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후기

차가운 아이슬란드, 따뜻한 사람들

작성자 박성령
아이슬란드 SEEDS 021 · 건설/보수/농업 2015. 04 Mýrdalshreppur - South shore

Mýrdalshreppur - South shore

참가 전 준비와 마음가짐

대학에 입학한 이후 처음 계획한 휴학을 좀더 알차게 보내기 위해 유럽여행을 계획하던 중 좀더 의미있고 나에게 뜻깊은 시간을 주고자 이전에 멕시코로 워크캠프를 다녀온 친구의 추천으로 유럽에서 열리는 워크캠프를 신청하게 되었다. 처음엔 평범한 유럽의 워크캠프를 생각했지만 '아이슬란드'라는 나라자체에 대한 궁금증과 '언제 다시 내가 여기에 와 보겠어'라는 막연한 생각으로 신청하게 되었다. 지원 후 사전교육에 참가해서 선참가자의 이야기도 들었고(우연의 일치로 내가 가게될 워크캠프의 선참가자여서 더 좋았다) 캠프 참가자들과 하게될 이야기들을 미리 생각해보기도 했다. 그리고 한국을 조금이라도 알릴 수 있을 만한 지도와 기념품, 그리고 international dinnerday에 쓰일 불고기소스까지 준비를 했다. 다른 곳 보다 더 낯선 곳에서의 첫 워크캠프인 만큼 열심히 노동하자라는 마음보다는 즐기고, 이해하고, 모든것과 친해져와야겠다는 생각이 더 컸기에 두려움보다는 기쁜 마음이 더 컸고 설레는 마음으로 출발할수있었다.

현지 활동 및 특별했던 에피소드

내가 참여한 워크캠프는 아이슬란드 남부해안에 위치한 vestri petursey에 당근 농장에서 일하는 것이었다. 참가인원은 나를 포함해 모두 4명이었다. 모두 동유럽에서 온 또래친구들이었다. 정원이 적은 워크캠프라 한편으로는 걱정도 많았지만 나를 제외한 다른 3명의 친구들은 모두 아이슬란드 장기봉사자들로 정말 편하고 즐겁게 맞이해주었고 우리는 2주동안 가족같은 분위기에서 잘 지냈다. 그리고 우리가 속해있는 당근농장의 호스트 부부 아저씨와 아줌마도 친근하게 대해주셔서 춥고 차가운 이방의 나라에서 따뜻한 가족의 분위기를 잔뜩 느꼈다. 4월이지만 아직도 눈이 쌓여있는 겨울왕국 아이슬란드에서 당장 당근 농사를 준비하기는 이르기 때문에 농사시즌을 준비하기 위해 창고에서 농사때 쓸 트렉터나 승용차 세차, 당근세척기계와 수확기계를 정비하고 씻었다. 그리고 작년에 수확하고 남은 당근들을 주변 레스토랑에 납품하기 위해 포장하는 일도 도왔다. 그래도 다른 때 보다 일하는 시간이 많이 빌 때는 함께 있는 축사를 정리하고 가축들에게 먹이를 주는 등 소소한 농장 일거리를 도왔다. 일이 끝나면 모두들 집에 돌아와 저녁을 만들어 먹고 함께 아이슬란드 양털 실로 둘러앉아 뜨개질을 했다. 워크캠프 시작날 참가자들과 레이캬비크에서 처음만나 미니버스를 타고 남부로 내려가면서 뜨개질을 할 수 있냐고 물어보던 캠프리더는 나를 위해 각종 털실을 들고 왔다. 덕분에 우리는 처음 만나 어색할수도 있었던 시간을 뜨개질을 하면서 함께 취미를 공유하고 많은 이야기를 나누면서 여가시간을 보냈다. 또한 추웠던 날씨 때문에 실내에 있었던 시간이 많았던 만큼 당근을 이용한 각종요리를 만들어서 함께 나누어 먹고, 영화를 보면서 시간을 보냈다. 일이없는 주말이나 한가한 주중에는 차를 빌려서 가까운 교외 vik로 나가거나 남부해안에 있는 유명한 관광지, 빙하트레킹 등을 하면서 아이슬란드의 자연경관을 마음껏 느꼈다. 특별한 에피소드가 있다면 한참 자정이 넘어서까지 뜨개질을 하던 날 보기힘든 nothern light를 다같이 보던 날이있었다. 태어나서 처음 보던 기이한 자연현상을 아이슬란드에서 보게 된걸 정말 기뻐서 모두들 잠을 못자고 한참동안이나 감상했던 것이 생각난다.

참가 후 변화와 느낀 점, 하고 싶은 이야기

첫 워크캠프를 가기 힘든 아이슬란드로 가게 된것에 대해 큰 기대는 물론 걱정도 컸지만 큰 걱정없이 무사히 끝나게 된것은 따뜻하게 맞이해주고 어울려서 함께 지낸 참가자들을 잘 만난 덕도 있는 것 같다. 특별하게 크나큰 사건이나 에피소드는 없었지만 소소하고 잔잔한 아이슬란드의 일상을 느낄 수 있는 경험이 되었다. 캠프에 오기전 아이슬란드에 대해 공부를 했지만 그래도 깊게 알지 못하는 부분도 많아서 이야기를 나눌 때 아쉬운 부분도 많았지만 크게 배운 것도 많았고, 아이슬란드의 문화적 특징이나 일상 생활모습도 느낄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그리고 잘 알지못했던 동유럽-슬로바키아, 폴란드, 루마니아- 등 참가했던 친구들의 나라에 대해서도 조금이나마 알게 되었고, 또래인 만큼 같은 걱정, 생각등을 나누고 함께 고민하고 그들이 가지고 있던 의견으로 나도 한뼘더 성장한것 같았다. 캠프 중 한가지 주제로 4명이서 함께 심각한 토론도 하게 되었는데, 그런 일을 통해서 사는 모습이 다르고 다양하다는 것을 이해했고, 이런 기회를 통해 언어나 문화, 그들의 가치관 등 더 배우고 또 많은 것을 얻어가고싶었다. 그래서 다음에 다시 방문한다면 어학이나 역사 등 공부를 더 하고 함께 이야기를 나눌 수 있을 것들을 가지고 가고싶다.
단순히 여러 세계에 대해서 이해 할 수 있는 장일 뿐만 아니라 내 자신이 무엇이 부족하고 배울 것이 있는지 확인 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인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