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후기

남인도, 낯선 곳에서 찾은 쉼표

작성자 이재연
인도 FSL-WC-575 · ENVI/AGRI 2015. 01 Kundapura

Kundapur

참가 전 준비와 마음가짐

대학생 때 꼭 한번 쯤 해외봉사를 해야겠다고 생각하던 와중 학교 학사 공지에 워크캠프 참가자를 모집한다는 공고를 보게 되었다. 학교에서 단체로 가는 봉사 프로그램이 있긴 하지만 이미 모집이 끝난 상태이기도 했고, 무엇보다 이 워크캠프는 세계각국 참가자들이 모여 함께 봉사를 한다는 것이 기존의 해외봉사와는 차별화 된 프로그램 인 것 같아 신청하게 되었다. 쉽게 갈 수 없는 '인도'라는 나라 였기에 기대가 더욱 컸지만 참가 준비 중 '인도'에 관한 좋지 않은 뉴스를 많이 접하게 되었다. 일본여성이 성폭행을 당했다, 소매치기를 당했다, 등. 더군다나 내가 봉사 할 남인도는 인도에서도 더욱 생소한 곳이여서 걱정이 많이 됐다. OT에서 들은 내용을 바탕으로 한국음식을 챙기고 예방접종도 맞고 인도비자도 발급 받았다. 생각보다 준비 할 게 많아 인도에 가는 것이 점점 실감 나게 되었고 설렘과 걱정, 두려움. 여러 감정이 공존하는 상태에서 준비를 마쳤다. 워크캠프의 목적이 세계 각국 참가자들이 모여 서로의 문화를 공유 하고 또한 봉사 하는 나라의 문화는 직접 체험함과 동시에 도움을 주는 것이기 때문에 문화 공유 면에서 많이 기대를 하고 간 것 같다.

현지 활동 및 특별했던 에피소드

과연 Meeting point까지 잘 찾아갈 수 있을까? 공항을 나온 순간 동양인 여자아이를 신기하게 쳐다보는 눈초리에 두려움이 가득했다. 프리페이드 택시를 타고 미팅포인트 까지 가야 했는데 인포싯이 오래된 것인지.. 인포싯에 나와 있는 가격의 3배가 넘는 가격을 내서 당황했던 기억이 난다. 공항에 내려 한시간 반정도 택시를 타고 미팅포인트에서 40분정도 더 버스를 타고 들어가니 숙소에 도착할 수 있었다. 도착한 곳은 남인도의 시골 마을'Kundapura'였다. 숙소는 내가 떠올렸던 '인도'의 이미지와는 상반되게 굉장히 깔끔 했다. 처음에 자기소개를 했는데, 영어로 말하는 데 익숙하지 않아서 처음엔 외국인 친구들과 얘기하는 것이 굉장히 어색하고 어려웠다. 둘째날 부터 본격적인 봉사활동을 시작했다. 내가 한 봉사의 주된 주제는 '바다 거북이 보호활동'이었다. 마을 사람들에게 거북이 보호의 중요성에 대해 알려 주는 것이 주된 목적이었다. 한국인 4명, 독일인 2명, 스위스인 1명, 인도인 2명 이렇게 총 9명이서 Dombe 마을을 위해 2주간 활동했다. 첫 주에는 마을의 어부들과 사람들에게 거북이를 보호해야 하는 이유와 거북이를 위해 우리가 취할 수 있는 행동 같은 것은 알려 줄 TIC(Turtle Information Center)를 지었다. 다른 워크캠프에 비해 이동거리도 길고 일이 정말 많아 아침8시에 나와 저녁8시에 숙소로 돌아가는 날이 많았다. 그래서 팀원들이 지친 게 보였는지 팀리더가 중간중간 쪽 배타기, 등대에서 지는 노을 감상하기,힌두 사원에서 바라보는 넓디넓은 바다 등, 눈에만 담기에 아까운 아름다운 남인도의 자연경관들을 보게 해줬다. 조용하고 평화로웠고 너무나 아름다웠다. 둘 째 주에는 5일 모두 학교에서 아이들과 시간을 보냈다. 아이들에게도 바다거북이를 보호할 수 있는 방법들과 보호활동의 중요성 등에 대해 가르쳐 주었다. 그 중에서도 아이들을 위해 준비했던 인형극은 잊을 수 없을 것 같다. 다른 참가자들과 아이들과 몸짓으로 눈짓으로 마음으로 얘기하는 시간이었다. 특히 아직도 아이들과 처음 만난 날은 잊을 수 없다. 크고 맑은 눈으로 신기하게 쳐다보며 인사하면 부끄러워 하는 모습들이 순수함으로 무장한 천사들 같았다. 그 후로 매일 아침 학교로 가는 것이 행복했다. 학교에서의 1~3일은 아이들을 위해 벽화를 그리는 일이 거의 다 였다. 페인트 냄새 때문에 머리가 아프기도 했지만 완성작을 보고 좋아하는 아이들의 반응 덕에 기쁜 마음만 가득찼던 활동이었다. 마지막 날에는 떠나는 우릴 위해 아이들이 춤과 노래 등 장기자랑을 준비했는데 최선을 다하는 모습들이 너무 착하고 예뻤다. 헤어질 때는 어찌나 눈물이 나던지..한 주만에 정이 많이 들었나 보다. 비록 환경이 많이 열악하고 힘들었던 첫 워크캠프 참가였지만, 내 생에 살면서 가장 행복하고 뿌듯했고 많은 것을 배운 2주였다. 힘들지만 내색하지 않고 늘 같이 웃으며 성공적으로 봉사활동을 마친 팀원들에게 행복한 기억을 만들어줘서 고맙다고 말하고 싶다.

참가 후 변화와 느낀 점, 하고 싶은 이야기

일단 한국에서의 늘 바쁘고 경쟁적인 것에 지쳐 있던 내게 이번 워크캠프는 그야 말로 사막에서 찾은 오아시스 같은 시간이었다. 힘든 일이 대부분이었지만 그 순간들이 힘들지 않고 오히려 힐링이 되는 기분이었다. 2주동안 작은 시골마을에서 생활하면서.. 추우면 따뜻한 곳, 더우면 시원한 곳에서 잘 수 있고 깨끗한 화장실을 사용할 수 있다는 것 등 사소한 것들의 소중함을 배울 수 있었다. 또 반대로, 지금의 생활에 만족하고 행복해 하며 살고 있는 인도사람들을 보며 행복의 기준은 주관적이라는 걸 느꼈다. 그들에 비하면 내가 지금 한국에서 살며 누리고 있는 것들은 훨씬 큰 행복이 될 수 있는데.. 남과 비교하며 불만만 많았던 나를 돌아보게 되었다. 외국 친구들과의 교류를 통해서도 많은 걸 배웠다. 처음엔 영어를 잘 못한다는 생각에 소극적이었고 잘 다가가지 못했다. 하지만 어떻게는 내 의사를 표현하려 하고 노력하고 웃으며 다가갔더니, 연애 이야기도 하고 고민도 얘기하고 그 누구보다 친한 친구가 되어 있었다. 더 넓은 세상으로 나가 더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싶어졌다. 미팅 포인트까지 혼자 찾아가는 것, 모르는 사람들과 2주간 보내야 한다는 사실 모두 처음엔 큰 부담이었지만 모든 걸 마치고 나니 대담하지 못했던 내가 큰 자신감을 얻고 한층 성장한 아주 소중한 경험이 되었다. 자존감이 높아졌고 자신감도 커졌다. 큰 선물을 받고 온 것 같다. 이런 값진 경험을 하게 해준 워크캠프기구에 감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