을 줄 알았는데, 막상 그게 아니라서 당황했지만, 아이슬란드니깐 우리는 모든 것을 수긍했다. 캠프는 10짜리 캠프였는데, 막상 사진을 정말 찍은 것은 몇 일 되지 않았다. 거리가 그렇게 큰 것도 아니라 오전 오후해서 2,3일 만 찍으면 거의 모든 것을 포착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우리는 이 거리의 사진을 찍는 것 이외에도 베이컨 페스티벌에서 봉사자로 일하면서 현지 축제의 분위기도 느낄 수 있었다. 일이 한가지로 정해지지 않고 필요할 때 여기 저기 축제에도 불려 다니고 어쩔 땐 사진도 찍고, 이런 일정에 우리는 오히려 만족했다. 더 다양한 사람들을 만날 수 있고 지겹지 않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아이슬란드 캠프 최고의 장점은 바로 데이투어이다. 아이슬란드에 온 만큼 그냥 봉사만 하고 갈려는 사람이 어디에 있겠는가. 그것을 잘 아는 코디네이터들은 현지 기관에서 직접 여행 프로그램을 만들어서 봉사자들을 위해 제공하고 있었다. 우리도 운이 좋아서 10일 중에 두 차례나 여행을 갔다 올 수 있었다. 여름에 했던 스페인 워크캠프와는 달리 매일 정해진 일정이 없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여행과 쉬는 날을 통해서 우리 캠퍼들은 현지 친구들도 사귈 수 있고 진짜 아이슬란드의 모습도 볼 수 있게 되었다. 이런 10간의 캠프가 진행되면서 나는 정말 소중한 사람들을 만났다. 바로 우리 캠프 안에서 사귀게된 스페인과 폴란드 친구들 이었다. 감성 충만한 우리 친구들은 모두 영화, 음악 등 예술에 흥미가 있는 친구들이었고, 나이도 얼추 다들 비슷해서 아주 가까운 사이가 되었다. 그리고 아이슬란드라는 특별한 장소가 우리를 더 돈독하게 해준 것 같다. 이 친구들과는 캠프가 끝나고 나서도 서쪽으로 함께 히치하이킹 여행을 떠나 정말 잊을 수 없는 추억을 만들기도 하였고, 특히나 지난 새해에는 다 같이 모여서 파티를 즐기기도 했다. 아이슬란드는 우리를 이렇게나 특별하고 돈독한 사이로 만들어 준 나라이고, 캠프였다.

참가 후 변화와 느낀 점, 하고 싶은 이야기

아이슬란드 캠프에서 지낼 때, 나는 끊임없이 ‘나는 꿈 속에 살고 있다’라는 생각을 했다. 내가 아이슬란드라는 나라를 꿈꿔왔고, 나는 진짜 그 나라에 지금 있었다. 바로 내가 내 꿈 속에 있었던 것이다. 워크캠프는 내 꿈을 이루게 도와준 것이 다름 없었다.
우리 캠프는 사람이 많아서 전부 다 친해지지는 못했지만 누구에게도 견줄 수 없는 소중한 인연도 얻게 되었다. 이렇게 순수하고 로맨틱한 사람들이 나의 친구들이 된 것에 대해 나는 정말 감사함을 느낀다.
워크캠프를 하는 동안에 나는 솔직히 처음엔 의기소침해져 있었다. 모든 친구들이 거의 카메라 2대씩은 기본이고, 카메라도 정말 전문가용 카메라를 들고 왔기 때문이다. 나는 그냥 작은 디지털 카메라 밖에 없는데다 사진을 찍는 취미도 없고 잘 찍지도 못해서 한 없이 작아지기만 했다. 그런데 우리 팀에 있던 캠프리더가 나에게 용기를 불어넣어줬다. 사진은 어떻든 상관이 없다고, 그저 내가 생각하는 데로, 말 그대로 마음대로 찍으라고 힘을 줬다. 그렇게 해서 캠프가 시작하고도 한 동안 찍지 않던 사진을 나도 찍기 시작하면서 점점 자신감이 생기기 시작했고, 그 이후로 쭉 지금까지도 나는 나의 작은 카메라로 열심히 사진을 찍게 되었다. 다른 사람들은 아마 이게 무슨 큰 변화냐 싶겠지만, 개인적으로 나에겐 아주 큰 변화고 내 삶을 풍요롭게 해줬다고 말할 수 있다. 옆에서 같이 지내던 내 캠퍼 친구들에게서도 영감을 많이 받아서 때로는 이런 저런 카메라까지 시도를 해보고 있다.
이렇게 나를 더 감성적이고 풍요롭게 해준 아이슬란드는 꼭 캠프를 통해서가 아니라도 다시 한번 가야 되는 나라가 되고야 말았다. 뜬금없는 이야기지만, 내가 생각하기에 나는 아이슬란드라는 나라를 충분히 받아들이지 못했다. 왜냐면 너무 큰 자연이고, 내가 아이슬란드를 바라보고 있을 때는 그냥 다큐멘터리를 보고 있는 것 같고, 그저 믿기지 않았기 때문이다. 친구와도 얘기했지만 아이슬란드를 받아들이기에는 우리가 아직은 너무 작다고 얘기했고, 모두 다 같이 다시 한번 오자고 약속까지 하게 되었다. 내가 다시 아이슬란드에 와서 이 큰 자연을 받아들일 수 있고 내 마음껏 감상할 수 있는 그날까지 나는 정말 목이 빠져라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