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후기

아이슬란드 말똥밭, 유럽여행의 새 씨앗을 심다

작성자 이호중
아이슬란드 SEEDS 048 · 환경 2015. 06 Hafnarfjordur

Revegetation in the south of Iceland

참가 전 준비와 마음가짐

2014년 1월부터 세계여행을 하고 있는 청년입니다. 남미를 여행중에 만났던 친구가 알려줘서 워크캠프의 존재를 알게 되었습니다. 유럽의 모든 나라가 그렇겠지만 아이슬란드 역시 물가가 워낙 비싸다고 알려져있었기 때문에 워크캠프를 통해서 여행을 해야겠다고 생각했었습니다.
저에겐 적은 체류비가 필요했고, 그들에겐 자원봉사 가능한 노동력이 필요했으니 서로 win-win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사실 이전에 2015년 겨울 즈음에 오로라를 보러 가기 위해서 신청을 했었으나 여행이 주는 불확실성으로 인해 남미에 좀 더 남아있게 되었고 참가취소를 했었다가 다시 신청을 했는데도 받아줘서 감사했습니다.

현지 활동 및 특별했던 에피소드

저희 그룹 16명(프랑스4,이탈리아4,벨기에1,스웨덴1,홍콩2,미국2,슬로바키아1 그리고 한국1)은 여타의 캠프보다 규모가 꽤 큰 편이었습니다. 이건 캠프 종료 후에 다른 캠프 참가원과 블루라군을 함께 가면서 알게 됐네요. 사람이 많다보니 통제가 다소 어려운 것도 있었으나 그만큼 왁지지껄함이 좋았습니다. 저희 그룹은 Revegetation이라는 주제로 모인 팀이었는데 아이슬란드가 화산이 분출해서 생긴 땅이다 보니 굉장히 척박합니다. 그곳에 거름을 뿌려서 땅을 비옥하게 만드는 것이 저희의 임무였지요. 말이 거름이지 사실은 다 말똥들이었고 옷도 다 더러워짐에도 불구하고 참 좋은 팀을 만나서 웃으면서 즐겁게 일을 했네요. 인솔해주는 현지인이 작곡한 shaveling shit이라는 노래도 부르면서요 :) 2주중 단체로 투어를 갔던 4일을 제외하고는 계속 일을 했었구요. 숙소는 고등학교였는데 시설이 굉장히 좋더군요. 부엌도 있는게 이상하긴 했지만요 ㅋ 일이 끝나고 오면 샤워실이 1개뿐이라서 매일 수영장 표를 끊어줘서 그곳에 매일 출근하다시피 하면서 노동의 피로를 풀었고, 학교에서는 카드 놀이를 하고 놀았습니다. 하루는 숨바꼭질을 하다가 알람을 작동시키는 바람에 경비직원이 쫓아오기도 했었네요. 덕분에 혼나고 ㅋㅋ 정말 너무 좋은 친구들과 사람들 덕분에 추억을 많이 남기고 갑니다.

참가 후 변화와 느낀 점, 하고 싶은 이야기

워크캠프 일정이 끝나기 하루 전, 저희 이름으로 심었던 묘목들이 있는데 그 나무들이 얼마나 자랐는지 나중에 한번 찾아가보고 싶네요. 세계여행이라는 다소 거창한 목표로 다니고 있던 여행이 (유명지등을 찾아가는) 이제는 그렇게 크게 관심이 없어졌습니다. 대신에 여기서 만났던 친구들을 직접 찾아가야겠다는 것으로 유럽 여행의 새로운 목적이 생겼고, 그와 더불어서 그 전에 다시 한번 봉사활동을 가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네요. 때문에 영국 런던으로 들어오기 전부터 어딘가 내 도움을 필요로 하는 곳으로 가보고 싶다는 목표가 생겼습니다. 그래서 지금 전 네팔로 가는 방법을 알아보고 있는 중입니다. 여행의 목적지가 많이 변화하긴 했네요. 저는 참가자들 중에 나이가 가장 많은 30이었고, 친구들은 대부분 20대 초반, 심지어 10대 후반인 학생도 있었습니다. 이 이상한 조합이 어찌보면 한국에서는 제가 느꼈던 이런 관계가 되진 않았을 것으로 사료됩니다. 외국인 친구들이라서 나이 상관하지 않고 지냈던 것이 (특히나 숨바꼭질 같은) 너무 오랜만에 느꼈던 감정이네요. 기대 이상의 것을 선물해줘서 감사드립니다. 일할 때는 사진을 찍지 않아서 일하는 모습이 담긴 사진은 없습니다. 대신 친구들과의 기억을 남기고 싶어 만든 영상도 함께 보내드립니다.